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A섹션 창간 1주년, 글로벌 CEO들이한국기업에던진 메시지는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변하는 경제ㆍ경영 환경은 학자들의 해묵은 훈장 같았던 이론을 무력화시켰다. 그 대신 시장의 변화를 읽고 자기 기업에 잘 맞는 경영기법과 철학이 각광을 받고 있다.
매경 MBA가 만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꼭 그랬다. 그들은 이론보다 경험을 믿었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예측한 뒤 열심히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주요 고객이자 경쟁자로 떠오른 한국을 주목했다.
여기 제조업, 에너지, 식품, 금융, 패션, 광고 업종별로 글로벌 CEO 6명이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성공전략`과 `코리아`에 귀를 기울여 보자.
마힌드라ㆍWPP : 정해진 룰은 없다. 나는 나! 최근 한국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생산대수는 턱없이 적으면서 SUV, 트럭, 트랙터, 이륜차 등 온갖 종류의 자동차를 만든다. 그런데도 개발원가는 선진국에 비해 6분의 1에 불과하다.
흔히 `규모의 경제`라고 알려진 자동차산업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아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은 "자동차 종류별로 각 사업부는 별도 CEO가 운용하는 독립법인"이라며 "하지만 연구개발(R&D), 구매, 자금조달, 물류, 브랜드는 모든 회사가 공유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꼭 한 가지 모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선택과 집중(독립법인), 규모의 경제(공유) 체제를 함께 가져간다"고 말했다.
발상이 유연한 만큼 혁신은 그룹 발전에 필수 요소다. 실제 마힌드라 내 모든 기업은 연매출 가운데 25%를 4년 전에는 없었던 서비스나 제품에서 달성해야 한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모든 직원이 행복감에 젖어 있다면 무슨 혁신이 이뤄지겠는가"라며 "조직은 창조적 소음(Creative Noise)으로 언제나 시끄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인수는 전기차 개발이라는 미래 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본인 차를 체어맨으로 바꾸겠다는 마힌드라 부회장은 "쌍용차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틴 소렐 WPP 회장 역시 "세상에서 공격적 인수ㆍ합병(M&A)이란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리는 `마이웨이`형 CEO다. 그는 수많은 M&A를 통해 쇼핑바구니회사를 세계 최대 광고회사로 키워냈다. 소렐 회장은 "나는 언제나 수 세대를 거치면서 브랜드를 탄탄하게 구축한 기업들만 인수했다"고 밝힌다.
중요한 것은 인수 뒤에도 가치 있는 개별 브랜드의 개성과 다양성을 지켜줬다는 점이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 트렌드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브릭스가 아니라 한국, 중국, 동남아 국가들이 포함된 `넥스트 11개국(Next 11)`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네슬레ㆍ페라가모 : 기본 가치에 충실하면 보상받는다 세계 최대 식품 기업인 네슬레는 성공 비결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혁신 외에도 기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재혁신(renovation)`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1년에 20% 제품을 혁신하면서도 기존 제품을 개선해 시장에 다시 내놓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한 뒤 액체 인스턴트 커피를 내놓고 이를 재혁신해 캡슐 커피를 만드는 식이다.
페터 브라베크 레트마테 회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 맞추고 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경영철학"이라고 말한다.
네슬레에는 오직 고객만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아이디어 그룹`이 있으며 기업 전체의 혁신과 재혁신을 이끌고 있다.
브라베크 레트마테 회장은 유난히 한국 기업인들과 친분이 두터운데 "한국 소비자는 세계 어느 고객보다 까다롭다"며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한국은 외국 기업들을 항상 혁신하고 변화하게 하는 `훌륭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명품 구두의 대명사 페라가모는 수십 개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그룹들이 주름잡는 명품 업계에서 단독 브랜드만을 고집하고 있다. 미켈레 노르사 회장은 페라가모가 80여 년간 이어온 가족경영 체제를 깨고 외부에서 처음 영입한 전문경영인이다.
그러나 노르사 회장이 밝히는 페라가모 경쟁력은 `헤리티지 밸류(전승가치)`다. 페라가모만의 독창성과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집하는 소신이 그 핵심이다. 한국은 페라가모 전 세계 고객 중 구매 연령이 가장 낮은 시장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한국 매출도 조만간 1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사 회장은 "서울에는 명품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통매장이 많아 인상적"이라며 최소한 1년에 두 번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셸·칼라일 : 불안한 시장…매일 미래를 대비하라 로열더치셸(이하 셸)은 2009년 미국 포천지 선정 세계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에너지 그룹이다. 노란 조개 모양 로고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하다. 하지만 셸의 비즈니스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석유 시대 종말을 예고하고, 환경단체들은 정유사를 환경 파괴 주범으로 지목한다.
