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MBA] 한국식 벤처기업의 귀환

ngo2002 2012. 9. 8. 11:18

[매경MBA] 한국식 벤처기업의 귀환
기사입력 2011.03.11 17:13:13 | 최종수정 2011.03.12 14:28:5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실리콘밸리에 미친 공상가(Crazy Dreamers)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 세계 벤처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가 부활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혹독한 금융위기를 겪었던 기업들은 다시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은 창업정신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글로벌 IT업계가 활력을 띠면서 트위터와 구글, 아이폰과 페이스북의 `원류`인 벤처기업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실리콘밸리에는 각각 30억달러와 17억5000만달러가 투자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실리콘밸리 `싱크탱크` 격인 스탠퍼드대학에서 20년 넘게 기술경영 분야를 연구해온 황승진 경영대학원 교수는 "현재 실리콘밸리의 투자는 소셜네트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녹색기술, 데이터 분석 등 4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여러 기술은 처음에는 골고루 발전하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한쪽에서 병목현상이 생기면 하루아침에 유행이 바뀐다"며 "각 업계를 구성하는 기술들 상호 간 리듬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벤처산업은 기업, 벤처캐피털, 대학, 법무ㆍ회계법인 등이 `네트워크`를 이뤄 살아 숨쉬는 대표적인 생태계다. 실리콘밸리 역시 `10%의 기술과 90%의 라이프스타일`로 굴러가는 곳이다. 최근 `제2 벤처 붐`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좀 더 다채로운 사고와 다양성, 개방성이 필요한 이유다.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 실정에 맞는 벤처 생태계를 만들려면 유망 벤처 발굴→교육훈련→자금 연계→기술 사업화→해외 진출의 선순환 구조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3월 현재 한국의 벤처기업 수는 2만5354개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도 업종은 10년 전 전자상거래, 게임, 포털에서 최근에는 스마트폰 관련 콘텐츠, 기기, 소프트웨어, 부품 기업들로 바뀌고 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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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벤처여! 꽃을 다시 피우자
江山 변할 10년 사이 거품 쏙 뺐다
[Cover Story] 대한민국 `제2 벤처붐` 절실하다
기사입력 2011.03.11 13:56:03 | 최종수정 2011.03.11 17:35: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제2의 열풍` vs `단 5%의 기적`.

같은 수치를 두고도 영 다른 해석이 나올 때가 있다. 2000년 `열풍` 이후 10년이 지난 한국 벤처산업이 꼭 그렇다.

양적으로만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1998년 2042개였던 한국 벤처기업은 올해 3월 현재 2만5354개로 무려 13배 증가했다. 최근 1년(2009~2010년) 사이 30.4%(5752개)나 늘었다. 이는 벤처 인증을 시작한 1998년 이래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이를 두고 `제2 벤처 붐`이란 말까지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조합 결성액도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관련업계에 몸담고 있는 `벤처인`들 체감온도는 사뭇 다르다. 유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자문을 하는 서밋 파트너스(Summit Partners) 배인탁 대표는 "벤처기업 수 증가는 10년간 누적된 수치로 큰 의미가 없다"며 "2001년 벤처 거품이 꺼진 뒤 냉각됐던 분위기가 2010년 이후 정상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업계에는 `5%의 기적`이란 말이 있다. 10년 동안 줄곧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벤처기업은 전체 중 5%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생존율`이 낮다는 얘기다. 좋은 실적이라는 기준을 높여보면 기적이란 말이 더욱 실감난다.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천억` 벤처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242개로 100분의 1 수준이다. 그나마 집계를 시작한 2005년부터 6년 연속 연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곳은 36개, 700분의 1이다. 인터넷 포털기업인 다음이나 게임 개발ㆍ서비스 업체인 엔씨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제2 벤처 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 `기술 혁신`을 일으키고 동시에 그 명맥을 이어나간 주역이 바로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소니 워크맨이 일본 IT 붐을 일으켜 일본 가전제품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렸다면 그 신화를 무너뜨린 것이 바로 한국 MP3플레이어와 휴대폰이었다. 오디오 파일을 휴대용 기기에 적용한 MP3(제품명 `새한 엠피맨F10`)는 1998년 새한정보통신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작품이었다.

