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MBA] 경영의 한계, 예술로 넘어라

ngo2002 2012. 9. 1. 15:37

[매경MBA] 경영의 한계, 예술로 넘어라
기사입력 2011.12.16 17:10:47 | 최종수정 2011.12.16 18:40:3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영국 최대 민영방송국 ITV는 여러 방송국들이 합병해 만든 회사다. 서로 다른 문화와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충돌과 마찰이 생겼다.

문제는 충돌이 생겨도 모두 자신이 옳다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골머리를 앓던 ITV의 CEO는 한 컨설팅 회사를 소개받았다. 기존 경영 난제들을 예술기법을 활용해 풀어내는 회사였다.

이 컨설팅 회사는 먼저 조직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관찰한 다음, 회사의 상황과 문제를 묘사하는 창작연극을 만들어 직원들 앞에서 공연했다. 연극이 끝난 후 직원들에게 연극에서 나타난 갈등 장면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그들의 제안대로 연극의 장면을 고쳐서 다시 연기했다.

많은 글로벌 기업은 이미 기존 경영기법들이 풀지 못하던 난제들을 예술기법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대표적이다. 매일경제는 사내 대학인 픽사 대학의 엘리스 클라이드먼 학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예술이 조직 내 협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들어봤다.

[용환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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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MBA] 감성을 파는 기업 예술과 通하였느냐
회사 비전 詩로 쓰고 브랜드색깔 음악으로 표현
생각의 빈공간 많을수록 새로운 아이디어 샘솟아
연극·음악 프로그램 통해 창의력 키워 트렌드 이끈다
기사입력 2011.12.16 13:57:57 | 최종수정 2011.12.16 17:24:3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 최고의 변호사 300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한 로펌. 이 로펌의 변호사들은 한 명 한 명이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각자 맡은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다보니 서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지 않았다. 이에 A로펌 대표는 250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리듬밴드 워크숍을 개최했다. 각각의 팀들에 최소한의 가이드를 주고 서로 협력해 합주를 발표하게 했다. 변호사들은 연주할 곡목 선정부터 합주 방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각자의 리듬악기와 자신들의 음성을 사용해 합주를 완성했다. 두 달 후 A로펌 대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변호사들은 매일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고 있었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함께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미국의 종합법률사무소 `펜윅앤드웨스트(Fenwick & West)`의 사례다. 이처럼 예술을 활용해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술이 기업으로부터 일방적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과 예술의 관계는 주로 시장에서 자생적인 생존이 어려운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를 위해 기업이 후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예술을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기도 했다. LG그룹의 명화시리즈 광고나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를 활용한 펜잘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예술이 주로 제품디자인이나 마케팅 활동, 즉 조직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에 기여했다면, 최근에는 조직 내부의 고객인 조직원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이는 내부 조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역량을 구축하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생활용품회사 유니레버는 회의 내용을 화이트보드나 종이에 문자와 도형으로 시각화하는 예술 기법인 ‘그래픽 퍼실리테이션’ 을 활용한다. <그림 제공=디자인진흥원>
마케팅의 구루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가치가 주도하는 `마켓 3.0`시대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도출되고 이에 따라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할 수 있는 가치사슬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새로운 창조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창조성의 원천인 예술활동을 경영에 적용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토이스토리, 몬스터주식회사 등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도 직원들을 상대로 한 예술교육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 예술활동을 통해 사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외부의 아이디어들을 계속해서 접하다보니 픽사 직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예술이 경영에 접목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조직의 비전을 시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고, 직원들에게 재즈 즉흥 연주를 연습하도록 해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는 관리능력을 함양시킬 수도 있다. 해외 글로벌기업들은 과감하게 예술적 방법론을 경영에 도입하고 있다.

