경제일반

[김세형 칼럼] 2013년 세 갈래의 흐름

ngo2002 2013. 2. 7. 10:30

[김세형 칼럼] 2013년 세 갈래의 흐름
기사입력 2013.02.06 17:26:25 | 최종수정 2013.02.06 18:22:4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얼마 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들은 세계기구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일본이 통화전쟁을 일으키는데 한국의 대응은 무엇이냐" "박근혜 정부의 성장목표는 얼마이고 실업, 물가 등 기본 목표치를 좀 알려달라" "올해 G20회의에서 한국이 `제시할 어젠더를 귀띔해달라."

세계은행, IMF, OECD ,유엔 등 관계자 20여 명을 만나 이런 종류의 질문 공세를 받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한다.

인수위가 거시목표나 금융정책 등에 하등 방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모습은 큰 빌딩에 간판도 로드맵도 없이 그저 뒷방에서 취미 삼아 카드놀이를 하는 격이다.

2013년 한 달이 막 경과한 지금 갑자기 세 갈래의 흐름이 세계적으로 돌출하는 중이다.

첫째, 돌연한 경제회복론이다. 유로존이 바닥을 치고 6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낭보다. 미국, 중국도 추락은 없고 성장 추세가 확인된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가 -0.1%를 기록한 게 쇼크처럼 비쳤으나 특수요인으로 해명된 후 다우는 1만4000선을 쉽게 뚫었다. 미국, 중국의 부동산시장도 어느덧 14주 연속 오름세다. 경제 낙관론은 아직 기업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므로 현재의 증시 오름세는 `얼음 위의 불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둘째, 환율전쟁이다. 5~6년 만의 경기회복기가 오면 그 과실을 따먹는 데는 지금껏 한국이 최고 선수였다. 그런데 이번엔 한국은 침묵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안면몰수하고 통화전쟁을 일으켜 돈을 벌겠다고 설친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7000대에서 1만1000대까지 수직상승했다. 30년 만에 이렇게 많이 오른 적이 없다. 엔화가치는 4개월 만에 13.9%를 폭락시켜 환율전쟁의 승자가 됐다. 언제나 죽어 자빠져 있던 일본의 계기판들이 요동치는 건 신기하다. 일본 경제성장률은 올해 2%를 넘길 것이라는 낙관론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을 무려 67%로 높였다.

셋째, 제조업 르네상스다. 지금 전 세계 대기업들은 오프쇼어링(offshoringㆍ공장 해외이전)에 대한 반성에서 리쇼오링(reshoringㆍ공장재배치)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한 미국 기업 가운데 100여 개사가 다시 미국으로 U턴을 결정했다. 그 행렬에 GE나 HP 같은 초국적기업도 있다. 온쇼어링(onshoring), 즉 시장이 있는 곳에 공장 세우기 역시 새 유행이다. 임금이 싼 효과는 줄었고 유통 비용, 현지 시장의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해 온쇼어링한다는 것이다.

아웃소싱 대신 인소싱(insourcing)이 새로운 유행이다. 공장을 무조건 해외로 들고 나가는 대신 운송료, 연구소와 생산공장 간의 거리, 일자리 창출의 장점까지 감안해 웬만하면 국내에 공장을 건설하는 게 뉴노멀이다.

이 세 가지 글로벌 흐름을 한국은 포착하고 있는가? 과거엔 새 흐름의 최선봉에 줄곧 서온 게 한국이었는데 묘하게도 첨병이란 이름을 가진 `뱅가드`펀드가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고 있다. 전 세계 증시가 돈을 벌어주고 소비를 살리고 있건만 한국 증시만 얼음장이다. 한국은 재벌 총수들의 재판 행렬이 이어지고 재판에 가는 족족 실형을 선고받는 바람에 재벌들의 사기가 바닥이다. 제조업 르네상스 같은 말은 인구에 회자되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하는 경제학자나 기업인, 정책 당국자도 없다. 한국에서만 유독 로버트 고든의 `성장종말론`이 더 위협적으로 들려온다. 되레 일본 아베가 돌출행동을 하고 다니며 지지율이 한국의 지도자보다 훨씬 높은 게 거슬린다. 다른 나라는 해외공장을 U턴시키기 위해 앞다퉈 갖가지 유인책을 쓰고 있다. 얼간이 같은 프랑스만 공장이 나가면 탈출세(exit tax)를 물리겠다고 위협할 뿐. 지금 박근혜 정부에는 `실수 안 하기` 이상의 특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뭔가 활력을 이끌어내자.

[김세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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