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 MBA] `게임의 룰`에 알파걸 해답있다

ngo2002 2012. 9. 8. 11:10

[매경 MBA] `게임의 룰`에 알파걸 해답있다
기사입력 2011.03.04 17:11:26 | 최종수정 2011.03.10 15:43:3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1990년대 초반에 출간된 이 책은 20여 년간 연애의 바이블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책의 저자 존 그레이는 "만일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기억하기만 한다면 사랑은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랑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남녀 차이 인정`이라는 열쇠는 직장 내 관계와 조직생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된다. 산업사회는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 150년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여성 근로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이 사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40년 전이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좌절하기 일쑤다.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의 수가 50여 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는 `알파걸` `알파우먼`이라는 신조어가 가져다 준 자신감에 상처만 더할 뿐이다.

하지만 미국 내 조직행동 분야 유명 컨설팅 회사 하임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팻 하임은 매일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하지만 이제는 억울함을 거두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성에서 온 여자`들이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화성에서 온 남자`들이 만든 조직문화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유리천장은 `회사생활`이라는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순간 깨진다.

[이새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커버스토리] 그녀가 화난 건 性차별? 알고보니 男女 차이 !
기사입력 2011.03.04 14:23:12 | 최종수정 2011.03.04 18:06:5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조직행동 컨설팅전문 하임그룹 팻 하임 CEO

"충성·승리…수컷들 룰은 간단, 남성들 차별인지 모르고 차별
여성이여 싸움닭되지 않으면서 약하지 않은 현명함을 가져라"


당신은 여름휴가를 맞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역사의 흔적이 가득한 도시 로마,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를 여행할 계획을 세우며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정작 이탈리아에 간 당신은 짜증만 날 뿐이었다. 아무것도 제 시간에 되는 게 없다. 밥이 나오는 시간도, 공연시간도 모두 제멋대로였다. 자꾸만 일정은 틀어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만 생긴다. 시간에 대해 철저한 사람일수록 이 짜증은 더 커진다.

하지만 조직행동 분야의 유명 미국계 컨설팅회사인 하임그룹의 팻 하임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신의 이런 태도에 반박한다. "누가 당신에게 이탈리아 여행을 가라고 압박한 적 있나요? 출장으로 간 게 아니라면 그럴 일이 없겠죠. 당신이 이탈리아를 선택한 거예요. 시간이 영원한 것처럼 사람들이 영원하게 움직이는 것은 그들의 문화이고요. 여행할 땐 그 문화까지도 수용하며 즐겨야 합니다. 회사 생활도 여행과 같아요. 이해할 수 없는 남자들의 행동도 마찬가지고요. 그들이 사는 세상이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르다고 인정하면 보다 나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문화 속에 스스로 발을 들였으니까요."

◆ 뼛속까지 다른 남녀의 차이…인정해야 속 편하다!

- 남성 위주의 사회에 여성이 들어갔다고 해서 꼭 남성의 문화를 여성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남성들이 회사 내에서 여성을 대할 때 많은 행동이 여성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여성은 `차별받는다`고 느끼기도 하지요. 그들의 마초적인 성품과 사내 정치, 수직적 관계는 여성이 적응하기 힘든 문화죠.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남자들의 세상, 즉 내 세상이 아닌 그들의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보일까를 떠올려 봐도 되죠. 내 생활 방식도 그들에게 다르게 인식된다는 걸 떠올리면 그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기존에는 `차별`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일이 `차이`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 조직문화 내에서 여성과 남성의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여자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원하죠. 권위적인 문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의견을 하달하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협상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이를 수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수직적인 권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성적인 문화예요. 불만이 있더라도 상사에게는 말하지 않고, 때로는 충성도를 시험하기 위한 무리한 요구가 내려오기도 하죠.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에서는 여성들이 일하기가 수월한 게 사실이에요."

