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사과는 어쩌다가 한 번씩 타인 신경을 긁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남에게 극심한 반발감과 우울증까지 안겨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장기간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개인, 팀, 더 나아가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극물과 오염물 같은 존재다.
`썩은 사과`는 한 번 사과상자 안에 들어오면 주변의 멀쩡한 사과를 병들게 하는 속성이 있다. 썩은 사과는 말 그대로 썩었기 때문에 버리는 것 말고는 해결할 방법도 없다. 썩은 사과를 버려도 오염돼 버린 다른 사과는 그대로 남아 있고 심지어 사과상자 자체도 오염돼 있어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과일 얘기로만 끝났으면 좋겠지만 썩은 사과가 직원이고 사과상자가 기업의 조직이라면 문제는 정말 심각해진다. 몇몇 사람이 상처 입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고 조직문화는 망가진다. 당연히 성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썩은 사과로 지칭되는 인물을 쫓아내도 이미 병든 조직은 복구조차 힘들다.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최근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 공동 저자인 미첼 쿠지(사진 왼쪽), 엘리자베스 홀로웨이와 콘퍼런스 콜을 통해 동시에 인터뷰하면서 기업을 망치는 썩은 사과의 특징과 이들에 대한 대처법 등을 들었다.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저자들은 이 책에서 미국 포천(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에서 선정된 각종 리더 400여 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하여 표본집단을 만들어 연구했다. 이들은 `TOCS(Toxic Organization Change System)`라고 하는 조직정책, 인사평가, 리더십 계발, 360도(해당 인물을 중심으로 전체 성원에게 피드백을 받는) 피드백 시스템 , 스킵레벨(중간 관리자를 건너뛰는) 평가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 엘리자베스 홀로웨이는 "썩은 사과는 그냥 어쩌다가 한 번씩 타인 신경을 긁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특정 행동을 취해 남에게 극심한 반발감과 우울증까지 안겨주는 사람"이라며 "이들은 장기간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개인, 팀, 더 나아가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극물과 오염물 같은 존재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자인 미첼 쿠지는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서 썩은 사과를 퇴치해야 한다"며 "물론 한 번에 시스템을 만들고 썩은 사과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썩은 사과를 찾아내려는 시도 자체가 중요하고 이들을 퇴치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일하기 좋은 조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썩은 사과` 연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엘리자베스 홀로웨이=심리상담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직장인 대부분은 어떤 `악한 존재`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썩은 사과들은 그 존재만으로 조직 자체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부분 심리상담을 받는 환자들은 썩은 사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도 많았다. 나 또한 일을 하면서 썩은 사과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첼 쿠지=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나 역시 팀원 중 썩은 사과로 인해 고통받았던 적이 있었다. 내 고객들이 일하던 조직에서도 꼭 이런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이 많았다. 어느 날 홀로웨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썩은 사과에 대한 연구를 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썩은 사과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쿠지=썩은 사과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가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지역인 미국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유럽 등 서구에만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전 세계 어디든지 어느 조직에나 존재한다. 올해 우리가 쓴 책 `썩은 사과` 한국어판이 출간되기 전에 한국 직장인 83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직장에서 썩은 사과 존재를 느끼는 사람이 40%에 육박했다. 썩은 사과 연구에 기본 바탕이 된 리더 400여 명 중 64%가 현재 자기 조직에 썩은 사과가 있다고 답했고 현재가 아니더라도 썩은 사과와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무려 94%에 이르렀다.
▶홀로웨이=썩은 사과는 그냥 어쩌다가 한 번씩 타인 신경을 긁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취하고 남에게 극심한 반발감과 우울증까지 안겨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장기간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개인, 팀, 더 나아가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극물과 오염물 같은 존재다.
-썩은 사과는 어떻게 구별하나.
▶홀로웨이=사실 직장 내에서 누가 썩은 사과인지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특별히 썩은 사과 구별 방법을 알려주지 않더라도 각자 직장에서 누가 썩은 사과인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집어내기 위해서는 교묘한 행동패턴을 장기적으로 구사하는 사람을 파악해야 한다. 조직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사과상자 위에서 썩은 사과를 꼭 집어내기는 어렵다. 썩은 사과의 단면은 상자 위가 아닌 바닥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썩은 사과는 특별히 세 가지 행동유형을 지속적으로 구사한다. 창피주기, 소극적 적대행위, 업무방해 등이 그것이다.
▶쿠지=특별히 어떤 방법을 취할 수 없도록 미묘한 창피를 사람들에게 느끼도록 한다. 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적대적인 언행으로 상대방 자존심을 짓밟는 짓을 자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간접적으로 화를 내고, 사람들 이야기를 잘 듣지 않으며 거부함으로써 적대행위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일일이 지적할 수 없을 만큼 소극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협력해야 할 일에 쓸데없는 딴죽을 건다거나 권력을 남용함으로써 업무를 방해하는 사람들도 썩은 사과에 속한다.