셸의 피터 보서 회장은 "2020년이 되면 석유ㆍ석탄으로는 급격히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대안으로 천연가스를 꼽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북미에서 천연가스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챙기는 또 다른 부분은 위기관리다.
최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멕시코만 기름 유출,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 등은 에너지 기업에 재앙 그 자체다. 보서 회장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안전"이라며 "끊임없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되뇌었다.
한국은 셸의 메이저 시장이다. 단적으로 한국가스공사는 세계에서 액화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기업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선박, 시추장비와 설비를 공급해주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보서 회장은 "한국 기업 경쟁력은 공격성" 이라며 "앞으로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극찬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칼라일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편 중인 금융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은 "미국 정부가 금융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력해 오히려 제도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다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칼라일 전체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는 인수ㆍ합병 외에도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헤지펀드 등 성장성이 큰 분야를 계속 키워 나갈 것"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국 금융산업에 대해선 "세계적 금융회사가 나오려면 경제 규모를 세계 5~6위권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 한국 성장 속도와 규모로 볼 때 향후 4~5년 정도면 글로벌 금융회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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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이 미국 대표 기업인 GE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이멀트 회장이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 비밀의 단서가 숨어 있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80년대 말 GE가전에서 3년을 보내지 않았다면 GE CEO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요. 그때가 즐거워서가 아닙니다.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역경을 이겨내는) 인내는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80년대 말 GE가전은 사면초가 상황이었다.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이익이 거의 나지 않았고, 노조도 강경했다. 게다가 100만대에 이르는 냉장고를 리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사 담당 부사장에게서 GE가전 부사장으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은 이멀트 회장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잘나가는 플라스틱 사업부를 떠나 거의 순익이 나지 않은 사업부로 옮긴다는 것부터가 부담이었다. 게다가 이멀트 회장은 당시만 해도 가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러나 잭 웰치 당시 GE 회장 생각은 달랐다. 웰치 당시 회장은 `기존 GE가전 환경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GE가전의 잘못된 사업구조와 관련 없는 사람만이 GE가전을 제대로 개혁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이멀트 회장은 GE가전에 옮겨와 재빨리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자력으로 살아남거나, 아니면 완전히 망하거나(Sink or Swim)`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성공과 실패는 동전 한닢 차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절박감을 느꼈다는 뜻이다.
다행히 이멀트 회장은 놀라운 에너지를 발휘해 GE가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회사 안팎에서 기업 턴어라운드에 능력이 있다는 평가도 확고히 했다. 이멀트 회장 자신은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감이라는 자산을 얻게 된다. 역경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은 셈이다.
이멀트 회장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지만, GE가전에서 익힌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위기를 차근차근 극복해 나갔다. 대표적인 위기는 2001년 GE CEO에 오른 지 나흘 만에 터진 9ㆍ11사태였다. 전임인 웰치 회장 재직 당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파이낸셜타임스), `미국에서 가장 감탄할 만한 기업`(포천)으로 선정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GE는 9ㆍ11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주가도 급락했다. 당시 이멀트 회장은 "GE CEO가 된 지 며칠 만에 GE가 설계한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가 GE와 보험계약을 맺은 건물과 충돌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위기에 이멀트 회장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9ㆍ11사태는 모든 사람에게 충격이었어요. 우리는 항공기 엔진과 보험, 방송 사업이 받은 충격에 대처해야 했습니다. GE는 9ㆍ11사태 이전에 이미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대응 계획을 마련해 두고 있었어요. (9ㆍ11사태가 터졌다고 해서) 대응 계획을 바꿀 필요는 없었습니다. 9ㆍ11사태에 따라 파생되는 단기 이슈에 대응하면서도 장기적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위기를 겪지 않는 기업은 없다. 문제는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성장하느냐, 아니면 위기 앞에서 굴복하느냐 하는 차이다. 이멀트 회장은 위기와 역경 속에서 성장하며 GE CEO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위기 극복을 통해 GE를 더욱 강한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