배 대표는 "한국인에게는 벤처DNA가 있다"며 "한국에서 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한국시장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보는 글로벌 마인드와 역량 있는 팀 구성, 시장 흐름을 읽는 통찰력 등 3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힘든 시기에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초기 벤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회장은 "외국 몇 군데에 허브를 두고 주요 외국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한다면 한국에서도 조만간 세계적 벤처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진출 경험이 없는 한국 벤처기업들에 외국 조인트 벤처 설립, 외국 자금 유치 등 간접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는 지난해부터 벤처기업 `멘토ㆍ멘티` 코칭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 아이디어와 창조적인 기술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을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유리시스템은 1998년 미국 AT&T 자회사에 팔렸고 파워컴퓨팅은 애플에, 엑시오는 시스코에, 자일랜은 프랑스 통신장비 기업 알카텔(현 알카텔-루슨트)에 매각됐다. 물론 초기 투자비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매각한 만큼 `성공적인 딜`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기업 국적은 바뀌고 말았다.

황승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IT 인프라스트럭처가 뛰어나 기술 경쟁력을 키우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다만 구글과 애플의 공통점이 `고객 중심 서비스`였다는 점에 입각해 서비스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벤처 키우려면 `문화` 부터 바꿔야
실리콘밸리 20년을 지켜본 황승진 美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실리콘밸리 90%가 문화 10%만 기술
기사입력 2011.03.11 14:03:07 | 최종수정 2011.03.14 17:50:5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서울 삼성동 소재 호텔 로비에서 만난 황승진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가벼운 차림이었다.

지난달 말 성균관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개설한 `방송통신 최고경영자 과정` 강의를 마치고 일본을 들렀다 다시 한국을 찍고 돌아가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기술경영의 대가답게 최근 관심사는 에디슨에서 애플로 이어지는 기술시장의 변화다. 황 교수가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스탠퍼드대는 실리콘밸리를 탄생시킨 비전(vision)의 원산지다. 그 역시 `실리콘밸리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교수`로 불리는데, 실제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의 경영진 중에는 제자가 수두룩하다고 설명한다. 황 교수가 얘기하는 실리콘밸리의 `4대 투자 트렌드`와 세계 기술시장 전망, 한국 기업들에 대한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실리콘밸리의 부활…비결은 `절실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리콘밸리에 대한 투자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세계 금융위기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엄밀히 말하면 실리콘밸리나 벤처기업에 대한 존재 위협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의 닷컴(.com) 버블 붕괴야말로 정말 큰 사건이었는데, 그 후 투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창업의 중심지로서 정말 특별한 곳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가 모두 흉내 내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모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실리콘밸리가 미국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거의 유일한 장소라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을 보면서 헬스케어든 항공산업이든 최소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세계 산업의 리더 격인 미국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처방을 얻을 곳이 실리콘밸리밖에 없다. 그러한 `절실함`이 실리콘밸리를 펄떡이게 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실리콘밸리의 구체적인 특장점은 무엇인가.

▶실리콘밸리에는 몇 가지 독특한 비즈니스 스타일이 있다. 그중 하나가 `아웃소싱`이다. 기업 조직이 가볍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이나 미쓰비시 같은 대기업은 수많은 사업을 거느린 무거운 조직이다. 공급체인을 가볍고 짧게 잡기 때문에 조직이 민첩하고 유연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 며칠 전 일본을 방문했더니 미쓰비시에서는 연필사업부를 파느냐 마느냐 하고 있더라. 이 거대 기업은 흑연광산까지 거느리고 있다.

-한국 경제는 대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대기업 구조는 앞으로 불리하다는 얘긴가.

▶단순히 규모를 두고 어떤 모델이 좋다, 나쁘다를 단언하긴 힘들다. 우선 대기업들은 잘나갈 때야 모든 것이 좋지만 관료주의의 폐해가 극에 달한다거나 기업 자체가 흔들릴 경우 지역적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 좋은 예가 미국 보스턴 루트128 산업단지다. 1960년대 보스턴 산업단지의 하이테크 기업 규모는 실리콘밸리의 두 배였지만 지금은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보스턴은 DEC나 델 등 큰 회사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반면 실리콘밸리는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한 `허브 구조(스타 구조)`보다는 `네트워크 구조`로 연결돼 있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오히려 대기업 구조가 경영만 제대로 한다면 위기를 컨트롤하기 유리할 수 있다. 대기업이 관련 산업이나 기업들을 위기에서 붙잡아주는 `앵커(닻)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거대하고 위대한 회사라도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 순위는 10년마다 바뀔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별 기업을 떠나 `영속성` 측면에서는 실리콘밸리의 네트워크 구조가 더 유리하다.

