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 MBA] 기업 생태계 전쟁속 기술경영 전략은?

ngo2002 2012. 9. 1. 15:47

[매경 MBA] 기업 생태계 전쟁속 기술경영 전략은?
기사입력 2011.11.04 17:11:39 | 최종수정 2011.11.05 16:42:3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기업 간 생존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경영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 생태계 구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MBA섹션팀은 최근 기술경영의 창시자인 윌리엄 밀러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를 단독으로 만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추진하는 기술경영 전략에 대해 들었다.

밀러 교수는 "무작정 다른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고민이 담긴 기술경영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용환진 기자]
밀러 교수 "제품출시 타이밍이 생명이다"
`기술경영` 창시자 윌리엄 밀러 美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1.11.04 13:54:24 | 최종수정 2011.11.05 13:02:4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지난달 28일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건국대 경영관에서 기술경영의 창시자 윌리엄 밀러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정선양 건국대 교수와 함께 기술경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업이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기술만 잘 개발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통하는 제품으로 만들어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른바 `기술경영`을 잘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술경영의 중요성은 이제 대부분 기업 현장에서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기술경영을 잘하느냐다. 기술경영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MBA팀은 `기술경영`이론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는 윌리엄 밀러 미 스탠퍼드대학 명예교수(86)를 만나 기술경영 이론에 대한 궁금증을 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건국대 밀러MOT스쿨 명예원장을 맡고 있는 밀러 교수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마케팅 직원이, 마케팅 과정에서는 제품개발 직원이 더 큰 목소리를 내게 하라"고 주장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시장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는 마케팅 직원의 의견을 중시하고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단계에서는 제품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 기술경영학의 선도적 학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선양 건국대 밀러MOT스쿨 원장이 묻고 윌리엄 밀러 교수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선양 원장은 대담에 앞서 "많은 전문가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경영 수준을 5세대로 보는 반면 우리나라의 기술경영 수준은 2.5세대로 평가한다"며 "한국의 경영자들이 기술의 중요성을 체감하면서도 기술을 매니지먼트로 잘 연계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기술경영(MOTㆍmanagement of technology)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달라.

"기술은 조직의 경쟁우위 및 부의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기술경영은 이러한 기술의 창출, 획득, 활용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기술경영은 기술을 바탕으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적 경영`을 말한다."

-최근 기술경영에 기업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기술능력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기술혁신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만 충분한 효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혁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세심한 경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기술경영에 임할 필요가 있다."

-교수님께서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휴렛패커드(HP)가 기술경영을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요즘 HP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HP가 요즘 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HP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임자는 기존의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사업화 하는 데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다. 오히려 HP의 강점이었던 PC 사업부를 매각하려고 해 정체성 문제를 야기했다. 이 때문에 한때 기술경영의 모범 사례였던 HP는 주가가 폭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베이 출신 멕 휘트먼 CEO는 기술경영을 잘 하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HP의 상황은 곧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HP는 일종의 성공의 역설(paradox of success)에 빠졌던 것 같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성공의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업이 성공의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 될 필요가 있다. 양손잡이 조직이란 기존 기술에 대해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효과적인 공격을 추진하는 조직을 말한다. 가령 RCA는 1950년대 진공관에 바탕을 둔 텔레비전 사업의 선도주자였지만 트랜지스터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시에 수용하지 않아 경쟁에서 탈락했다. 기존 기술로 성공한 기업이 일종의 성공의 저주(curse of success)를 받은 것이다. 기업이 과거의 성공에 도취하면 새로운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힘들다.

존슨앤드존슨, ABB 등이 양손잡이 조직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로 꼽히는데, 이들 기업은 대규모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작고 독립적인 조직으로 나누어 기업을 운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은 상사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끊임없이 유익한 아이디어를 낸다. 이러한 상향적인(bottom-up)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조직은 성공의 역설에 잘 빠지지 않는다."

