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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마케팅의 大家 에릭 스태밍어 아디다스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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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르초케나우라흐 외곽에 위치한 아디다스 본사. `스파이크`라 불리는 본사 건물 내 사무실 벽에는 알록달록한 아디다스만의 캘린더가 붙어 있다. 1년을 한 장의 커다란 종이에 기록한 이 캘린더에는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경기 일정이 색색으로 구분돼 정리돼 있다. 색이 칠해지지 않은 공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빽빽한 `아디다스만의 스케줄러`에는 이달 말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도 자리 잡고 있다. 아디다스가 대구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후원사라는 얘기다. 이 캘린더와 공인구들이 가득한 사무실들을 지나 아디다스 글로벌 브랜드 총책임자인 에릭 스태밍어 CEO의 집무실로 향했다.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나홀로` 슈트 차림으로 회사에 출근한 에릭 스태밍어 CEO는 다소 쑥쓰러운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1991년부터 20년간 아디다스의 마케팅을 챙겨온 `스포츠 마케팅의 달인`이다.
◆ 어떤 위기에도 마케팅 비용은 안줄인다
아디다스는 마케팅 씀씀이가 크다. 이들이 마케팅에 쏟아붓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의 13.3%(2조5000억원)를 마케팅에 쏟아부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기업들을 위협한 2009년에도 마케팅 비용을 거의 줄이지 않았다.
-경제 위기가 오면 많은 기업이 긴축경영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그렇지 않았는데.
"마케팅이 비용이라면 위기일 때 당연히 줄여야 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마케팅은 수익이 보장된 확실한 투자이지 비용이 아닙니다. 경기가 불안하다고 해서 사람들이 가야 할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고객이 그렇다면 아디다스 역시 방향을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고객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계속 제품을 보여줘야 하는 겁니다."
-마케팅을 수익이 보장된 투자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마케팅은 투자이자 곧 품질입니다. 사실 품질이 바탕이 돼 있지 않으면 마케팅 자체가 불가능해요. 품질이 향상되지 않은 채 돈을 쓰면 마케팅은 비용이 아니라 낭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디다스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은 어떻게 되나?
"R&D 투자 비용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우리는 모든 제품의 개발 기준을 선수들에게 둔다는 겁니다. 아디다스 내부에는 `축구공 전문 개발 팀`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각각 마찬가지예요. 제품 개발과 혁신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겁니다."
◆ 스포츠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스포츠를 돕겠다는 마음이 마케팅의 시작점
아디다스 마케팅의 역사는 스포츠 마케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많은 스포츠 마케팅 툴이 아디다스로부터 시작됐다. 지금은 스포츠 경기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여러 브랜드들의 입간판도 아디다스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다.
-아디다스가 스포츠 마케팅의 `선구자`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코카콜라, 삼성, 현대 등 스포츠와 관련 없는 기업들도 너도나도 스포츠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선 이들과 아디다스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들은 스포츠 경기에 직접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거나, 탄산음료를 마시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들은 항상 우리가 제공한 신발을 신고, 아디다스의 옷을 입고, 아디다스의 공을 찹니다. 아디다스는 후원을 할 뿐 아니라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브랜드입니다. 정신과 철학, 의도 자체가 다릅니다."
이들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 `델스타`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까지 꾸준히 공인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공인구를 비롯한 스포츠 용품들을 제공하며 선수들과 함께 `뛴다`. 스태밍어 CEO는 "다른 후원업체들의 마케팅 방식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선수들 옷에 프린트하고 이를 화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며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디다스는 이들의 일부가 되어 함께 뛰며 결과적으로는 승부에까지 참여한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월드컵 등 세계적인 경기들이 마무리된 후 사람들에게 어떤 광고가 인상이 깊었느냐고 물으면 삼성이나 코카콜라라고 말하겠지요. 하지만 아디다스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아요. 그건 아디다스의 광고효과가 작아서가 아닙니다. 아디다스와 스포츠를 이미 하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우선 선수를 후원할 때는 기본적으로 선수를 위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하는 거죠. 단순히 옷에 로고만 붙이는 게 아니라 선수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려고 고민해야 합니다. 경기를 후원하거나 개최할 때도 `어떻게 하면 내 브랜드가 더 잘 드러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떻게 하면 선수와 고객들이 이 경기에 관심을 가지고 또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하는 겁니다."
-스포츠 업체가 아니면서도 `제대로 스포츠 마케팅을 했다`고 보이는 기업이 있나.
"자동차 회사 아우디가 독일 뮌헨에서 7월 말에 진행한 `아우디컵`이 근래 가장 돋보였다고 봅니다. 아디다스가 스폰서를 맡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밀란, 보카 주니어스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클럽끼리 맞붙는 경기를 만들어 관심을 모았지요. 또 이를 통해 아우디의 이미지에 `스포티함`, `젊음`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덧붙이게 된 계기가 된 거죠."
◆ 진화한 스포츠 마케팅의 키워드는 `감성`
스태밍어 CEO는 선수와 구단, 크고 작은 스포츠 경기를 후원하는 전통적인 스포츠 마케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밍어 CEO는 "아디다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스포츠 전문가들을 전 세계에 파견해 아디다스가 후원할 선수와 구단, 경기를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는 1920년대부터 스포츠 선수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으며 앞으로도 이 방식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포츠 마케팅도 시대를 거듭하며 변화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기본적인 방식과 목적은 그대로지만 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의 특성은 개개인 선수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상품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강렬한 감성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게 되고요. 최근에는 SNS와 IT의 발달로 소비자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됐죠."
인터뷰를 하던 도중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아디다스가 만든 `마이코치`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아디다스가 직접 고객들의 헬스 트레이너가 돼 그들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비량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스포츠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건강 도우미가 되어 유대감을 강화하는 거지요."
스태밍어 CEO는 27일부터 열리는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진화한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구 육상대회 후원의 컨셉트는 `유쾌함`입니다. 테마파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더욱 육상대회를 친숙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젊은층들이 대구세계육상대회에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또 이번에는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모두 아디다스 브랜드의 옷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스태밍어 CEO에게 목표를 물었다.
"최고 스포츠 브랜드가 되는 게 우리 회사의 비전이에요. 이 말은 곧 가장 훌륭한 스포츠 마케팅을 하겠다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선수들과 젊은 소비자들,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쿨(cool)한 상품을 만들고, 이를 또 알려야지요. 이 노력을 줄이지 않는 게 결국 최고로 올라서는 비결입니다."
◆ He is..
에릭 스태밍어(Erich Stamminger) 아디다스 브랜드 CEO는 1957년 독일 로젠베르크에서 태어나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1982년부터 2년간 글로벌 소비자리서치 회사인 GfK에서 일했으나 이후 1983년 아디다스로 적을 옮겨 30년간 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1991년 아디다스 독일 마케팅 이사, 1994년 아디다스 독일 매니징 디렉터를 거쳤으며 1996년엔 아디다스 AG의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지역 마케팅과 재무 기획 등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1998년에는 아디다스 그룹 아시아 지역 책임자를, 2000년부터는 그룹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는 아디다스 브랜드 대표 및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다.
[헤르초케나우라흐(독일)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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