일본의 글로벌 통신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은 미국의 대형 웹호스팅 회사인 베리오(Verio)를 인수했을 때 직면한 문화 차이를 조형물을 이용한 전략기획 워크숍을 통해 해결했다. 영국의 최대 민영방송인 ITV도 여러 회사를 합병한 뒤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연극 워크숍으로 극복했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경우 브랜드 관리자들이 음악 이론을 공부한 뒤 원하는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음악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이들 성공 사례는 선진국의 경영 대학과 MBA에 개설된 예술기반 경영 관련 교육과정에서 소개되고 확산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는 리더십과 팀워크를 가르치기 위해 재즈, 연극, 음악 등 예술을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밥슨 대학 MBA에서는 첫 학기에 모든 학생에게 예술에 관한 강도 높은 수업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회사인 `아츠 앤드 비즈니스(Arts & Business)`는 기업의 요구에 맞게 예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예술적 방법론을 경영에 접목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 예술품을 전시하거나 예술동호회를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직 국내 성공 사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예술경영을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오픈 포럼 `기업과 예술의 새로운 만남`을 기획했던 전수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예술을 단순히 기업이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메세나 관점`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적 지식과 직관은 경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경영에 예술적 방법론을 접목시켜야만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용환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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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선진국의 예술경영 성공사례
시인과 함께 창의력 높이고…록·클래식으로 브랜드 가치 표현
기사입력 2011.12.16 13:55:3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벤처기업 대표들과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이 텔레콤 업계의 미래를 조형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 제공=센테니얼 벤처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연극, 시, 조형물, 음악 등 예술기법이 경영의 여러 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되고 있다. 예술기반 경영이 동호회 활동 지원이나 업무공간 개선에 그치고 있는 한국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의 도움을 받아 예술경영의 성공사례들을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① 연극 통해 기업의 비전 및 행동규범 공유

영국 최대 민영방송인 ITV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방송국이 합병돼 만들어진 회사다. ITV는 회사의 가치규범을 전달하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연극 워크숍을 기획했다. 조직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관찰해 회사의 상황과 문제를 친숙하게 묘사하는 창작연극을 워크숍에서 공연한 것이다. 이후 조직 구성원들에게 연극에서 나타난 그 장면의 행동들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의견을 모았고, 그들이 제안한 대로 연극의 장면을 고쳐서 다시 연기하는 방식으로 연극 워크숍이 진행됐다. 그 결과 동료들 간의 관계가 좋아졌고 이를 통해 협동이 증진되고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향상됐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는 "남을 평가하기는 쉽지만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불편하고 어려운 과정"이라며 "이 연극 워크숍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② 직원들이 직접 브랜드 표현할 음악 만들어

직원들이 기업의 브랜드 정체성과 포지션을 나타내는 음악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전 세계 65개국 160여 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한 인터콘티넨털호텔은 호텔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들려줄 음악을 만들었다. 특이한 것은 브랜드팀이 음악적 훈련을 받아 음악의 구조를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2007년 음악예술가들과 인터콘티넨털의 글로벌 브랜드팀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 참석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스태프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브랜드팀이 음악적 요소에 따라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음악적 이해 수준과 분석능력을 높이는 교육을 실시했다. 브랜드팀이 브랜드 이미지와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청각적 형태에 대해 탐구하고 아이디어를 냈으며,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아이디어의 구조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호텔과 리조트 내부의 공공장소에 틀어졌다. 이 음악은 전 세계 160여 개의 분리된 호텔과 리조트의 조직문화를 일치시키는 데 사용됐다. 워크숍 참가자인 브랜드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언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표현방법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③ 협연을 통한 유대감 강화

예술 기반 경영은 개인적인 성향이 있는 변호사들의 협력을 증진시킨다. 약 300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종합법률사무소 펜윅 앤드 웨스트(Fenwick & West)는 소속된 변호사들이 각자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분리돼 일을 하기 때문에 서로 간에 지식이나 정보교환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소통이 부족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이 회사는 250여 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리듬밴드 교육을 기획해 추진했다. 변호사들은 이 교육에 참여하기 전에 각자 리듬악기를 준비했다. 회사 측은 연주에 앞서 리듬교육이 조직에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즉흥적 대처와 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변호사들에게 주지시켰다. 또 리듬악기의 합주에 대해 간단하지만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을 주고 변호사들이 서로 협력해서 합주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 연주하게 했다. 두 달 후 성과를 확인한 결과 리듬밴드 합주를 통한 상호작용활동 경험이 조직 의식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변호사들은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하게 됐으며 창의력이 향상됐다.

④ 조형물 이용해 공동 목표 수립

일본의 글로벌 통신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은 2000년 미국의 웹호스팅회사인 베리오를 인수하고 나서 조형물을 이용한 전략수립 워크숍을 진행했다. 동양과 서양의 대형 회사가 합병하면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문화와 경영철학의 이질감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NTT와 베리오를 대표하는 27명의 고위관리자들이 모인 것.