- 구글과 같은 기업이 추구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즉 `여성의 문화`가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밥을 먹을 때 젓가락과 포크 중에 뭘 사용하는 게 옳은 걸까요. 답은 없어요. 동양에서는 젓가락을 쓰고 서양에서는 포크와 나이프를 쓸 뿐이죠. 여기에 옳고 그름이 존재하는 건 아니에요. 다른 방법으로 밥을 먹을 뿐이에요. 남성들에게 여성에 대해 알려주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어요. 여성성이 기업에 좋은 영향을 미칠 땐 여성의 스타일대로, 남성성이 기업에 좋은 영향을 미칠 때는 남성의 스타일로 일을 진행하는 게 최고죠. 기업에 가장 좋은 것은 성과를 내는 거니까요."

- 하지만 여성의 문화가 좋은 영향을 발휘하기에는 남성 중심의 문화가 너무 팽배해 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나요.

"그게 남성의 잘못은 아니에요. 남성과 여성에 대해 연구하면서 매번 놀라는 건 남성들이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겁니다. 남자들은 자신들의 문화가 여성의 장점을 억누르고 있는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저 자신들의 생각에서 옳은 판단을 하는 것뿐이고 자신들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거죠. 남자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익숙하고 아무도 그 문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성에게 여성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어요. 실제 남성들에게 여성의 차이를 강의하다 보면 자신의 작은 변화가 여성이 조직문화에 융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변할 용의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니까요."

-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환경에서 발생하나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자는 소꿉놀이를 하며 수평적인 관계에 대해 습득하고 남자는 스포츠를 통해 경쟁을 한다고요. 하지만 미국의 여성 축구팀 코치 앤선 도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더군요. 그가 처음 여성팀 코치를 맡았을 때 그는 남자들을 가르칠 때처럼 윽박지르고 지칠 때까지 훈련을 시켰죠. 남자들은 그럴수록 실력을 발휘했으니까요. 하지만 여성 선수들은 그러면 그럴수록 의기소침해지고 코치를 무서워했죠. 운동을 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졌고요. 여성은 관계 중심이에요. 우선 코치와 1대1의 관계를 맺고 나서야 즐겁게 훈련을 할 수 있죠. 여자는 스포츠를 해도 여자처럼 합니다. 남자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할 뿐이지 따라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남자들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그 문화에 `적응`하고 그들처럼 하라는 게 아니에요."

◆ 여성들이여, 싸워 이기려 하지 말고 `기지`를 발휘하라

- 복사 심부름, 커피 심부름 등 여성에게 주어지는 합리적이지 못한 상사의 요구가 단지 `충성도 테스트`이기만 할까요?

"많은 경우 그렇습니다. 상사는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기 위해 부하들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할 때가 있죠. 남성들에게 상사는 본인 취향의 넥타이를 착용하기를 요구할 때도 있고, 다소 굴욕적인 지시를 내릴 때도 있으며, 심지어 자동차 구입에도 관여하는 경우가 있어요. 남자들은 그것을 `감독, 혹은 리더의 권위`라고 당연히 받아들이고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오히려 자발적으로 리더의 취향을 받아들이기도 해요. 하지만 여자들은 그 부분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죠. 또 가끔은 `남자동료`가 아닌 `나`에게만 이런 비합리적인 요구가 들어온다고 판단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단번에 불쾌함을 표현하기보다는 남자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기분이 상하지 않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내 상사가 나에게 이런 일을 시키는 게 내가 여자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게 단순히 나만의 착각인지를 남성들에게 되묻는 거죠. 남성들에게 같은 일이 생겼을 때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는 거예요."

팻 하임 CEO는 "싸움닭이 되지 않으면서 약한 척 미소짓지 않는 현명함을 발휘하라"고 조언한다. 남자들의 사회는 치고받는 미식축구 경기처럼 진행된다는 게 하임 CEO의 주장이다. 그는 "여성은 실력으로 승부하기를 원하고 반칙을 허용하지 않지만 남성들에게는 편법이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승리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런 문화에서 여성이 살아남는 방법은 `승리 위에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얻는 것`이다. 남성이 추구하는 `승리`와 여성이 추구하는 `공정성` 모두를 추구하라는 의미다.

- 남성들의 문화 속에서 주전선수로 뛰면서도 남성처럼 되지 말라는 게 쉽지 않은 이야기 같은데요.