-썩은 사과가 교묘하게 조금씩 조직을 오염시킨다는 얘긴데, 썩은 사과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홀로웨이=썩은 사과를 다룰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썩은 사과가 하는 행동들을 묵인하거나 그것에 적응해 버리는 것이다. 심리상담 환자들은 대부분 썩은 사과 행동을 받아들이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자신이 무조건 참아내려 하는 패턴을 보여줬다. 조직의 현상 유지를 위해 적응함으로써 썩은 사과의 독성을 그대로 용인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그렇다고 일대일 피드백을 주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특별히 썩은 사과가 상사일 때는 직접 일대일로 상대하기 벅차다. 우리가 제시하는 최고 방법은 조직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쿠지=그렇다고 일대일로 대응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대일로도 대응하고 팀으로도 대응하고 결국은 조직 전체가 대응하는 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조직이 바뀌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일대일 대응, 팀 대응, 그리고 조직적 대응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쿠지=일대일 대응은 이런 것이다. 가령 당신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썩은 사과가 직접적으로 어떤 말로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일관하고 당신을 비웃고 있다고 느껴져 당신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데 방해를 받았다. 그렇다면 당신은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그에게 일대일로 이야기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도중에 모든 것을 멈추고 그에게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대응했다가는 오히려 회의 흐름을 망가뜨릴 수 있고 당신이 시비 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회의가 끝난 후 일대일로 "아까 표정으로 말하던데 직접 말로 해 달라"고 대응하라. 그냥 당하고 묵인하면 썩은 사과의 업무방해가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대일 대응도 필요하다. 팀 대응도 비슷하다. 팀워크가 필요할 때 썩은 사과는 업무에 방해되는 행동을 일삼을 수 있다. 그럴 때 팀에서 그런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홀로웨이=조직적 대응은 사과상자를 바꾸는 것이다. 썩은 사과를 담고 있는 사과상자를 바꾸지 않고는 그 오염물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TOCS라고 하는 조직정책, 인사평가, 리더십 계발, 360도 피드백 시스템, 스킵레벨 평가를 통한 해결책을 권고한다. 조직정책을 명시하고 있는 공식 문서에 조직 가치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썩은 사과가 공공연하게 남에게 창피를 주고, 소극적으로 공격하며 업무방해를 하는 것을 공식적인 규제로 막는 것이다.
-썩은 사과가 상사일 때나 상사가 썩은 사과를 보호하려 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
▶홀로웨이=실제로 상사가 썩은 사과일 때는 피해자 중 50% 정도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고 실제로 12% 정도는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는 그런 썩은 사과들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이는 정말 나쁜 결과다. 오직 1~6%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썩은 사과의 행동에 대해 말을 할 뿐이다. 자기 자신을 탓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자신이 잘못해서 괴롭힘을 당한다고 합리화해 버리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썩은 사과의 행동을 직시하고 보고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조직이 스킵레벨과 360도 피드백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쿠지=썩은 사과 대부분은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사람일 때가 많다. 그래서 상사들과는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자기 옹호자로 만들기도 한다. 상사들이 이를 묵인하는 이유는, 썩은 사과가 성과를 내고 뛰어난 발상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격이 다소 원만하지 않아도 용인할 수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썩은 사과가 특별히 상사에게 잘하는 사람이라면 상사는 오히려 썩은 사과의 보호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썩은 사과 중 50% 이상은 실제로 생산성이 뛰어나지도 않으며 뛰어나다 할지라도 장기적인 면에서 조직에 큰 불안을 안겨주며 남들 생산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와 진지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 썩은 사과의 나쁜 행동에 대한 피드백은 동료에게 받는 것보다 윗사람이 시도했을 때 더욱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반적인 TOCS가 갖춰져야 한다.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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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 증후군 조직 내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의 임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 우수인재 떠나고 조직에너지 고갈. 썩은 사과가 사라져도 쉽게 회복 못해
■ 파벌 세워 충성파만 고용하는 지사장 B씨
#1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 A사는 10여 년 전 미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수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까지 마친 B씨가 지사장으로 선임됐다. 오너는 의욕적으로 투자를 했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이어서 초기에는 성공적인 현지화가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5~6년이 지나도 매출은 똑같았고 적자가 계속됐다. 지사장 B씨가 전형적인 `썩은 사과`였던 탓이다. B씨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만 남기고 재무ㆍ회계 담당자도 자신의 측근으로 앉혔다. 분식회계까지 벌어졌다. 문제 파악을 위해 한국 본사에서 누군가 찾아오면 과한 접대를 한 뒤, 오너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본사에서 온 감사책임자가 과도한 접대를 요구했다"고 모함했다. B지사장의 악행은 오직 CEO만 모르는 상태. 결국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나서 CEO에게 정확한 상황을 보고했다. CEO가 진실을 서서히 알게 됐고 결국 지사장을 3년의 시간을 들여 겨우 쫓아냈다.