이들은 조형물에 베리오의 핵심적인 강점과 약점, 강점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 제거해야 할 약점과 그 방법, 베리오가 세계적인 시장 지위를 가지기 위한 조직의 구조 등을 표현했다. 조형물을 만드는 동안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이 증진됐고 팀워크가 강화됐으며 공통의 목표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⑤ 시인 상주시켜 감성적인 직관 제공

도브, 립톤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는 직원들의 창의력를 자극하기 위해 시인을 고용해 제품개발센터에 상주시켰다. 시인은 브랜드팀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감성적인 직관을 제공했다. 그 결과 유니레버 내 여러 개 브랜드팀 중 시인이 속해 있던 섬유유연제 혁신그룹이 가장 창의적인 그룹으로 평가되면서 그 효과를 인정받았다. 유니레버는 혁신을 중시하는 진취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예술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연극, 그림, 시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예술이 창의력의 촉매로 사용되고 있다.

⑥ 밴드 경험 살려 경영관리 지표 개발

밴드 리더를 지낸 경험을 경영에 활용한 CEO도 있다. 미국의 직장건강보험 및 직원복지시스템에 대해 컨설팅하는 베네펙스의 스콧 펠로킨 사장이 주인공이다.

컨설팅회사의 실적은 컨설턴트들의 영업 활동에 따라 좌우된다. 영업 컨설턴트들은 자신의 영업능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그들이 이직하면 회사의 자산인 영업 네트워크도 함께 유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전에 충성도ㆍ몰입도(commitment)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 헤비메탈 밴드의 리더로 있었던 스콧 펠로킨 사장은 다른 밴드로 옮길 생각을 가진 멤버가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밴드 리더에 협력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고, 변화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반대하며, 리허설이나 공연에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 무례하고 실례가 되는 말을 자주하며, 밴드 내 계급이나 상하관계를 붕괴시킨다.

펠로킨 사장은 이를 활용해 컨설턴트의 충성도를 평가하는 관리지표를 만들고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어하는 컨설턴트들을 추출해 해고했다. 그 대신 베네펙스에 충성도가 높은 컨설턴트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집중해 교육비용을 50% 감소시켰고,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효율성 높은 컨설턴트팀을 보유하게 됐다. 그 결과 2000년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 5년 만에 순이익 900만달러, 직원 47명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 도움말=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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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사내 갤러리·동호회 지원…국내기업은 이벤트뿐
예술기법 효과 계량화할 필요…직원 만족도 조사도 활용할만
기사입력 2011.12.16 13:52:5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화장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기업이다. 감성을 터치하는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예술과 문화를 이해하고 감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직원들을 상대로 감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지난해 개설된 `미술에 마음을 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미술관 전시를 관람하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강의를 직접 듣고, 작가의 공방을 방문한다. 유리공예 등을 간단하게 실습해 보기도 한다.

사옥은 갤러리처럼 꾸며졌다. 1층 입구에는 미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Love)`, 강형구 화백의 `우먼(Woman)`, 백남준의 `당통`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각 층에도 예술작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주기적으로 작품을 교체해 직원들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제조업체인 포스코도 2009년부터 사내 직원용 창의 놀이 공간인 `포레카(POREKA)`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기존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개방과 공유의 문화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포레카 공간에서 다양한 인문ㆍ예술 동호회, 전시회 등을 체험한다. 창의적 발상과 이를 가시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창작 패턴을 습득한다. 동호회와 개인의 활동 성과와 창작품을 조직 내외부에서 발표하고 전시하기도 한다.