웰치 전 회장이 시장에서 `1등 또는 2등이 아닌 사업은 버려라`며 단기 성과에 집중한 반면 이멀트 회장은 장기적인 성장을 강조한다. 이멀트 회장이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상상하고 창조하고 혁신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멀트 회장에게 GE는 마라톤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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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전통적 라이벌인 독일 지멘스, 네덜란드 필립스, 영국 롤스로이스 등은 절대 GE를 파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ㆍ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떠오르는 거인들은 GE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09년 10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GE는 스스로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GE가 두려워하는 진짜 경쟁자를 명백히 밝혔다. GE의 생존을 위협하는 진짜 경쟁자라는 선진국 기업들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떠오르는 현지 기업이라는 얘기다. 신흥 경쟁자에 대응하기 위해 이멀트 회장이 내놓은 전략이 바로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이다. 역혁신은 신흥시장에서 혁신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에 유통시킨다는 것이다. 이멀트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GE에 역혁신은 (GE가 매일 숨을 쉬는) `산소`"라고까지 강조했다. 역혁신을 게을리하면 GE 숨통이 끊어질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가 읽힌다. ◆ 신흥시장에서 혁신해 선진 시장 지형 바꿀 것
-당신이 생각하는 역혁신을 설명해 달라. "전통적인 제품 개발 방식은 선진국에 적합한 고급 제품을 개발한 후 신흥시장에는 단순한 버전으로 바꿔 판매하는 것이다. 반대로 GE는 신흥시장에서 현지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이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역혁신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신흥시장의 `저비용 비즈니스 모델`을 선진국 시장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선진국 시장의 산업 지형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물론 역혁신 전략의 일차 타깃은 급부상하는 신흥시장이다. 그러나 신흥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선진국 시장까지 장악하자는 속뜻이 숨어 있다. -신흥시장을 선점한 다음 선진 시장에까지 진출한 사례를 들어 달라. "주머니 크기만 한 초음파 진단기기인 브이스캔(Vscan)이 좋은 예다. 이 제품은 원래 개발도상국 수요에 맞춘 제품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저 선진국에서도 매우 가치 있게 쓰인다." 당초 중국에서 팔리던 GE 초음파 진단기기는 미국에서 개발된 제품을 개조한 것으로 가격만 10만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2년 중국 현지 개발팀이 3만달러짜리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기를 내놓았으며 2007년에는 가격을 1만5000달러까지 떨어뜨렸다. 시골 환자들이 초음파 기기를 갖춘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 등이 부족한 중국에서 저렴하고 휴대 가능한 진단기기는 큰 인기를 끌었다. 매출액도 2002년 400만달러에서 2008년 2억7800만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에서 개발된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기는 미국에서도 신시장을 개척했다. 신속한 진단이 필요한 사고 현장과 응급실, 수술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GE는 중국 국영기업인 AVIC와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 또한 역혁신 전략의 일환인가. "AVIC처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것은 역혁신 전략을 실천하는 데 중요한 태도가 된다. 양자 장점을 결합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GE는 역혁신을 위해 신흥시장 기업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체코에서 인수한 항공산업 회사를 발판으로 선진국의 소형 터보프로펠러 항공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프랫&휘트니에 도전장을 내민 게 대표적이다. ◆ GE가 역혁신 못하면 신흥시장 기업이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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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에서 역혁신이 꼭 필요한 이유를 꼽는다면. "선진국 기업들은 (과거 혁신 전략으로는) 인도 중국 등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 기업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멀트 회장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에서 "정직하게 말해 역혁신 전략은 (중국 인도 기업에 대한) 방어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역혁신을 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인 민드레이 하이얼 등이 먼저 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역혁신 전략의 1차 타깃은 미국 바깥 신흥시장이다. 덕분에 GE 국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인가. "나는 (미국을 벗어난) 글로벌 차원에서 성장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1980년에만 해도 19%에 불과했던 국외 매출 비중이 2010년에는 53%로 늘었으며 가까운 미래에 60%에 이를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존 라이스 부회장을 글로벌 성장ㆍ운영(GE Global Growth and Operation)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이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GE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 금융에서 에너지ㆍ헬스케어로 핵심 사업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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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월마트 등 일반적인 미국 기업은 핵심 사업과 그 관련 사업에 집중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반면 GE는 발전ㆍ석유ㆍ가스ㆍ헬스케어ㆍ금융ㆍ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GE도 점점 에너지ㆍ헬스케어 등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있다. -GE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GE 성공의 열쇠는 미래의 사회적 필요에 맞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GE는 종종 수익 절반 이상이 금융 부문에서 나오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금융 부문은 너무 비대해졌고 (금융 부문 실적이 크게 변동해) GE 전체 실적도 들쭉날쭉하게 됐다. 