`기술의 리듬`을 찾아야 성공한다…4대 투자 트렌드는

-실리콘밸리 하면 반도체가 떠오른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떤 업종이 뜨고 있나.

▶(웃음)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5.2%에 그친다. 투자란 것이 유행을 타긴 하지만 실리콘밸리와 반도체 사이의 연관성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 대신 소프트웨어(20.8%)나 바이오테크놀로지(19.6%), 의료기구ㆍ감시프로그램(11.9%) 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우리는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산업에 종사한다"고 하는데 투자 대상을 고를 때 수치보다는 과거의 경험이나 패턴을 비교하면서 결정한다는 의미다.

-최근엔 어떤 패턴이나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는지 소개한다면.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투자 트렌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컴퓨팅 △녹색기술 △데이터분석 등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SNS는 잘 알다시피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링크드인(Linkedln) 등이 있는데 크게 팩트만 다루되 작성자가 여럿인 위키(Wiki)와 의견(opinion)도 다루되 개별 작성자들이 활동하는 블로그로 나뉠 수 있다. 녹색기술은 `민간기업에 의한 공공재` 개념과 맥을 함께하는데 크게 이익과 사람, 지구(환경)라는 세 가지가 핵심 요소다. 구체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배출 절감, 폐기물 처리, 자연자원 보호 기술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왜 이런 트렌드가 형성됐는지` 묻는다면 "랜덤하게 유행을 따라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흥미로운 점은 여러 가지 기술이 꾸준히 예측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하루아침에 유행이 바뀐다는 것이다. 일종의 `병목(bottle neck) 현상`이다.

일례로 게임산업을 보면 콘텐츠도 필요하지만 조이스틱 같은 기기,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도 발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네트워크 스피드가 못 따라가면 곤란하다. 지금 업계에서 작동하는 여러 가지 기술의 리듬을 맞춰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데이터 분석의 경우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 거래만 하다가 이제는 이를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해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월마트가 자신들의 거래를 분석하려는데 1년치 데이터를 로드하는 데만 1년 걸린다는 소리가 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수만 개 컴퓨터가 함께 움직이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미래엔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이러한 트렌드가 핫(hot)하지만 자꾸만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할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이지만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분야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한국 IT 기업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IT에도 비즈니스에 강한 IT와 소비재에 강한 IT가 있다. 그런데 한국의 IT는 주로 냉장고, 에어컨 등 소비가전 쪽이다. IT가 비즈니스에 이용되면 새로운 가치를 더한 부산물이 나온다. 시스코 라우터나 정보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이 좋은 예다.

하지만 TV나 게임기 같은 상품은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것으로 끝이다. 한국 기업 중에서 비즈니스 생산성에 기여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 물론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다.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정말 뛰어나다. 하지만 대부분 메모리반도체이고 시스템반도체는 약하다. 반면 대만은 시스템반도체 강국이다. 신추 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TSMC, UMC 등 세계 1위 파운드리 기반이 갖춰져 있고 유력 위탁제조서비스(EMS) 기업 등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 인프라스트럭처가 탄탄하다.

한국 "1개의 제품이 아닌 30년 뒤 산업을 내다보라"

-그렇다면 한국 IT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한국과 실리콘밸리 사이에도 격차가 큰 것 같은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기술만으론 안 된다. IT산업, 나아가 세계를 주도할 기술이나 제품이 나오려면 문화(culture)나 라이프스타일이 정말 중요하다. 실리콘밸리 제품 시장을 얘기할 때 `90%가 문화고 10%만 기술`이란 말도 있다. 물론 기술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실리콘밸리에선 기술을 가진 사람이 회사를 흔들 수 있다. `실력 우선주의`는 불합리한 관료주의를 무력화시킨다.

실제 실리콘밸리의 최고경영자(CEO) 중에선 운전기사도 없고 `회장 주차 지정구역`도 없다. 옷차림도 격식이 없다. 그들은 모든 직원을 자신과 동등하게 여기는데 리셉션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줘 주인의식을 고양한다.