-HP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MOT 측면에서 CEO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 한국의 나이 많은 CEO들은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CEO가 기술을 잘 모르면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또한 최고경영자가 기술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기술혁신 관련 시너지 창출에 대단히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기술개발과 자금지원을 개별 사업부에 전적으로 위임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비효율적이다. 사업부는 기업 전체보다는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배분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다른 사업부와의 기술 관련 중장기적 협력을 기피한다. 이 점에서 CEO는 기업 전체의 차원과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사업부들에 기술경영에 대한 지침과 주안점을 제시해야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CEO는 직원들의 자율권을 존중하면서도 기술, 제품, 시장, 고객에 직접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애플, 구글을 기술경영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두 기업은 스타일이 극단적으로 다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글은 `개방`이고 애플은 `폐쇄`다. 구글은 일단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하고 반응을 보지만 애플은 완성된 비즈니스모델을 시장에 내놓는다. 또한 시장 공략 방식도 다르다. 구글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이미 존재하고 있던 시장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은 스스로 시장을 창출했다. 가령 아이팟의 경우 음악산업의 질서를 새롭게 재편했다. 두 기업은 이처럼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지만 지금까지 두 기업 모두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기술경영 관점에서 스티브 잡스에게서는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나?

"그는 종종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 자신도 모르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 시장을 창출했다. 사실 기술 주도 혁신의 성공 여부는 다양한 신기술을 융합해서 만든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뒤 어떻게 수요 창출로 연결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하이테크 마케팅`이라고 말하는데 스티브 잡스는 이러한 하이테크 마케팅의 기본 정신에 충실한 CEO였다.

또한 그는 경영과 디자인을 모두 잘 아는 디자이너들을 중용했다. 이는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신속하게 개척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들은 학습능력이 뛰어나 페이스북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학습하고 이를 디자인으로 연결했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위험)가 큰 결단이다. 신사업 진출에 성공하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가령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보자.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저커버그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 놀다가 우연히 이 분야에 비전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곧바로 어떻게 소셜 네트워크를 비즈니스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기 시작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특히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에 스피드는 생명과 같다. 최고 기술보다도 때로는 제품 출시 타이밍이 더 중요한 것이다. 가령 빠른 추종자 전략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주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선도 기업에 뒤이어 내놓는 상품들의 품질은 오히려 선도 기업의 상품들을 뛰어넘는다. MS는 그런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R&D 투자액 자체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R&D 투자에서 오는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요즘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에서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매출액 10% 이상을 혁신을 위해 투자한다. 매우 높은 수치다. 평균적으로 보더라도 매출액의 5~6%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그러나 사실 절대적인 R&D 투자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R&D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하느냐다. MS에는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 전문가들이 아주 많다. MS 리서치센터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항상 주의 깊게 감지한다. MS 리서치센터에 소속된 기술 이전 전문가는 R&D를 사업화로 잘 연결한다. 기업이 커질수록 기술이전 전문가들이 많아야 한다. HP는 창립 초기 바니 올리버라는 유명한 R&D 책임가 기술이전을 책임지고 잘 수행했지만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시점에서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팀원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

-기술 부서와 마케팅 부서는 가치관의 차이가 커서 상호 이해나 협력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우선 CEO가 기술과 마케팅 모두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1970년대 후반 HP의 CEO가 된 존 영(John Young)은 기술과 마케팅에 대해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모든 부서가 제품 개발에 참여하게 했다. 마케팅 직원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제품 개발 직원이 마케팅 과정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게 했다."

-직원들 간 커뮤니케이션에는 기업 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나?

"맞다. 사실 CEO 리더십이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공통의 비전을 심어주면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 자율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모든 직원들이 기술과 마케팅 양쪽을 모두 잘 알아야 하나?

"직원 모두가 기술과 마케팅에 대해 잘 이해하면 가장 좋다. 그러나 자기 분야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잘 훈련시켜서 양쪽을 잘 알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양쪽을 숙지하라는 신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한국에서는 건국대처럼 학부에서 기술경영 학과를 개설한 곳도 있고,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운영하는 대학들도 있다. 대학의 MOT 교육 프로그램이 이들 인재를 훈련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나?

"물론이다. MOT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기술을 어떻게 사업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교육받는다. 내가 젊었을 때 다니고 있던 기업의 CEO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내가 갑작스럽게 CEO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퍼듀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던 나는 CEO가 된 후 기술, 리서치가 어떻게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다. 그때 MOT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

■ He is…

윌리엄 F 밀러 교수(86)는 기술, 경영, 정책을 아우르는 기술경영의 창시자이자 구루다.

1956년 미국 퍼듀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에는 벤처캐피털 업체인 메이필드펀드 창립 고문을, 1972년에는 아르곤 국립연구소 응용수학 부디렉터를 맡았다. 스탠퍼드대학 교수로 재임할 때에는 컴퓨터공학과 신설을 주도했다. 1980년대에는 엔지니어의 경영 마인드를 키우고 경영자의 기술 마인드를 깨우칠 목적으로 스탠퍼드대에 기술경영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지난 30년 동안 50번 이상 한국을 방문하면서 대덕연구단지와 전국의 많은 기업ㆍ대학들에 기술경영을 전파한 공로로 2000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지역을 순회하며 기술경영에 대한 자문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현재 스탠퍼드대학 명예교수와 건국대학교 밀러MOT스쿨 명예원장을 맡고 있다.