이 때문에 GE는 금융에서 에너지ㆍ헬스케어 분야로 핵심 사업을 옮기고 있다. GE는 최근 10년 동안 재생에너지ㆍ석유ㆍ가스ㆍ오수처리ㆍ생명과학 등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이들 신규 사업은 2000년에만 해도 매출이 없었으나 이제는 200억달러(22조원) 매출을 낳고 있다." GE는 금융 부문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유가증권 비즈니스와 GE캐피털의 비핵심 자산을 이미 매각했다. 또 NBC유니버설 지분 51%를 컴캐스트에 매각해 경영권을 넘겼다. 덕분에 GE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에너지ㆍ헬스케어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중요한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태양에너지 투자는 미래를 위한 위대한 내기(bet) 중 하나다. 석유 가격이 높아지고,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이 커지면서 태양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올바른 파트너 기업을 찾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빨리 태양에너지를 상업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GE는 일본 태양전지 기업 쇼와셸 세키유와 협력해서 박막 태양전지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GE는 태양광 시스템 토털 패키지를 공급할 것이다." ◆ 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범죄는 낮은 R&D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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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부문 비중이 줄어들면서 GE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제조업체 얼굴을 하고 있다. 이멀트 회장은 기술에 토대를 둔 제조업이야말로 일자리 창출과 번영을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당신은 올해 2월 대통령 고용ㆍ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미국이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제를 유지하도록 돕는 일이다. 제조업 기반과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헌신하는 게 필요하다. 미국이 기술에 기반한 수출 지향 경제에서 소비에 기반한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바뀌더라도 심각한 일자리 손실이 없다거나 번영에 장애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은 근본적으로 틀렸다. 결론적으로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창출한다. 지금은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범죄는 R&D 투자가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GE는 최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를 늘리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멀트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기 침체에도 R&D 투자를 늘려 2011년에는 2008년보다 54%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 GE는…
에너지 사업과 헬스케어, 항공기 엔진, 금융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로 출발했다. 전 세계에서 28만7000명이 일하는 다국적 기업이며 지난해 1500억달러(17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격주간지 포브스가 201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으로 꼽았다.
■ He is…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1982년 GE에 입사해 줄곧 GE에 몸담았다. GE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01년 CEO에 올랐다. CEO에 선임된 지 나흘 만에 9ㆍ11사태가 터져 보험ㆍ항공엔진 사업 등에서 타격을 입었으나 적극적으로 위기를 수습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GE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끈기 있게 계속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꼽은 바 있다.
[김인수 기자 /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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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은 적어도 업무시간 30%는 직원에게 쏟습니다. 직원들 개발을 돕고 의욕을 북돋고 직원들을 연결하는 일이지요." 미국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GE의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매일경제신문 MBA 섹션 창간 1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와 이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GE가 CEO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수많은 리더를 배출한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GE는 사람을 최우선에 둡니다. 시간과 자원을 들여 리더 개발에 헌신합니다. 해마다 직원 훈련에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를 쓰는 이유죠." 1조원이 넘는 교육비는 리더 또는 잠재적 리더 후보군에 집중된다. 그만큼 리더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부에서 최고 인재를 키운 덕분에 외부 영입은 최소한에 그친다. 이멀트 회장은 "GE 최고위급 600명 중 90%는 내부에서 승진했다"고 말했다. 133년 GE 역사에서 최고 수장을 외부에서 모셔온 사례도 없었다. GE는 왜 이토록 리더의 내부 개발을 고집하는 것일까. "모든 리더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진실성(integrity)`을 바탕으로 `혁신`하고 `성과`를 낸다는 GE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GE DNA에 오랫동안 푹 빠져 있어야 합니다." 이멀트 회장도 GE의 가치 추구를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받겠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신흥시장에서 현지 기술로 제품을 개발해 선진시장에까지 유통시키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경쟁자에 대처하는 최선은 스스로를 혁신하는 것이죠. 혁신의 유산은 제가 미래에 평가받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역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산소입니다." 이멀트 회장은 역혁신 사례로 심전도와 초음파 진단기기를 꼽았다. 그는 "GE 심전도 제품인 Mac 400이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개발돼 인도 시골에서 사용됐으나 지금은 업그레이드돼 미국 시장에서도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신흥시장에서 혁신함으로써 신흥시장은 물론 선진시장 지형을 바꾸는 게 역혁신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 황미리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