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59)[경제신문은 내친구] 채권투자는 정말 안전한가요?

ngo2002 2013. 1. 31. 14:05

[경제신문은 내친구] 채권투자는 정말 안전한가요?
기사입력 2012.12.05 17:18:15 | 최종수정 2012.12.05 18:48:3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59) ◆

중학교 2학년인 혜순에게 같은 반 친구 수현이 와서 돈을 5만원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수현이는 설 연휴 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주시는 세뱃돈으로 갚겠다고 합니다. 내년 설 연휴가 끝나고 등교하는 날이 2월 12일이니까 약 2달 남았네요. 그럼 수현이에게 돈을 공짜로 빌려줄까요? 아주 친한 친구이거나 당장 내일 갚을 요량이라면 그냥 빌려주겠지요.

하지만 혜순이도 엄마 몰래 아껴둔 비상금이라 빌려주고 싶지 않네요. 수현이가 안 갚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구요.

그러자 수현은 이자 1000원을 붙여서 설 연휴 다음날 5만1000원을 꼭 갚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그래도 혜순이 내켜 하지 않네요. 그러자 수현인 이자로 4000원을 더 붙여서 5만5000원을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혜순인 5만원을 책상 깊숙이 숨겨두느니 5000원을 버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현이에게 돈을 빌려줍니다.

수현이가 혜순이의 돈을 사용하는 대가로 혜순에게 이자를 주는 것, 이게 채권입니다. 약속한 날짜(만기)에 수현이가 빌려간 돈 원금 5만원을 갚고 또 사전에 정한 대가인 이자, 5000원도 주는 약속이 채권의 본질입니다.

수현이는 혜순에게 꼭 갚겠다는 증표로 원금 5만원, 이자 5000원, 만기 지급일 2013년 2월 12일이라고 증서를 써준 다음 엄지손가락에 잉크를 묻혀서 도장을 꾹 찍어 줍니다. 수현이는 혜순에게 채권증서를 발행한 것입니다.

채권, 원금, 이자, 만기일, 채권증서가 뭔지 이제 이해하셨나요?

자, 그런데 갑자기 혜순이가 돈이 필요해졌습니다. 새로 사귄 남자친구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줘야 하거든요. 예전엔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친해져 선물 살 돈이 필요합니다. 수현이더러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까 수현은 당초 약속한 날 이전에는 갚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혜순은 수현이한테 받은 원금 5만원짜리 채권증서를 같은 반 다른 친구들에게 팔기로 했습니다. 혜순은 웬만하면 5만5000원을 다 받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혜순이가 원하는 가격에 사줄까요?

수현이가 발행한 채권 증서를 혜순이 얼마에 팔 수 있을지는 친구들이 결정할 겁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얼마에 사줄지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게 됩니다. 우선 혜순이 친구들 사이에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수현이가 원래 부잣집에다 약속에 죽고 못 사는 아이라면 친구들이 제법 가격을 많이 쳐줄 것입니다.

그런데 수현이네 집 사정이 요즈음 어렵다면 어떨까요? 못 갚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럼 친구들이 수현이표 채권을 안 사려 하겠죠.

또 수현이표 채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시중 금리입니다. 혜순이나 다른 친구들이 학교 금고에 돈을 맡긴다고 생각해봅시다. 학교 금고에선 현재 5만원을 맡길 때 2개월 동안 이자를 2500원 쳐준다고 생각해봅니다. 이걸 1년간 맡기는 경우로 가정한 연간 이자율로 계산하면 (2500원 ÷ 5만원 × 6) 연 30% 이자가 됩니다. 학교 금고에다 자기 용돈을 5만원을 맡기면 2개월 뒤에 2500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수현이표 채권은 학교 금고 대비 매력이 있을까요. 뭐, 수현이가 어떤 녀석이냐, 그리고 돈을 언제 갚고 또 이자를 얼마나 준다고 채권에 써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런데요. 학교 금고가 갑자기 이자율을 연 15%로 낮추면 어떻게 될까요. 이젠 5만원을 맡기면 금고에선 1250원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금고 이자율을 또 절반으로 낮춘다고 합니다.

아, 갑자기 수현이표 채권이 좋아 보이기 시작하죠? 그럼 수현이 채권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금고가 이자율을 높이면 어떻게 될까요? 수현이표 채권 가격이 내려갑니다. 학교 금고에서 이자율을 높이면 수현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학교 금고에서 이자율을 낮추면 수현이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을 이해하시겠어요? 여기서 학교 금고는 한 나라 경제에서 시중은행, 이자율은 시장 실세 금리라고 불립니다. 그래서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앞에서 수현표 채권을 발행할 때 수현이의 신용도가 중요하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누가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이 가장 높을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 국채 신용이 가장 높습니다.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정부는 만기 30년, 발행금리 2.97%짜리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매년 2.97%씩 이자를 꼬박꼬박 주되 원금은 30년 뒤에 갚겠다는 것이죠. 원래 30년짜리 저금리 국채는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아예 발행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이 워낙 금리를 많이 내렸고 또 앞으로도 금리가 내릴 것 같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어서 국채 발행이 가능했습니다.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요. 국채 가격이 하락하겠죠? 그럼 국채에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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