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7)

ngo2002 2012. 9. 6. 10:32

[경제신문은 내친구] 와이파이-와이브로 뭐가 다르죠 ?
와이브로 이동성 강점 있지만 소비자는 무료 와이파이 선호 통신사선 수입 줄어들어 고민
기사입력 2012.08.08 17:11:45 | 최종수정 2012.08.08 20:45:4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7) ◆

중학교 2학년인 지희는 요즘 스마트폰에 푹 빠져 삽니다. 거의 한시도 손에서 떼지 못할 정도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있어서인지 휴대폰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가 끊임없이 날아오기 때문이죠. 지희는 인터넷을 아무 때나 맘껏 쓸 수 있게 3세대(3G) 무제한 정액요금제에 가입하겠다고 조르지만 엄마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요금 부담도 문제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에 지장이 많다는 걱정이시죠.

휴대폰 요금 때문에 지희는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파이(WiFi)존을 찾아서 인터넷을 씁니다. 가끔은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 한쪽에 앉아서 무료 인터넷망을 연결해 동영상을 즐깁니다. 지희는 다른 곳으로 움직이면서도 공짜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파이 같은 서비스가 있었으면 싶습니다. 그럼 요금 걱정 없이 한결 편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그런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와이브로(WiBro)가 그것입니다. 해외에서는 모바일 와이맥스(WiMAX)라고도 불리는 와이브로는 이동통신기술과 고정식 무선통신기술인 와이파이의 장점을 조합해 이동 중에도 고속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가능케 합니다. 와이브로라는 이름도 우리나라에서 지었답니다.

통신 중계기에서 신호가 100m 정도밖에 미치지 못하는 와이파이에 비해 1㎞까지 전달되는 와이브로는 차를 타고 시속 60㎞로 달려도 안정적으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습니다.

통신 당국은 와이브로가 와이파이에 비해 이동성이 뛰어난 만큼 움직이면서 하는 음성통화는 3G로 하고 데이터통신은 와이브로를 쓰는 구도를 짰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그런 의도가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습니다. 음성통신 시장이 잠식될 것을 우려한 통신사들 요구로 와이브로에서 음성을 제외하고 데이터 통신만 허용하다 보니 쓰려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겁니다.

요즘엔 3G 통신기술이 더 발전하고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까지 나오다 보니 이동 중에 와이브로보다 더 빠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와이파이 망이 넓게 깔리면서 와이브로는 점점 설 땅을 잃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이젠 와이브로가 거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일부 통신사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정부 당국에서 사들이고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을 좀 들여서라도 다른 통신업자가 쓰지 못하게 하겠다는 목적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죠.

그나마 KT가 와이브로 인프라에 투자도 하면서 와이파이 망을 보완하는 정도로 사업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KT는 얼마 전에 와이브로를 포기하고 LTE로 주파수를 돌려 쓰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사업을 못 하겠으면 주파수를 반납하라"고 압박했죠. 당국의 호된 비판 때문인지 통신업계의 와이브로 주파수 전용과 관련된 주장은 어디론가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지희는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이 더 늘었으면 합니다. 사실 지희 바람대로 개방형 와이파이존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 대부분이 와이브로보다 무료인 와이파이를 선호하니 통신사들로서는 기존 와이파이 망을 유지ㆍ보수하거나 추가로 구축하는 데 많은 돈을 쏟아붓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을 타면 열에 여덟아홉이 한층 빨라지고 편해진 무료 와이파이 망에 연결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게 모두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와이파이와 무선 인터넷이 보편적 일상이 되면서 인터넷은 한층 접근하기 쉬워졌습니다. 와이파이만으로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조사도 나옵니다. 데이터 통신요금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를 선호해서죠.

와이파이가 뭐길래 그럴까요. 흔히 무선랜이라고 부르는 와이파이는 실내외 일정한 구간 내에서 유선에 버금가는 속도로 무선을 사용하는 통신기술을 말합니다. 무선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장치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좁은 범위 내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요즘 속도가 더 빨라진 4세대 LTE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1000만대 보급이 코앞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용자들이 당초 약정한 데이터 사용량을 절반도 채우지 못합니다.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가입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소진량은 2.06Gb(기가비트) 수준입니다. 월 5~6Gb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실제론 절반 정도만 쓰는 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일정 금액을 내고 3G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쓰는 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급증한 LTE에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 용량 부족 걱정이 적잖습니다. 이 때문에 무료로 제공되는 와이파이를 쓰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시장조사전문업체인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LTE폰 가입자 가운데 55%가량이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 곳에서 인터넷을 쓴다고 합니다.

소비자로서는 당연히 와이파이 망이 잘 갖춰진 통신사를 선택해야겠죠. 통신사들도 그런 분위기를 알기 때문에 자사 와이파이 인프라를 강화하며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SK텔레콤이 현재 7만여 개인 와이파이존을 올해 말까지 9만개 가까이로 늘리는 등 통신 3사가 모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이 되면 국내 와이파이존은 19만~20만개에 달해 웬만한 대도시 구석구석에서 와이파이가 연결됩니다.

앞으로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신호 도달 거리가 3배에 달하고 연결 면적도 16배나 넓은 슈퍼-와이파이가 나와 더욱 강력한 와이파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합니다. 기존 와이파이 망에서 쓰는 2.4㎓(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보다 더 고주파로 신호 특성이 좋은 5㎓ 대역도 개발됩니다. 한층 더 안정적으로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통신사로서는 적잖은 부담입니다. 와이파이를 주로 쓰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은 정체되고 요금 인하 압력은 커져 실적이 나빠지고 있어서죠. 오죽하면 투자ㆍ비용 부담 때문에 무료로 쓰게 했던 와이파이를 유료화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까지 고개를 들었을까요.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선 와이파이가 유료지만 우리나라처럼 그동안 공짜였던 서비스에 돈을 받겠다고 하면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힐 겁니다.

[장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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