■ 사소한 꼬투리로 비방 일삼는 본부장 D씨
#2 미국의 한 전문서비스 C사 한국 지사에는 `야망이 큰 썩은 사과`가 한 명 있었다. 지사 산하 한 본부의 본부장이었던 D씨는 본부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다른 이들을 깎아내리고 비방했다. 오전 11~12시에 느지막이 출근해 커피숍에 앉아서 하는 둥 마는 둥 업무를 하다가 미국 본사가 한참 근무할 시간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밤새 업무를 보는 척했다. 특히 그는 남을 비방할 때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이를 모함하는 증거로 만들었다. `증거조작`을 통해 중상모략을 했고 거짓말을 했다.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오히려 D본부장을 의심하지 못했다. 본부는 완전히 두 파벌로 나뉘어 본부장에게 충성하는 편과 반대하는 편으로 나뉘었다. 업무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까지 썩은 사과에 대해 알기 시작했고 한국지사 전체의 매출이 뒷걸음질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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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는 지역과 업종을 불문하고 어느 조직에나 존재할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를 망가뜨린다. 하지만 썩은 사과들은 자신이 썩은 사과라는 것을 잘 인지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따라서 썩은 사과는 조직적인 차원에서 골라내지 않으면 안 된다. 박광서 타워스왓슨 한국 대표는 "첫 번째 사례에서는 CEO가 미국 지사장이 썩은 사과라는 사실을 모른 채 본의 아니게 `썩은 사과의 보호자` 역할을 했고, 두 번째 사례에서는 썩은 사과가 형성한 파벌이 보호자가 되고 이를 미국 본사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썩은 사과가 조직에 최대의 해악을 끼치는 전형적인 과정을 밟았다"고 분석했다.
▶ 창피주기, 소극적 적대행위, 업무방해하기
미첼 쿠지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는 저서에서 썩은 사과의 특징적인 행동으로 창피주기, 소극적 적대행위, 업무방해를 꼽았다. 창피주기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의 미묘한 학대와 적대적 언행으로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다. 앞선 두 사례를 보면, A사 B지사장은 전형적인 `창피주기` 행동으로 인재들이 미국 지사에서 나가도록 만들었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물로만 지사를 채워나갔다. C사 D본부장 역시 지속적인 창피주기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D본부장 충성파와 반대파로 본부가 양분되는 사태에 이른다. 여기에 소극적 적대 행위가 더해졌다. 우회적이라는 면에서 소극적이지만 반드시 누군가를 모함한다는 점에서 적대적인 행위를 일삼는 `썩은 사과의 소극적 적대행위`는 주로 상사에게 특정인을 험담하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의견은 완강히 거부하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실제 B지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CEO에게 미국 지사를 감사하러 온 사람들을 우회적으로 모함했고, 자신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할 경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D본부장은 아예 증거까지 조작해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함하는 방식을 썼다. 마지막으로 업무방해란 조직구성원의 행동을 감시하듯 지켜보거나 협력작업에 쓸데없이 간섭하고 권력을 남용해 남에게 처벌을 내리는 행위다. D본부장이 반대파를 모함하기 위해 끝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감시하는 것이나, B지사장이 본사에서 문제 파악을 하려 할 때마다 "미국의 문화는 완전히 다르다"며 문을 닫아걸고 개혁이 불가능하게 만든 것 모두 전형적 업무방해에 해당한다.
▶ 썩은 사과 증후군과 조직 오염
`썩은 사과`의 저자들은 조직이 오염되는 것을 `썩은 사과 증후군(Bad apple syndrome)`이라고 표현한다. 조직 내에 정서가 불안정한 사람이 섞여 있을 때 전체의 임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실제 심리실험에서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2명과 안정적인 2명을 한 팀으로 묶고 관찰한 결과, 4명 모두가 불안 기질을 보이는 팀과 마찬가지로 임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정서불안을 겪는 구성원들이 다름 팀원들에게 부정적 에너지를 전파시키는 것이라고 `썩은 사과` 저자들은 설명한다. 우수 인력이 떠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손실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썩은 사과는 일종의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로 볼 수 있다"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심리적 에너지를 탈진시켜 버리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어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 고갈은 곧 조직 전체의 에너지 고갈과 연결돼 조직이 썩은 사과가 떠나도 쉽게 회복될 수 없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박광서 대표는 "썩은 사과가 조직에 큰 해악을 끼친 경우 사람들이 심리적인 타격을 입고 트라우마에 빠질 뿐만 아니라 방어기제 작동으로 피해자들의 성격과 행동패턴도 변한다"며 "결국 조직이 완전히 복구되는 가장 쉬운 길은 썩은 사과도 피해자도 모두 해당 조직을 떠나는 것인데, 그렇게 될 때 회사의 손실은 계산조차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앞선 사례에서도 A사는 미국 지사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CEO도 판단력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심을 사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많은 인재들이 모함 때문에, 현지 우수 인력들이 B지사장의 악행으로 회사를 떠난 것도 큰 손실이었다. C사의 한국 본부 역시 썩은 사과를 골라낸 뒤에도 한국 지사 자체가 오염돼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파벌의 후유증까지 남아 있는 상태다.