또 하나 한국 기업들이 키워야 할 요소가 바로 다양성이다. 실리콘밸리의 발전에는 미국의 1세 이민자들의 능력과 열정이 엄청난 기여를 했다. 인텔의 전 회장인 앤디 그로브는 헝가리 사람,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 사람이다. 내가 일하는 연구팀도 키프로스, 이스라엘 등 국적이 다양하다. 생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기술이나 문화도 중요하지만 한국은 시장 규모 자체가 너무 작아서 한계가 있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실리콘밸리가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거대한 시장 규모다. 엔씨소프트가 한국 시장을 주무르지만 미국에선 영향력이 미미하다. 판도라 유튜브가 유명해도 미국에선 아는 사람이 없다. 소셜네트워크도 싸이월드가 먼저 시작했지만 한국 밖에선 잘 모른다. 그래서 한국은 세계로 나갈 수밖에 없다. 중국이나 인도 시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는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창의성 기반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의 CEO들에게 조언한다면.

▶이제 CEO들은 비즈니스 플랜을 세울 때 30년 이상을 봐야 한다. A라는 제품을 만들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라 A라는 제품이 속한 산업이 3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경쟁력은 결국 기술이다. 시스템반도체나 바이오테크 등 새로운 경쟁우위 영역을 찾아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제 기업들은 예전과 다른 글로벌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디즈니와 비슷, 잡스 떠나도 문화 남을것

-잠시 애플 얘기를 해보자. 스티브 잡스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승계 문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애플의 아이디어와 제품이 잡스 한 명에게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잡스 이후의 애플은 어떻게 흘러갈까.

▶이건 명백한 딜레마다. 위대한 회사는 결코 한 명의 리더에게 의존하지 않지만 잡스는 너무 대단하다. 아이팟 등 애플의 인기 제품 자체가 `디테일 오리엔트(Detail Orientedㆍ세부적인)`라서 잡스에게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잡스는 원천기술을 만들어낸 발명가가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과 가치를 찾아낸 발견자다. 따라서 잡스가 떠난다고 애플이 당장에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애플만의 문화는 상당수 유지될 것이다. 과거 애플과 같았던 회사로 월트디즈니를 꼽을 수 있다. 디즈니는 당대 가장 창조적이고 디테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어떤가. 월트 디즈니는 죽었지만 회사가치는 10배, 20배가 됐다. 어떤 회사도 영원할 수는 없다. 같은 맥락에서 잡스가 영원히 애플에 있다고 해서 계속 홈런을 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He is…

황승진 교수는 공급망관리(SCM)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1987년부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 재직 중이다. 1974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공학으로 유명한 미국 로체스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공급체인 관리경영과 정보기술경영 등이며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로체스터대학 등에서 교편을 잡은 바 있다. 2005년 스탠퍼드대학은 황 교수 논문 `공급체인에서의 정보왜곡 : 채찍효과`를 지난 50년간 경영과학 분야에서 발표된 `가장 영향력 있는 톱10`으로 지목했다. 같은 해 세계경영학회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학 교수 42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소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벤처 투자 받으려면 20분안에 설득하라
기사입력 2011.03.11 14:36:10 | 최종수정 2011.03.11 15:47:4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벤처투자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내려면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인 CMEA의 제임스 김 수석파트너(UCLA 앤더슨 MBA대학원 교수)는 "미국 벤처펀드를 찾아오는 한국 기업들은 기술이 아주 좋은데도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 "재무회계 기록을 잘 정리하지 않았거나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자료나 발표 기술이 부족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벤처펀드 회사를 상대할 때는 20분 안에 투자를 끌어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사업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20분 안에 설득력을 가지려면 몇 가지 강조할 내용이 있다. 김 수석파트너에 따르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지 △지적재산이 안전하게 보안돼 있는지 △회사 경영진이 얼마나 열정에 차 있는지 △기술과 제품에 시장성이 있고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되는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지 등이 주요 포인트다.

특히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10장을 넘기지 말라고 조언한다. 구체적인 발표 자세는 마케팅 전문가처럼 유창하고 쉽고 자세히 설명하며 사업에 대한 열성을 보여줘야 한다. 또 사업 아이디어에 회의적인 사람의 질문이나 돌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임기응변으로 자신감을 나타내야 한다.

