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서 CEO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이 힘을 쏟고 있음에도 대체에너지 개발속도는 여전히 더딘 반면 화석연료의 고갈은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현재 에너지 시장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진단을 내놨다. 이런 시장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 역시 셸이다.
이들이 지금의 위치를 사수하기 위해 취한 대안은 천연가스다. 셸은 지난해 중순 미국의 천연가스 개발 전문 기업인 이스트 리소시스(East Resources)를 인수하며 회사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천연가스를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최근 몇 년간 북미발 천연가스의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다. 공급 혁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엄청난 공급이다. 이는 치밀가스, 셰일가스, 탄층가스 등 북미에서 발견된 새로운 가스층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천연가스에 장기간 투자해도 좋다는 신호로 봤다. 특히 급격한 경제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신흥시장에서는 모든 산업을 망라하고 천연가스에 대한 필요가 커질 것으로 본다. OECD 국가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천연가스는 전기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천연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
"천연가스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향후 1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천연가스발전소는 석탄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보다 50%에서 70%까지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 신규 가스 발전소는 풍력 등 다른 발전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빠른 기간 내 건설이 가능하다. 간헐성이라는 풍력발전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도 천연가스발전소다. 충분한 공간만 허락된다면 천연가스는 에너지의 미래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가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생각한 대안이라고 정리된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산업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또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업을 하고 있는 모든 지역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길 원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산업을 보다 청정하게, 또 안전하게 영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40여 개국 100여 명의 과학자와 환경보호단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셸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신뢰와 안전이다. 우리 산업은 우리가 일하고 있는 사회와 새롭게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앞으로 환경규제는 더 늘어나고, 안전에 대한 공개 조사도 빈번해질 것이다. 최근 발생한 BP의 멕시코만 기름 유출에 대해서 많은 원인과 설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건 심해시추산업의 그림이 달라졌다는 현실이다. 위기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바른 시스템과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올바른 행동수칙을 따르고 있는지 끊임없이 체크한다. 사소한 관리가 모여 강하고 효율적인 기업의 안전문화를 만들어낸다는 확신 때문이다. 셸은 최신 기술이 도입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배우면서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 넓은 시야로 경쟁력 키워나가야
-이제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셸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시장은 어디인가.
"셸은 많은 국가와 관계를 맺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매우 중요한 상호관계를 가진다. 우리는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주요 부품을 수입하는 한편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한국에 수출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원유를 구입하는 나라이자 두 번째로 많은 액화천연가스를 구입한다. 한국이 셸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는 기업일 뿐 아니라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선박, 시추 장비와 설비를 제공해주는 주요한 공급처이고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셸 프로젝트에 없어서는 안되는 우수한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주력하는 에너지 안보나 청정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에너지 회사가 되려는 셸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한국가스공사와 삼성 같은 기업을 배출한 나라로서, 셸에 핵심 설비와 장비를 공급하는 국가로서 한국은 지속적으로 셸의 성장 전략에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다."
-파트너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기업들을 평가해 보자면.
"한국 기업의 국제적인 기량은 굉장하다. 현대, 삼성,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SK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에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특히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최근의 글로벌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의 미래를 전망할 때 매우 공격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경쟁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한국 역시 외부 조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 산업 내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파트너십 강화와 넓은 시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나는 한국 기업들이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향후 글로벌 경기는 어떻게 바라보며 준비해야 할까.
"글로벌적으로 에너지 수요는 늘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세계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새로운 경제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불황은 원유 가격 인상을 막았지만 곧 가격 급등세가 돌아올지 모른다. 특히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국가들의 급격한 성장은 많은 원유 소비를 유발하고 이는 곧 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생산성의 증가와 가격 정책이 지난 20년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막아오기는 했지만 미래에도 이 방식이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 피터 보서 CEO는…
피터 보서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부터 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뒤 2009년 CEO에 올랐다. 그는 `조직원이 없다면 리더도 없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업계와 기업 내부에서 조용한 리더십(Calm leader)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셸 유럽 오일 CFO, 셸 인터내셔널 오일 CFO, ABB그룹 CFO 등을 거쳤다. 1958년 스위스에서 태어났으며 취리히 응용과학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 셸은 어떤 회사…
1907년 영국 셸과 네덜란드 로열더치가 합작해 설립됐다. 원유 탐사 개발, 석유제품 생산, 천연가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이다. 전 세계에 직원 10만1000명을 두고 있으며 2009년 기준 매출은 2780억달러(약 320조원)다. 석유와 가스를 하루 평균 약 310만배럴 생산하고 있으며 2009년 전 세계 주유소 4만4000여 곳에서 자동차 연료 1450억ℓ를 판매했다.
[이새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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