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56)[경제신문은 내친구] 부동산 다운계약서 왜 쓰나요?

ngo2002 2013. 1. 31. 13:40

[경제신문은 내친구] 부동산 다운계약서 왜 쓰나요?
양도세 덜 내려 실제 집값보다 줄여 신고
2006년전엔 관례…실거래가 도입후 금지
기사입력 2012.10.31 17:06:35 | 최종수정 2012.10.31 19:20:1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56) ◆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어른들은 요즘 모이기만 하면 대통령 후보들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지난 추석 때 모인 상혁이네 가족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대선 후보에 대해 논쟁을 벌이면서 `다운계약서`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신문에서도 `다운계약서` 관련 기사를 많이 본 것 같은데 도대체 `다운계약서`는 뭐고, 왜 이런 게 관심사가 되는 걸까요.

`다운계약서`란 집이나 땅 같은 부동산을 사고팔 때 실제 가격보다 가격을 낮춰 작성하는 계약서를 말해요. 가격을 낮춰 적었다고 해서 다운(down)계약서라고 부르게 됐어요.

1000원짜리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예로 들어볼게요.

실제로 사고파는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돈은 1000원인데 계약서에는 600원이라고 쓰는 것이 바로 `다운계약서`예요.

그렇다면 왜 실제 가격이 아닌 낮은 가격으로 계약서를 쓰는 걸까요.

`다운계약서`를 쓰는 건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집을 사고팔 때는 세금을 내야 해요. 집을 살 때는 `취득세`를 내야 하고 팔 때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다운계약서는 주로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됐어요.

양도소득세란 부동산 등 자산을 양도(讓渡ㆍ남에게 넘겨줌)할 때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이에요. 1000만원을 주고 집을 샀는데 이 집을 나중에 5000만원에 팔았다면 4000만원의 소득이 생긴 셈이니까 이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5000만원짜리 집을 팔면서 3000만원이나 4000만원에 팔았다고 가격을 낮춰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로 `다운계약서`예요. 이렇게 판 금액을 낮추면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덜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수억 원짜리 집을 사고팔 때는 이렇게 해서 줄일 수 있는 세금이 수천만 원씩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한참 집값이 많이 오르고, 부동산 투기가 많던 시절에는 다운계약서가 문제가 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다운계약서를 이렇게 세금을 덜 낼 목적으로 나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계약서를 쓰던 시절도 있었어요.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1월 1일 이전까지가 바로 그런 시기였어요.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부터는 계약서를 쓸 때나 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낼 때나 모든 기준이 실제 거래가격으로 바뀌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실제 가격이 아닌 `시가표준액`으로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시가표준액은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을 매기기 위한 기준으로 산정해 놓은 가격으로 실제 거래가격보다는 낮았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가표준액 수준으로 가격을 적어서 신고하는 `검인계약서`라는 것을 제출했는데 대통령 후보는 물론이고 장관 청문회 등에서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다운계약서` 가운데 상당수는 바로 이런 `검인계약서`라고 볼 수 있어요.

당시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지만, 오늘날의 잣대로 볼 때는 `다운계약서`로 보이기 때문이죠.

9월 28일 A8면 `안철수 "다운계약서 잘못 국민께 사과"` 기사에 등장한 다운계약서도 바로 이런 것이에요.

다운계약서와는 반대로 `업계약서`라는 것도 있어요.

업계약서는 실제 계약금액보다 가격을 높여 시ㆍ군ㆍ구청에 신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이중 계약서예요.

다운계약서가 집을 판 사람이 양도세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면 업계약서는 집을 새로 산 사람이 나중에 집을 팔 때 얻는 시세차익을 실제보다 적어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어요.

업계약서를 쓰면 집을 판 사람은 양도세를 더 내야 하는데 선뜻 써줄지 의문이 생길 거예요. 이때 집을 판 사람은 오랫동안 집을 보유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집을 한 채만 가진 사람(1가구 1주택자)이 2년 이상 보유한 9억원 이하 집을 팔 때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죠.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만큼 이제 다운계약서나 업계약서는 명백한 불법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이 많다네요.

국토해양부는 `1분기 부동산 실거래 신고내역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허위 신고 등 총 474건을 적발하고 불법 행위에 가담한 878명에게 과태료 총 30억6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어요.

이 내용은 9월 20일자 A29면 `다운계약서 썼다 과태료 폭탄` 기사에 잘 설명돼 있어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와 관한 법률`에 따르면 거래대금 관련 서류를 제대로 내지 않거나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취득세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내야 해요.

꼭 과태료 때문이 아니라도 투명하게 거래하고, 그에 맞게 세금을 내야 더욱 공평하고 깨끗한 사회가 될 수 있겠죠.

[이은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