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해외석학칼럼] 굶주리지 않는 괴물

ngo2002 2013. 2. 7. 10:32

[해외석학칼럼] 굶주리지 않는 괴물
기사입력 2013.01.06 20:37:25 | 최종수정 2013.01.06 21:16:0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미국이 국가 재정 미래를 해결하려는 것을 세계가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출을 어떻게 삭감할지에 대한 논의는 많았다. 하지만 지출에 대한 효율성에는 관심을 덜 기울였다.

1960년대 경제학자 윌리엄 보몰과 윌리엄 보웰은 `비용병(cost disease)`에 대해 설명했다. 공공 부문은 민간보다 생산성이 낮지만 임금은 대체로 민간을 따라간다. 민간보다 생산성은 낮은데 임금이 비슷하게 올라가면 결국 공공 서비스 비용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부 규모는 커지게 된다. 보몰과 보웰은 이를 `비용병`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적인 접근이 없으면 정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급증할 것이다. 정부가 수행하는 일은 대체로 서비스업이다. 교사, 경찰관, 군인 모두 공무원이다. 이들은 제조업체 기능이 아닌 서비스업체 기능을 맡고 있다. 지금 학교는 현대 공장들보다는 50년 전 학교 모습을 닮았다. 군사적 혁신이 놀랄 만큼 발전했으나 아직도 노동집약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른 민간 산업과 비교해 시간이 갈수록 정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

사실 오늘날 정부를 포함한 서비스 분야는 대부분 선진 경제에서 국민소득 대비 70% 이상을 차지한다. 1800년대에 국민소득 대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농업은 겨우 몇 % 정도로 줄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모든 일자리 중 3분의 1 또는 그 이상을 차지했던 생산직 근로자는 크게 감소했다. 이런 환경에서 지출 삭감을 요구했다가는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특히 이 문제는 다른 서비스 산업들보다도 생산성 성장이 느린 정부 부문이 더 심각하다. 게다가 정부 기관들은 낮은 경쟁 수준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압력도 작다.

정부에 민간 부문 참여나 경쟁을 제한하는 요인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놀랄 만큼 빠른 진보를 보이고 있는 현대 기술을 적용하기 좋은 곳은 교육 산업이다.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면 최고의 선생님 수준까지는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중학교 수준 에세이를 충분히 채점할 수 있다.

또한 사회기반시설도 민간 부문 참여를 넓힐 수 있는 분야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민간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은 통행료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현대 무선응답기와 고도로 발달한 전자결제시스템 덕분에 이런 시간을 줄이게 됐다.

그러나 서비스를 민간 부문 공급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확대하는 게 만병통치약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여전히 규제는 필요하며, 특히 독점 또는 준독점이 연관된 곳에는 필요하다. 또한 서비스 공급에서 효율성과 형평성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도 결정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어느 나라건 간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보수주의 상징인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그의 재정정책에 대한 접근방법을 두고 "정부를 굶겨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이에 따른 정책은 사람들이 더 작은 정부에 대해 동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방면에서 그의 접근방법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여전히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출은 계속 증가했다.

오늘날 정부를 억제한다는 것은 마냥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들을 모색해 정부의 혁신이 다른 서비스 부문의 혁신과 속도를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정치인들은 더 나은 일을 하기로 약속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서비스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가시킬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그들은 성공할 수 없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케네스 로고프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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