[용환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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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생태계 전쟁, 기술경영 전략 새로 짜라
우리가 아이폰에 열광한건 깜짝 놀랄만한 기술이지만 대박난건 새비즈모델 덕분
기사입력 2011.11.04 13:59:27 | 최종수정 2011.11.05 13:02:5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기술경영 창시자 밀러 교수 인터뷰 기술경영 창시자 윌리엄 밀러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8일 매일경제 MBA팀과 단독 인터뷰에서 기술경영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휴대폰의 디자인과 두께, 그리고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이미지 전략으로 휴대폰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던 2007년. 휴대폰업계 후발 주자였던 애플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존 휴대폰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은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터치스크린 기술과 함께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연합군을 꾸린 것이다. 소비자들은 아이폰의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해주는 앱스토어에 열광했다.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뒤통수를 맞은 기존 휴대폰 업체들은 안드로이드라는 구글의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뭉쳤다. 애플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로 맞선 것이다. 앱스토어와 유사한 안드로이드 마켓도 만들었다.

애플 생태계의 수장(首長)이었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무게 균형은 구글 생태계로 기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PCㆍ스마트TV로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안드로이드가 모든 전자기기 플랫폼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기업생태계는 언제든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 구글이 보유한 일부 플랫폼의 유료화를 통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창출되는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비록 생태계 간의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구글 외의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은 별 이득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심지어 생태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기업생태계 전쟁시대를 맞아 기술경영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기업생태계란 마치 생태계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서로 연결돼상호작용하는 공생공멸의 공동운명집단을 말한다. 현재 비즈니스는 기업 간 경쟁보다는 기업생태계 간 경쟁의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동지가 오늘 적으로 돌아설 수 있는 비정한 비즈니스계에서 기업들의 선택은 단 하나다. 바로 기술혁신을 통해 생태계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기업생태계에서 중심에 위치한 기업들"이라며 "기업생태계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중심부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기술혁신"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적 제품을 고안하는 이른바 기술경영에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생태계 경쟁에 익숙지 않은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기술을 공유할 때 핵심 기술과 주변 기술을 구분해야 한다거나 같은 기업 생태계 안에서 개방형 기술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되, 폐쇄형 기술 혁신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 전략으로 꼽힌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P&G도 100% 오픈 이노베이션에 의존하지 않는다. 50%에 가까운 기술혁신은 P&G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전문인력에 의해 추진되는 폐쇄형 기술 혁신으로 이뤄지고 있다. 개방형 기술 혁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기업 생태계에 변화가 생기면 기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시스템적인 사고도 중요하다. 기업생태계 전쟁시대에서 개방형 기술혁신은 개별 기업의 니즈 차원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적인 니즈에 따라 이뤄질 필요가 있다. 개별기업별로 무계획적으로 기술혁신이 이뤄지면 중복 기술 투자가 될 수 있고, 정작 필요한 기술 혁신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효율적인 기술혁신이 지속되는 기업 생태계는 오래 존속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많은 국내 기업이 이 같은 새로운 환경에서 기술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기술경영이란 기술개발 때 경영, 사회, 정책 등 비(非)기술적인 맥락을 고려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인데, 기술 또는 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하는 기업이 아직도 적지 않다. 특히 기술 자체에만 중점을 두고 이뤄진 기술혁신은 회사를 존폐 위기에 처하게 할 수 있다.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의 박하영 교수는 "고생 끝에 의료기기 신제품을 내놨지만 의료보험 수가가 낮거나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부도 위기에 처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술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기업 생태계 간의 경쟁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CEO들의 머릿속은 훨씬 복잡해진 상황이다. 생태계 내 협력과 생태계 간 경쟁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기술경영의 창시자인 윌리엄 밀러 스탠퍼드대 명예 교수는 매일경제 MBA팀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각 기업이 처한 상황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무작정 다른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고민이 담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용어설명> 기술경영 (MOTㆍManagement of Technology)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적 제품을 고안하는 등 공학과 경영학을 통합한 개념이다. 1980년대 미국 스탠퍼드대 윌리엄 밀러 교수가 기술경영 강좌를 개설한 것이 효시다. 이후 1990년대 MIT 경영대학원 내에 기술경영 학위 프로그램이 개설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기술컨설팅 기관인 SRI(Stanford Research Institute)는 기술경영을 `기술투자 비용에 대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기술경영 교육은 기존의 MBA 교육과 차별된다. MBA 교육은 경영의 관점에서 사업이 시작된 시점에서부터 기업의 활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반면 MOT 교육은 기술의 관점에서 기술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술의 사업화 등 기업의 기술혁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빠른 추종자 전략` 쓰는 기업엔 제품출시 타이밍이 생명이다
[커버스토리] 기술 혁신으로 수익 창출하려면…
[커버스토리] 기술경영 `오픈 이노베이션` 이 정답
[용환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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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으로 수익 창출하려면…
기사입력 2011.11.04 13:46:09 | 최종수정 2011.11.05 13:03:2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의료용 CT스캐너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는 영국 음반회사 EMI였다. 1970년대 중반 사업 다변화를 위해 CT스캐너를 개발한 EMI는 당시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이었던 미국에 사업 기반이 전혀 없었다. CT스캐너 외에 특별한 의료 기술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EMI가 어렵게 개발한 CT스캐너 기술은 결국 GE로 넘어갔다. 의료기기 판매 노하우와 조직, 자금력을 갖췄던 GE는 CT스캐너 판매로 막대한 매출을 거뒀다.

