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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어지럼증

ngo2002 2010. 3. 22. 10:27

한의사
양회정
어지럼증은 한자로 현훈(眩暈)이라고 하는데, 현(眩)은 시야가 흐리고 어둡게 느끼는 것을 말하고, 훈(暈)은 머리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느낌을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현훈은 빙빙돌면서 어지러운 것이고 어지러움은 어찔어찔 어지러운 것을 말합니다.

■ 어지럼증의 원인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의 가중, 뇌혈관장애가 흔한 노년인구의 증가에 따라서 어지럽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는 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만큼이나 흔합니다.

그 원인도

빈혈로 인한 어지러움,

과로로 인한 기력저하로 인한 어지러움,

우울증이나 공포증 등 정신신경과적인 문제로 인한 어지러움,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한 어지러움,

평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전정신경계의문제로 인한 어지러움
등 다양합니다.

그 어지러움이 빙빙 도는 회전성이냐 비회전성이냐에 따라서도 원인을 진단하게 되는데

비회전성인 경우는 일종의 중풍인 뇌간장애, 머리나 목을 다쳐서 나타나는 외상후유증, 우울증, 공포증 같은 정신신경과적 질환, 갱년기 증후군, 자율신경실조증 등을 볼 수 있고
회전성인 경우는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봅니다.

그 수반증상에 따라서도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데 귀가 우는 소리가 나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난청질환이 있으면 내이질환을 의심하고 물체가 두개로보이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운동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전정신경핵을 포함한 뇌간질환으로 보게 됩니다.

■ 어지럼증의 치료

한의학에서 어지럼증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대개 간양상항, 기혈휴허,신장 정기부족, 습담교저로 구분하여 치료합니다. 뚜렷한 질병이 있는 경우는 그 질환의 치료를 우선으로 하면서 겸하여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하여 적절한 처방을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간양상항(肝陽上亢)으로 인한 어지럼증

정서적으로 억울, 분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속으로 열이 많아지고, 간장의 음기를 손상시켜서 간의 양기가 머리쪽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증상은 어지러움증이 있으면서 눈이 까락하고 머리가아프고 얼굴이붉어지며 손 발바닥에 열이 나고 입이 쓴 느낌이 있습니다.

◇ 기혈휴허(氣血虧虛)로 인한 어지러움증

오랜 병이나 장기간의 출혈, 또는 기타 원인으로 기혈(氣血)이 소모되거나 또는 소화기관이 약해서 영양섭취를 못하면 기혈을 생성하지 못하여 기혈이 모두 부족하게 됩니다. 기가 부족하면 맑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혈이 부족하면 뇌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므로 어지러움증이 발생합니다.

증상은 얼굴색이 창백하고 피부, 입술 손톱이윤기가 없고 팔다리가 나른하고 식욕이 저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신장(腎臟)의 정기(精氣)가 부족하여 어지럼증이 발생

신장의 정기가 부족하면 골수를 생성하지 못하고 따라서 뇌수(뇌척수액)가 부족하여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의 증상은 귀에서 소리가나고, 귀가 잘안들리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힘이 없습니다. 신양허가 심하면 팔다리가 차갑고 신음허가 심하면 손 발바닥에 열이 나기도 합니다.

◇ 습담교저(痰濕交阻)로 인한 어지러움

고지방식이나 고열량식을 과도하게 하면 비위(脾胃)의 기능이 상(傷)하고 습(濕)한 기운이 쌓여서 담(痰)이 만들어지며 따라서 습과 담이 서로 엉키게 되는데, 이 때 맑은 양기가 위로 머리로 올라가지 못하고 탁한 음기가 순환이 안 되어 머리에 머물러있게 되어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온몸이 무거우며 머리가무겁고 속이 메식거리며 구역감이있고 누워 있고만 싶은 증상입니다.

어지러움증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체로 다른 원인질환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원인질환들을 치료함과 동시에 상술한 네가지 방법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면, 중풍과 같은 뇌의 이상이 있는 경우는 중풍치료를 위주로 하면서 어지럼증이 있으면 그 원인을 위의 네가지 영역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관찰하여 치료하고, 귀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빈혈이 심한 경우 등에서도 역시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뚜렷이 밝혀진 질병이 없이 나타나는 어지럼증에 대하여는 서양의학에서는 적극적인 치료대책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의학에서는 나타나는 증후별 특징을 관찰하여 적합한 약재를 투여하는 변증(辨證)이라는 기술을 통하여 치료처방을 운용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한방치료의 큰 장점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의 치료에 있어서 침을 활용하는 방법도 예전부터 많이 활용되어왔습니다.

◇ 침 치료

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럼증이 많은 경우에는 목과 머리부위의 침자리들에 침을 놓아서 치료하게 되고, 소화가 안 되면서 구역질이 나고 또한 어지러운 증상에는 복부에 침을 놓거나 뜸을 뜨면서 사지의 관문이라고 하는 사관혈(四關穴)을 치료하게 되고, 주로 기운이 약해서 어지럼증이 생긴 경우에는 족삼리(足三里)나 삼음교(三陰交)라는 부위에 뜸을 사용하면 어지럼증에 효과적인데,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하면 어지럼증의 다양한 증상들에 대단히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만족스러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뇌종양이나 뇌간의 신경에 심각한 이상이 발생하는 등 기질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외과적인 수술요법이나 기타 다른 서양의학적인 처치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지러움과 관련된 두통, 이명, 난청, 우울증, 만성피로증후군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뇌의 혈액순환입니다.


[한의사 양회정]

2004.12.21 오후 3:06:00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