"하지만 아직은 그게 현실이에요. 남성들이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모습으로 같이 공격적으로 나서다가는 `성공에 눈이 멀었다`는 딱지가 붙고, 여성 특유의 방식을 고집해 협업 중심, 관계 중심으로 일했다가는 일에 욕심이 없다는 이야기가 돌아요. 아직은 여성이 소수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지요. 결과를 중시하는 남성들의 사회에서 과정을 중시하는 여성들이 그들처럼 살기는 어렵죠.

남성의 룰은 이해하면서도 여성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스스로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해요. 업무 때문에 하루 종일 싸우고 큰 소리를 내며 공격하다가도 퇴근길 술 한잔에 다시 친해지는 남성들이 이해하기 어렵죠. 하지만 축구경기를 하면서 서로 치고받고 나서도 경기가 끝나면 맥주를 마시는 남자들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거예요."

여성들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똑같이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여성들을 위해 하임 CEO는 조언한다. "회의 시간에 날 선 공격을 주고받은 동료에게 술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는 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본인의 기분도 풀어지고, 동시에 술로 풀어버리는 남성들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의미도 되고요."

- 그래도 남성들의 문화 속에서 여성이 `배워야 할 것`을 굳이 따져보자면?

"사실 게임은 이길 확률이 50%예요. 다르게 말하면 질 확률도 50%라는 거죠. 남성들은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교훈을 얻고 한발 더 나아가는 법을 배워요. 하지만 여성들은 한 번의 실패를 큰 상처로 간직하는 경향이 있어요. 잘하던 여성들도 큰 실패를 겪고 나면 무너져버리곤 해요. 실패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 여성에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여성의 특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여성들은 입사 동기가 자신보다 먼저 승진하면 좋았던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요. 여성들이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게 강점이 될 수 있지만 관계에서는 굉장한 약점이 될 수도 있어요. 때로 여성들은 그게 두려워 승진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혼자 승진한다는 건, 즉 외톨이가 된다는 이야기와 같죠. 직장 내에서의 성공을 승진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관계 때문에 좋은 기회를 포기하는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하지요. 하지만 여성은 본인들에게 이런 특질이 있다는 걸 스스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상사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일은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 She is…

매니지먼트와 조직행동 분야에서 미국 내 유명 컨설팅회사인 하임그룹의 최고경영자다. 콜로라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로욜라 매리마운트, 콜로라도대학, 샌디에이고주립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유리천장 깨부수기(Smashing the Glass Ceiling)` `여성이 있는 직장에서 리드하기(Learning to Lead and In the Company of Women)` 등 수많은 책을 집필했다. 아메리칸 메디컬 인터내셔널에서 매니지먼트 부사장을 맡아 100개가 넘는 병원과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이새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여성이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주전선수로 뛸것인가…벤치워머로 울것인가
기사입력 2011.03.04 14:27:07 | 최종수정 2011.03.04 18:34:0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대형 물류회사에 근무하는 여성직장인 A씨는 실력을 인정받아 중요한 프로젝트의 팀장 자리에 올랐다. 팀원이 전원 남성이었지만 그녀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자신의 강점과 능력을 십분 발휘해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망도 있었다.

프로젝트 팀 구성 이후 첫 회의 시간. 팀원은 물론이고 회사 주요 임원진까지 참석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며칠 동안 고민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놨다. 임원들은 그녀의 보고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정작 한 배를 탄 팀원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이후 본부장에게 개별 보고를 하러 들어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A씨는 본부장의 갑작스런 서류 복사 요청에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 돌아왔지만 그녀는 아랫사람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지 않으려 애썼다.

대신 본부장과의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팀원들과 공유하며 일일이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물었다. 최종 결정은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하자는 취지였다.

팀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했다. 다음날 본부장에게 불려간 그녀는 이번에는 서류 전달 심부름에 또 한번 불쾌함을 느꼈다. 팀장이라는 직책에 비해 행동이 지나치게 우유부단하다는 소리까지 듣고 말았다. 팀원들의 냉소적인 태도에 지칠 대로 지친 데다 본부장의 트집도 견딜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터지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했다. 당황한 본부장은 헛기침을 하며 자리를 비웠고 다음날 그녀는 팀장직을 남자 동료에게 내어주고 말았다.