[고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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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는 주변에서는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썩은 사과인 줄 모른다. 또 대부분 직장 동료가 썩은 사과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관리자는 썩은 사과가 누구인지 모르고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썩은 사과 보호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조직에서 썩은 사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누가 썩은 사과인지부터 명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주변에 자신을 힘들게 하는 동료나 상사가 있다면,아래 표에서 직접 평가를 해보라. 점수 합산이 48점이 넘는 주변 인물이 있다면 그는 썩은 사과다.
◆ 썩은 사과에 대응하기 : TOCS(Toxic Organization Change System) 전략
썩은 사과를 골라내고 제거하는 과정, 썩은 사과가 제거하기 위해서는 1대1 대응, 팀 대응, 조직적 대응 등 3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썩은 사과` 저자들의 제언이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TOCS 전략이다. 조직정책, 인사평가, 리더십 계발, 360도 피드백 시스템, 스킵레벨 평가가 포함된다.
우선 썩은 사과 문제는 `한 사람`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사람을 직접 대면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부터 대응이 시작돼야 한다. 리더십 계발과 코칭으로 썩은 사과 치유를 시도하고 향후 발생을 방지하려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뒤 도저히 회복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고해야 한다. 이런 1대1 방식으로 문제에 성공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가장 좋은 방식은 조직과 팀 단위의 전략을 함께 적용하는 것이다. 팀 단위로 360도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고 스킵레벨 평가를 가능하도록 만들어 직속상사를 한 단계 건너뛰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여기에 조직가치를 함께 만들고 공유하면서 썩은 사과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인사평가를 통한 걸러내기 등 조직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썩은 사과에 대응하는 다양한 조언을 내놓고 있다. 박광서 타워스왓슨 한국 대표는 "썩은 사과를 걸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역량평가`를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성과평가가 우수하면 인센티브나 연봉으로 보상해주고 승진 등 인사 문제는 임직원의 소통능력과 인화력 등을 모두 고려한 역량평가를 통해 이뤄져야 썩은 사과가 승진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원급이 아닌 중간관리자나 그 이하 직위의 썩은 사과를 골라내기 위해서는 CEO가 현장을 자주 돌아보면서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현장에 간다고 해서 곧바로 누가 썩은 사과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문제가 있다는 건 직감적으로 감지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썩은 사과 걸러내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항균 사과박스 만들기
썩은 사과를 골라낸 후에도 오염된 다른 사과들을 치유하고 망가진 조직을 복원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썩은 사과의 저자들은 "조직 치유는 썩은 사과 퇴치와 동시에 시작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호존중의 문화를 중심으로 인간 존엄성을 지지하는 가치관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을 만들고 치유 과정을 통해 썩은 사과가 남긴 문제상황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썩은 사과가 제거된 이후의 조직은 처음 구성될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0에서 시작했던 것과 달리 최소 -1의 상황에서 시작되는 조직 분위기 재건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고 교수는 "썩은 사과가 미친 악영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낙관성으로 오염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염된 조직 복구가 끝났으면 썩은 사과가 발생하거나 조직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또한 썩은 사과가 침투했더라도 내성이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른바 `항균 사과박스`만들기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다면적인 인성검사와 시나리오 면접 등으로 채용과정에서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 채용 과정에서 걸러낸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 "그래도 임원들 평가에 채용성과를 평가하는 항목을 넣어 신중한 채용을 구조적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평가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기 때문에 조직을 `항균 사과박스`로 만들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문화를 잘 만들 필요가 있다"며 "조직가치를 함께 공유하거나 함께 만드는 과정을 거쳐 썩은 사과가 스스로 발을 못붙이도록 하는 문화를 건설하는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혹시 내 동료가 썩은 사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직장에서 `썩은 사과`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첼 쿠지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는 저서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에서 `썩은 사과`를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그 사람`을 떠올리며 다음 각 항목에 대해 1~6점의 점수를 매겨 보자. 전혀 아니면 1점, 완전히 똑같으면 6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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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연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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