회사의 경영진과 경영 구조도 투자 확답을 얻어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창업 회사의 경영진이 사업에 관한 핵심 지식이나 관련 정보를 모른다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실리콘밸리에는 `3년 안에 회사가 망하는 것은 경영자가 망설이고 환경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다. 미국 엑스포넌트 컨설팅의 김문 박사는 "성공하는 벤처창업자는 항상 시장 확장에 신경을 쓰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팀원에게 시키지 않고 전문가에게 모르는 것을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 투자 천사는 어디에
정부지원금에 기대는 현실…초기 엔젤투자 활성화 절실

약 2년에 걸쳐 센서기술 특허를 받아낸 A씨는 창업을 시도하다 결국 고배를 마셨다. 그는 "창업투자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길 기대했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며 "초창기 벤처에 우호적인 엔젤(개인투자자)들도 거의 없고 사실상 정부 지원금 말고는 돈 구할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벤처 육성 정책과 벤처 투자회사들이 있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벤처들에 유리할 뿐, A씨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초기 벤처들은 여전히 자금을 구하지 못해 꿈을 접는 일이 부지기수다.

초기 유망 벤처기업들을 선정해 투자하는 서밋 파트너스 배인탁 대표는 "한국과 미국이 가장 극명하게 차이나는 것은 창업 초기 자금조달 부분"이라며 "한국은 사실상 창업 초기 투자가 거의 없다시피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벤처산업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이름은`머니 밸리(Money Valley)`다. 그 정도로 파이낸싱은 실리콘밸리라는 생태계 네트워크의 일부다.

벤처 창업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엔젤펀드(angel fund)`와 `벤처펀드(venture fund)` 두 가지로 나뉜다. 엔젤펀드는 통상 개인 투자자로부터 종잣돈을 모금하는 형태로 가족, 친구 등 지인이 기초 자본금을 대는 경우가 많다. 구글이나 야후 등도 초창기 시절엔 엔젤펀드의 도움을 받았고 투자자들은 현재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미국 벤처산업의 장점은 엔젤투자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이다. 회사로선 가장 필요할 시기에 `천사의 선물`과도 같은 돈이 회사로 흘러들어오는 셈이다.

2009년 미국의 벤처투자와 엔젤투자 규모는 177억달러와 196억달러로 엔젤투자가 더 많다. 반면 같은 해 한국은 벤처투자가 8671억원을 기록했지만 엔젤투자는 491억원에 불과했다.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은 IT클러스터를 구축할 때 물리적인 환경을 우선시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대한 자금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황승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실리콘밸리에는 △엔젤투자자 △초기 단계 벤처 투자 △후기 단계 벤처 투자 △공개시장(public market)으로 이어지는 투자층이 매우 두껍다"며 "특히 구조적으로 초기 투자나 기업공개(IPO) 전 투자가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기대수익률은 엔젤투자가 가장 높고 안정적인 공개시장으로 갈수록 낮아지는데 그만큼 한국보다 벤처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소아 기자]

신규 벤처투자 3조원으로 확대시킬 것
이종갑 신임 벤처캐피탈협 회장
기사입력 2011.02.16 15:05:0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2년 임기 중 신규 벤처투자 규모를 3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종갑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신임 회장(57)은 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책자금과 기관투자가 뿐만 아니라 공기업, 사기업 할 것 없이 시장에 있는 여유자금이 벤처투자에 들어가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액은 약 1조원. 여기에 창업투자회사들의 사모펀드(PEF) 투자분까지 합치면 전체적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제2의 벤처붐과 같은 사회적인 투자 분위기 조성을 통해 벤처투자 규모를 현재보다 2배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벤처투자 관련 법과 제도를 고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투자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돼도 기업가치에 상응하는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코스닥 등록 외에도 투자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벤처캐피털업계의 해묵은 규제를 완화하는 데도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충당금이 과연 적정한 지 의문"이라며 "관광한국을 외치면서도 벤처캐피털은 아직 음식.숙박업 등에 투자가 제한돼 있는데, 이런 투자제한 규제도 완화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벤처캐피탈업계에 몸담은지 2년 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업계 심부름꾼을 한다는 심정으로 일하겠다"며 "구글, 애플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야심찬 항해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북고, 서울대를 나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등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 출신 경영인으로, 현재 두산그룹 계열 투자.컨설팅회사인 네오플럭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최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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