그녀는 짐을 정리하며 깰 수 없는 유리천장을 실감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상사와 동료, 부하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A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녀를 무시한 것일까. 미국계 유명 컨설팅 회사인 하임 그룹의 팻 하임 최고경영자(CEO)는 원인을 `그들`이 아닌 `그녀`에게 돌린다. 그는 "많은 여성이 직장 안에서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무시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성들이 직장 생활이라는 게임 속에서의 룰(ruleㆍ규칙)을 먼저 무시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사실 아직 대부분의 직장문화는 여성이 아닌 남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는 여성의 잘못도, 남성의 잘못도 아니다. 오랜 세월 조직을 구성해 온 대다수 사람들이 남성이고 여성이 사회에 많이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 문화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옳지 않은 문화라면 점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건 변화를 시도하는 자가 게임의 주전 플레이어여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돼야 한다.

직장생활을 일종의 스포츠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A씨의 태도를 돌아보면 그녀가 인지하지 못했던 룰이 보인다. 스포츠 경기에서 감독은 종종 선수들에게 충성도 테스트를 한다. 쪼그려 뛰기 100회는 스윙 폼을 바로잡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지만 때로 감독은 자신의 권위를 선수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불합리해 보이는 지시를 한다.

본부장의 서류 복사 심부름 역시 일종의 `충성도 테스트` 일 수 있다. 회의시간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팀 전략을 짜고 공유하며 팀원 각자에게 아이디어 지지함으로써 돌아가게 될 혜택을 설명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막상 리더의 권위를 발휘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에는 팀원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어 신뢰를 잃고 말았다.

게임의 주플레이어가 되려면 게임의 룰을 숙지하는 게 먼저다. 때로는 플레이 도중 피를 흘릴 각오까지도 돼 있어야 한다. 뛰어난 달리기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언제 홈으로 들어와야 하는지를 판단하지 못한다면 벤치만 지키는 후보선수의 위치에서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여성의 문화와 남성의 문화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를 활용하면 그들의 여성성은 성공의 발판이 된다.

반면 이를 인정하지 못한 채 모든 문제를 조직문화의 탓으로 돌리면 차이는 차별이 되어 돌아온다. 낮에는 서로 잡아먹을 듯 싸우다가도 퇴근길에는 술친구가 돼 맥주를 마시는 남성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투덜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여성 자신이 회의시간에는 매섭게 공격하더라도 회의가 끝나면 먼저 따뜻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하는 `쿨`한 주전 플레이어가 되는 것은 어떨까.

차이를 인정하고 주전선수로 뛸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벤치에서 눈물을 흘릴 것인가. 선택은 여성들의 몫이다.

[이새봄 기자]

 

남자들이 배워야 할 여성의 힘
기사입력 2011.03.04 14:24:04 | 최종수정 2011.03.04 17:43:3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아직은 남성의 룰에 여성이 적응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펩시의 최초 여성 CEO인 인드라 누이가 그랬던 것처럼 `여성의 힘`이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인드라 누이는 과거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여성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물이 있다"며 "이를 깨닫고 잘 활용한다면 사회에서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여성이 가진 선천적인 선물도 조직 내에서 인정하고 알아주지 않는다면 빛을 발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여성의 장점`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남성들도 알아야 할 여성 조직원들의 `특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 동시에 여러 일을 생각하는 `거미집 사고`

= 조병남 숙명여대 교수는 여성들이 가진 장점 중 하나를 `한 번에 여러 가지 사고를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능력, 즉 거미집 사고`이라고 꼽았다.

거미집 사고란 눈앞에 놓인 여러 가지 요소 중 서로 관련 있는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뜻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남성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사고방식이다.

