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④

ngo2002 2013. 2. 2. 10:21

難題는 돈보다 창의성으로 해결
기사입력 2013.02.01 14:09:2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④ ◆

최근 택시를 버스처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려는 이른바 `택시법`을 둘러싼 논의가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여야가 합의해 의결한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대해서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자 택시 업계는 무기한 운행 중단을 비롯해 다양하게 반발하고 있다.

택시 업계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정부가 세제 및 재정 지원, 요금 인상, 택시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과 같은 다양한 개선책을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는 필요한 재원보다 가용한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많은 경영자도 비슷한 상황에 봉착하면 재원을 투입하거나 혹은 가격을 인상하는 것과 같은 쉬운 해결책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대안들은 대부분 단기적 처방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가령 예를 들어 어느 한 나라에 살고 있는 200만명이 넘는 아동들이 영양실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원과 인력 그리고 시간이 필요할까. 대부분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국제아동기구에서 근무하던 제리 스터닌은 1990년에 베트남으로 파견 가서 220만명 아동의 영양실조 문제를 6개월 만에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사용한 예산 역시 정말 미미한 정도였다. 스터닌은 어떻게 국가적 차원의 문제를 혈혈단신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까.

1990년 당시 베트남의 경제적 여건과 생활수준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스터닌은 섣부르게 재정을 투입하는 대신 가장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영양실조 문제를 겪고 있는 생생한 현장으로 들어갔다. 세밀한 분석을 통해서 아주 극빈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동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매우 건강한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스터닌은 이런 예외적 가정에서는 부모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을 찾았다. 다른 가정에서는 하루에 두 번밖에 하지 않는 식사를, 예외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만 따로 하루 네 번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사량을 나누었고, 또 식사를 준비하면서 논이나 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새우나 고구마잎 등을 섞어서 만들었다. 이런 사실은 생활수준과 영양실조 문제 사이에 피상적으로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였다.

근본적 해결책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 스터닌은 교육과 홍보라는 평범한 방식 대신 자신이 몸소 마을로 들어가 10가구씩 묶어서 저녁 식사를 같이 준비하는 문화적 이벤트를 만들고, 해당 행사를 통해서 해결책을 전파시켰다. 참여와 경험을 통한 사고의 전환 그리고 행동방식을 변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스터닌의 이런 행사는 구전 효과를 통해서 불과 6개월 만에 200개 이상의 마을로 전파될 수 있었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 문제에 봉착하면 가장 먼저 다른 기업들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자기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창의적 대안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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