기술혁신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막상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신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없거나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 또는 유통망이 없어 상업화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신제품 론칭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후발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해와 혁신 기업에 가야 할 몫을 잠식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단계에서부터 수익창출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 보완자산을 확보하라

혁신적인 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하고도 수익 창출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완자산(complementary assets)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완자산이란 성공적인 기술혁신을 위해 필요한 부가적인 역량 및 자산을 의미한다. 보완자산에는 제조능력, 재무능력, 마케팅, 유통망, 서비스, 관련 기술 등이 있다. 보완자산 확보에는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히 중소기업들은 보완자산 부족으로 수익창출에 실패하기 쉽다. 앞서 소개한 EMI도 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보완자산이 부족해 기술혁신으로 생긴 막대한 과실을 GE에 넘겨주고 말았다.

보완자산 확보에는 통합전략 또는 아웃소싱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통합전략은 보완자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아웃소싱 전략은 보완자산이 필요하지만 기업의 재무적 능력의 한계 때문에 다른 기업이 보유한 보완자산을 빌려 쓰는 전략을 말한다.

정선양 건국대 교수는 "보완자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경우 초기에는 대기업들과 협력하거나 아웃소싱하고, 점차적으로 필수적인 보완자산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점유성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라

점유성 제도(regime of appropriability)는 혁신자가 기술혁신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환경을 말한다. 점유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로는 특허권, 저작권 등을 들 수 있다.

점유성 제도가 강력하면 기술 보호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이 제도가 약하면 기술을 보호하기란 쉽지 않다. 점유성 제도를 고려해 기술혁신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점유성 제도를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경쟁 상대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특허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술을 공개해야 한다"며 "점유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경쟁 기업에 모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의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명성을 구축하라

기업에 대한 명성(reputation)은 그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선입견을 갖게 한다. 소비자들에게 명성을 획득한 기업은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고객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해 다른 시장에 출하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 때부터 꾸준한 기술혁신으로 소비자들의 뇌리에 `혁신적인 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후부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아이 시리즈`가 계속해서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충분한 명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명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견제와 균형 원칙을 고수하라

윌리엄 밀러 명예 원장이 대담에서 지적했듯이 기술개발 회의에서는 마케팅부서 직원이, 마케팅 회의에서는 기술개발부서 직원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개발부서의 목소리가 클 경우 기술은 좋지만 시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제품을 만들거나 적절한 시기를 놓칠 공산이 크다. 반대로 마케팅 부서의 목소리가 지나칠 경우 기술이 못 따라가거나 불완전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부서와 마케팅부서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마케팅 회의에서 묻히기 쉬운 기술개발부서 직원의 목소리, 기술개발 회의에서 묻히기 쉬운 마케팅부서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들 직원의 발언 기회도 보장해줘야 한다.

