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신문은 내친구] `카파라치` 제도가 뭘까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 막기위해 불법모집 신고하면 포상금 주는것 | |
| 기사입력 2013.01.09 17:04:37 | 최종수정 2013.01.09 17:37: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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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61) ◆
연주에게 `파파라치`는 낯설지 않아요. 그런데 연주는 지난 연말 `카파라치` 제도가 도입됐다는 신문기사를 보게 됐어요. `파파라치`와 어감이 비슷한 `카파라치`는 뭘까요. `카파라치`는 `카드`와 `파파라치`의 합성어로 신용카드 불법 모집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예요. 여러분 중에도 놀이공원이나 물놀이 시설에 갔다가 자유이용권 같은 걸 주겠다고 유혹하며 부모님께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카드 모집인들을 본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런 신용카드 모집인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것이 바로 카파라치 제도예요. 지난해 9월 15일자 매일경제신문 A5면 `카드 불법모집 신고하면 포상금`이란 기사는 카파라치 제도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요. 금융당국이 꼽는 대표적인 불법 카드모집은 공원이나 역, 터미널, 전시관 등 공공장소에서 회원을 모으는 `길거리 모집`이에요.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넘는 경품을 주는 것도 단속 대상이에요. 이런 모집인들의 영업활동 동영상이나 사진, 가입신청서 사본 등을 확보해 여신금융협회에 보내면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죠. 포상금은 신고 내용에 따라 10만원에서 200만원까지로 다양해요. 신용카드를 많이 발급해 사용자가 늘면 이익이 늘어날 테니 카드회사들이 발급을 늘리려고 경쟁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될 거예요. 그런데 카파라치까지 도입하면서 신용카드 발급을 막으려고 금융당국이 애를 쓰는 것은 왜일까요? 카드사들이 그동안 경쟁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한 결과 현재 발급된 신용카드는 1억2000만장을 넘어섰어요. 부모님 지갑을 열어보면 신용카드 대여섯 장은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신용카드 사용이 많은 나라 중 하나예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 한 명당 5장꼴로 카드를 갖고 있고 1년간 총사용액은 540조원이 넘을 정도예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41.4%로 미국(15.2%)이나 영국(8.1%)보다 훨씬 높아요. 신용카드 사용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요?
카드 사용액도 결국 빚이기 때문에 제때 갚지 못하면 연체자가 되고, 연체자가 늘어나면 카드사가 부실해질 수 있거든요. 이미 2002년에도 많은 국민이 카드 빚을 갚지 못해 금융회사들이 큰 충격을 겪은 `카드대란`이라는 사태가 있었어요. 그때도 카드사들은 미성년자ㆍ학생ㆍ실업자 등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했어요. 심지어 노숙자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해요. 게다가 이렇게 발급한 신용카드 가운데 2400만장은 1년 동안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예요. 카드 모집인 수수료와 카드 제조비, 운송비 등 신용카드 한 장을 발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1만5000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용되지 않고 잠자는 장롱카드로 낭비한 돈이 약 3600억원이나 된다는 계산이 나와요. 쓰지도 않는 카드를 마구 찍어내다 보면 신용카드사 수익이 악화될 염려도 있어요. 그래서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에서는 카드 발급을 자제하도록 `카파라치` 제도를 도입한 것이죠. `카파라치` 외에도 비슷한 신고ㆍ포상제도는 많아요. 2005년 도로 위 무법자들을 감시하는 카파라치로 단속 효과를 거둔 이후 포상금제도가 다양하게 확대돼 불법 학원, 도박, 환경오염, 탈세, 의약분업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을 고발하는 신고ㆍ포상제가 운영되고 있어요. 하지만 `카파라치`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도 많아요. 불법행위는 공무원이 단속하면 되는데 국민에게 이를 떠넘겨 서로를 감시하고 신고하도록 하다 보니 사회 전반에 걸쳐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제도를 악용해 고성능 망원 카메라와 녹음기로 무장한 파파라치들이 직업적으로 몰래카메라 촬영에 몰두해 거액의 보상금을 챙기는 경우도 많아요. 합법적인 신용카드 모집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요. 신용카드 모집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2만명이 넘는데 경품을 주지 않고 회원을 모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경품 값으로 연회비의 10%를 넘길 수 없다는 금융당국의 규제는 대부분의 신용카드 모집인을 불법으로 내모는 것이고, 이 때문에 카드 모집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해 11월 22일 A14면 `카파라치 憲訴(헌소)` 기사를 보면 이들의 주장이 담겨 있어요. 이 모든 게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양면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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