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9)

ngo2002 2012. 9. 6. 10:33

[경제신문은 내친구] 금리담합 의심받은 CD가 뭔가요
예금주 이름 붙지않아 양도 가능…기업·가계대출 기준금리 활용도
기사입력 2012.08.22 17:02:25 | 최종수정 2012.08.22 17:03:0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9) ◆

고등학교 1학년인 김종인 군은 신문 읽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종종 거실에 엎드려 집에서 구독하는 경제신문을 펴놓고 읽곤 합니다. 그런데 김군은 얼마 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사를 봤습니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서로 짜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높였다는 의혹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CD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금융회사에서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는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CD는 말 그대로 은행에 돈을 예금했다는 `예금 증서(Certificate of Deposit)`입니다. 증서에 적힌 돈만큼 은행에 예금돼 있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은행에 이 증서를 들고 가면 예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음악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콤팩트 디스크(Compact Disc)인 음악 CD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다만 CD를 은행에 들고 간다고 해서 언제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CD 발행 당시에 미리 정해진 만기가 돼야 돈을 돌려받습니다. 대부분 CD는 만기가 91일입니다. 따라서 CD를 발행한 날로부터 91일이 되면 예금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CD는 일반 예금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CD는 주인 이름표가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일반 예금은 통장을 열어 보면 통장 주인 이름이 적혀 있죠. 은행은 이 주인에게만 예금을 내어줍니다.

하지만 CD는 다릅니다. 주인 이름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CD를 들고 오기만 하면 은행은 돈을 내어줍니다. CD에 양도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A씨가 B씨에게 CD를 양도하면, B씨는 은행에서 CD에 적힌 예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인 이름이 붙어 있는 일반 예금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지만, CD는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하다는 뜻이지요.

물론 CD도 금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CD를 100원에 발행한 다음 석 달 후 만기 때 101원을 지급한다고 해 보죠. 석 달에 1원을 이자로 지급하는 셈이니까 1년이면 이자가 4원입니다. 따라서 연 이자는 4%(1년에 받을 수 있는 이자 4원을 원금 100원으로 나눈 값)가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난 7월 CD금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D금리 담합 의혹이 있다며 조사에 들어간 것이지요.

의혹을 받은 까닭은 CD금리 움직임이 매우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CD금리는 시장 상황이 달라져도 도무지 꼼짝달싹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CD금리는 올해 4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줄곧 3.54%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대부분 다른 금리는 같은 기간에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하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만기 3년인 국고채(정부가 발행하는 채권) 금리는 4월 9일 3.5%에서 7월 11일 3.19%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CD금리만 나 홀로 하락하지 않은 채 고정돼 있다고 하니 수상한 게 사실이지요. 공정위가 `은행들이 담합한 것 같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CD금리가 높으면 은행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도 의심을 받는 이유입니다. 은행은 기업ㆍ가계에 돈을 빌려줄 때 CD금리를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았습니다. CD금리에 얼마만큼 금리를 추가로 붙여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CD금리+2.1%` 식으로 대출해 줍니다.

만약 CD금리가 높으면 대출금리가 따라서 높아지겠지요. 그러면 은행은 대출이자를 더욱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큰 이득이 됩니다.

그러나 담합 의혹에 대해 은행들은 펄쩍 뜁니다.

무엇보다도 CD를 발행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담합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CD 발행 잔액이 거의 없습니다.

은행들이 CD 발행을 줄인 것은 정부 규제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정부 규제에 따라 CD 발행을 계속 줄여왔는데, 이제 와서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으니 너무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은행들은 CD금리를 기준금리로 하는 대출을 계속 줄여왔다는 점도 담합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내세웁니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CD 발행이 줄어들면서 CD금리를 기준금리로 하는 대출도 계속 줄여왔다"며 "CD금리를 높게 고정시켜 이익을 보려 했다면 그 같은 대출 조정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재로서는 은행들이 CD금리를 실제로 담합했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습니다. 은행들은 억울해하지만, 금리 움직임이 수상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공정위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놓을지 기다려 봐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CD 시장이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D는 발행이나 거래가 거의 없는 사실상 죽은 시장"이라며 "죽은 시장의 금리를 금융 거래를 할 때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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