또한 CEO는 기술개발부서 직원은 마케팅 지식을, 마케팅부서 직원은 기술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사안에 대해 발언 기회를 얻었을 때 유익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의 견해를 전달할 수 있기 위해서는 폭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라

기술경영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삼성전자의 전략회의에는 디자인 부서, 생산 부서, 마케팅 부서 등 모든 부서 책임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공식적인 의사소통 채널은 마련돼 있지만 비공식적인 소통 채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철규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CEO임에도 불구하고 말단 직원과 함께 식사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삼성전자도 각 부서 직원들이 계급장 떼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지 못한다면 애플처럼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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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영 `오픈 이노베이션` 이 정답
기술개발 속도 빠르고 제품 용합화가 대세
외부 아이디어 활용해 투입자원·시간 아껴
기사입력 2011.11.04 13:47:25 | 최종수정 2011.11.05 13:03:1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2005년 P&G의 최고경영자 A G 래플리는 회사 외부에서 얻는 기술개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C&D(connect and develop)`로 잘 알려진 P&G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당시 P&G는 이미 9000명의 세계적인 연구자로 구성된 사내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래플리 최고경영자는 사내 연구진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전 세계를 뒤져 검증된 제품과 기술로 기술혁신을 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제품을 잘 갖춰진 P&G의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것이 효율성이나 비용 절감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면 P&G는 면직 셔츠 구김 방지 해법을 20만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에서 얻었다. P&G가 수년간 노력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던 이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한 사람은 엉뚱하게도 이노센티브의 한 반도체 전문가였다. 이렇듯 외부의 아이디어가 유능한 내부 인력의 아이디어보다 탁월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노센티브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은 P&G에 해법을 제시하고 1만달러에서 최대 1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다. P&G 입장에서 볼 때 사내 연구진을 풀타임으로 고용하며 수년간 쏟아붓는 수십억 달러의 R&D 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투자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혁신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이 해결 방안의 하나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경영자라면 누구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지배하는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되길 꿈꾼다. 그러나 성공적인 기술혁신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험난해지고 있다. 제품의 `융합화(convergence)`와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 단축은 기술 혁신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산업의 융합화는 기술개발에 드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가령 미래의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에는 자동차 기술뿐 아니라 정보기술(IT)도 접목된다. 다양한 분야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제품 개발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술 개발 속도가 점점 빨라짐에 따라 기술 투자 후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도 길어지는 승인 기간과 모방 약품의 빠른 진입으로 신약이 수익성을 가지는 기간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 기간을 단축해 투자금을 줄이고, 신기술 개발 후에는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때 나온 이론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미국 버클리대학의 체스부르 교수는 내외부 아이디어를 모두 활용하며 가치 창출을 위해 내외부의 시장 경로를 모두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술혁신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업들은 내부는 물론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저극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투입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혁신 기술을 타 기업에 이전해 추가적인 수익도 창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인 P&G, 시스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여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우선 내부 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해 인재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 개발 인력들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다른 기업 또는 다른 업종에서 매출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또 기업이 자신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측면도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외부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자사의 핵심 역량이 생산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과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회사 역량을 시스템 통합 기술과 디자인에 집중하고 대부분의 부품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픈 이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더라도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 요인까지 모두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IBM은 컴퓨터 설계의 핵심인 하드웨어 회로도는 물론 데이터 입출력 방식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의 소스코드까지 모두 공개하는 개방 전략을 취했다. 이 때문에 PC 시장의 주도권이 운영체제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중앙처리장치의 인텔로 넘어가고 IBM은 PC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개발 과정에서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는 폐쇄형 혁신 모델을 채택했지만 제조는 대만의 폭스콘에 아웃소싱했다. 또 누구나 애플 제품에서 사용 가능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앱의 유통은 앱스토어에서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강진아 서울대 교수는 "애플처럼 무엇이 자신의 비즈니스에서 핵심인지 파악하고 핵심이 아닌 것들만 외부에서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할 때는 외부 혁신과 내부 혁신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LG전자는 구글이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구글이 새로운 서비스를 자회사인 모토롤라에 우선 제공할 경우 모토롤라의 경쟁사인 LG전자가 곧바로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독자적 운영체제인 `바다`를 출시하고 바다 플랫폼에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상황이 다르다.

강진아 교수는 "기업 외부에서 조달한 역량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잃어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해 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반복되는 것이 비즈니스계인 만큼 협력 관계가 깨질 수 있음을 고려하고 기업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이 인원 감축을 우려해 동요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실시되면 내부 기술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회사의 방침에 저항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꼭 감원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내부 기술의 라이선싱으로 인한 성과를 관련 사업 부서의 성과에 반영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두려워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급변하는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었음에도 그곳에 합류할 수 없다면 쇠퇴하는 길뿐이다. 현재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100년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P&G 등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황미리 연구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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