조 교수는 "현대는 다양한 사고를 하며 여러 가지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한 시대"라며 "사회가 이런 사고를 요구한다면 여성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강점이 될 수 있도록 조직 시스템의 변화도 따라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성과를 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스스로를 개발

=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이화리더십개발원이 1500여 명의 여성 중간관리자를 조사ㆍ연구해 나온 결과를 인용해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책임감을 가지고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여성이 가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은 자기개발 능력도 향상시킨다"며 "이 때문에 문제해결 능력 역시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 가족친화적인 문화로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

= 이택면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실상 여성친화적인 정책, 여성을 배려해주는 정책이 여성이 가진 조직문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을 챙기고 개별 근로자의 사적인 삶을 고려하는 태도, 성과를 중심으로 하는 평가는 여성이 가진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생각하고 추구하는 것, 또 그런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행위가 근로와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을 배려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사실 일과 가정을 모두 중시하는 이 태도는 일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여성의 敵은 여성` 편견부터 버려라
기사입력 2011.03.04 14:25:16 | 최종수정 2011.03.04 17:43:1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잘나가는 여성 임원과 여성 리더는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역할 모델이자 멘토다. 때로는 앞서간 여성 선배는 뒤를 밟는 후배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도 한다. 사회에 진출해 성공한 여성이 많아지면 여성들이 회사에서 더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 기대를 저버리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여성 정규직 비율과 여성 핵심 인력 비율이 높을수록 여성 근로자들이 생리휴가, 육아휴직 등 여성을 위한 복지혜택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여성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이들이 여성친화적인 복지정책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결과였다. 팻 하임 하임그룹 최고경영자도 "여자 동료가 승진을 하거나 두각을 나타내면 더 이상 성공하지 못하게 막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여성조직 내에서의 이해 부족`을 꼽았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도 굉장히 크지만 사실 여성이라는 집단 내에서의 차이도 굉장히 크다"며 "이 차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여성들은 때로 자신을 같은 종으로 분류하고 그 분류 내에서 `나는 이런데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보다는 개인차를 인정하고 함께 잘 살아남자는 의식을 가지는 게 여성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택면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여성 인력이 많을수록 여성친화적인 조직문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여성이 많은 조직일수록 회식 문화가 많이 발달하고, 눈치가 보여 일찍 퇴근하기를 꺼리며, 술자리를 강요받는 등 남성적ㆍ집단주의적인 조직문화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이 결과의 인과관계를 뒤집어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성친화적 복지 혜택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면 여성 인력의 활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여성 인력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게 당연시돼 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조병남 숙명여대 리더십개발원 교수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편견이 오히려 여성이 여성을 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상 남성이 만든 편견인데 의식을 가지고 깨지 않으면 여성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사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이야기를 뒷받침해 주는 어떠한 통계자료도 나온 게 없다"며 "여성이 많은 조직에서 오히려 여성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간혹 나오지만 여기서 `여성이 많은 조직`이라는 것 자체도 상대적인 수를 말하는 것이지 여성이 반수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수가 많아졌으니 이제 문화가 바뀌겠지라는 식의 단순한 사고와 기대를 버리고 여성의 임원 비율이 높아지고 이들이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조 교수는 또 편견이 현실화되지 않기 위해서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적인 사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자는 어렸을 때부터 단체행동에 익숙해 있지만 여성들은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훈련할 기회가 적다"며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도 조직보다는 개인에게 집중돼 있다 보니 낙오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부분은 꼭 개선을 해야 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 교수는 "여성이 동성 승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때로는 승진을 막기도 해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여성이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마이너리티(소수자)`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흑인과 백인이 섞여 있는 사회에서도 흑인들은 다른 흑인이 승진을 하면 더 질투를 한다"며 "마이너리티들에게는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희소한 기회가 생겼고 다른 누군가가 이 기회를 가졌을 때 격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누군가가 좋은 기회를 얻을 때는 메이저리티(다수자) 친화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 이 역시 소수자 집단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조직 내 공정하고 평등하게 기회가 분배되지 않기 때문에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함 교수는 "여성도 아직은 회사 내 소수자의 위치에 있지만 여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금융권, 간호사 집단, 교사 집단을 보면 여성이 많아진 미래의 희망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회 조직 내에서 육아 휴직 등을 이유로 대체인력 활용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교사 집단"이라며 "정교사 휴직 때 투입되는 기간제 교사가 많고 이러한 제도가 업무 효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제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