포레카에서 운영하는 창의력 증진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부서별로 격월 두 시간씩 진행하는 창의력 증진 워크숍과 인문예술 창작 프로그램, 격주 토요일마다 개인별로 신청하는 주말 가족 프로그램이 있다. 인문 예술 창작 프로그램은 수채화, 아트드로잉, 피아노 연주와 감상,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으로 월 1회, 두 시간 동안 참여하도록 한다. 주말 가족 프로그램은 직원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복지 프로그램으로 미술치료, 마술, 음악감상, 무용창작, 연극체험 등 다중지능 개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포레카는 개설된 지 얼마 안 됐지만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과 기업에 대한 애착, 만족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몰입도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포레카를 방문하며 벤치마킹하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늘어나면서 기업 이미지가 제고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많은 국내 기업이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며 "조직의 비전과 연계된 전략적 활동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수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교수도 "한국에서는 예술 기법이 경영 전략이나 운영, 프로세스에 결합되지 않고 직원 복지 차원에서만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예술경영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영인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영인이 예술 기법의 도입이 성과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도 예술경영을 `불필요하게 시간만 잡아먹는` 업무 외 활동으로 인식하고 형식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예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영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포스코가 2009년부터 운영 중인 창의적 놀이공간 룏포레카룑. 이곳에서 직원들은 문화예술을 감상하고 창조적 혁신을 위한 교육도 받고 생각도 가 다듬는다. <사진 제공=포스코>
이 때문에 예술 기반 경영활동의 효과를 계량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 경영의 가치 또는 혜택은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 경영 프로세스의 효율성 제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유무형의 자산 형성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원 만족도 조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06년 미국의 한 회사가 진행한 `연극을 이용한 리더십 개발과 협력 증진` 프로젝트는 예술 경영이 분명한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6년 위험했던 이 회사의 재정 상태는 프로젝트 실시 후 바로 다음해에 회복됐다.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프로젝트 이후 △직원 중 74.2%가 팀내 협동이 잘되고 있다고 답변했고(전년 대비 25% 증가) △직원 중 76.2%가 회사의 전략적 목표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전년 대비 30% 증가) △또 79%가 회사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했고(전년 대비 35% 증가) △77%가 직장 내 고위관리자의 리더십을 신뢰(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는 "예술 기반 경영은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가 크다"며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는 단지 한 사람의 시인을 고용해 브랜드팀에 영감을 주도록 했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브랜드 마케팅에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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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사내 예술교육 고갈되지않는 창의성의 원천
엘리스 클라이드먼 픽사대학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1.12.16 13:41:3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누구나 한번쯤은 봤거나 들어본 영화 제목들이다. 바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작품들이다.

픽사는 외부 컨설팅이나 아웃소싱을 이용해 아이디어나 스토리를 만들어내거나 조직 내부에 있는 몇 명의 천재 두뇌 집단에 의해 창조성을 발휘하는 회사가 아니다. 조직원 전체의 협업을 통해 고갈되지 않는 창조성을 구현하는 독특한 조직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처럼 픽사가 지속적으로 창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픽사 대학(Pixar University)`이라고 불리는 사내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픽사 대학은 약 1200명의 조직원이 조직 내 장벽을 없애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원활하게 교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대학의 커리큘럼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마케터, 의상 디자이너, 요리사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평등한 위치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픽사 내부 직원들은 일주일에 최소 4시간씩 교육을 받고, 교육 참여는 업무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다.

매일경제는 엘리스 클라이드먼 픽사 대학 학장과 전화 인터뷰하면서 예술 교육이 회사 내부의 협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들어봤다. 클라이드먼 학장은 "예술 교육(예술을 통한 교육)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이고 자아 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또 "개성이 강한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픽사 대학은 픽사의 사내 교육기관이다. 굳이 `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왜인가.

"픽사 대학은 픽사의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의 부서로 정식 학위 대학은 아니다. 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대학과 같은 이념의 교육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계속적인 교육을 통해 심도 있는 배움의 길로 인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학`하면 즐거운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즐겁게 교육을 받다 보면 직원들은 좀 더 창의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픽사 대학은 왜 설립됐는가.

"1930년대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미술의 기초가 없었던 직원들을 위해 강사를 초빙해서 교육시켰다. 디즈니 출신들이 힘을 합해 설립한 픽사도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았다. 1980년대 초반부터 사내 교육을 시작했다. 정식으로 `픽사 대학`이 시작된 것은 1996년이다. 당시 픽사 사장이었던 에드윈 캣멀(Edwin Catmull) 사장은 과학자, 행정 사무직원 등 전 직원들에게 데생 클래스를 들을 의향이 있는지 이메일로 물어봤다. 무려 90%의 직원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10주 과정의 데생 클래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술 강좌가 시작됐다. 사내에 예술 교육과정을 만든 것은 픽사 대학이 처음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픽사 대학`으로 발전했다."

-직원들에게 예술 교육을 시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캣멀 사장이 처음으로 시도한 데생 클래스를 예로 들어보겠다. 데생을 하기 위해서는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캣멀 사장은 관찰하는 습관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데생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같은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창의력을 기르는 데 예술 교육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픽사 대학을 설립한 후에 픽사의 성과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우리는 성과를 채점하지 않는다. 창조를 위해 만든 공간에서 점수를 매기고 채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채점을 위해서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한데, 창조성은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다. 단지 창조성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킬 뿐이다. 우리는 채용할 때부터 창의적인 직원들을 선별해서 뽑는다. 예술 교육은 이들이 가진 창의성이 조금 더 쉽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재무 행정, 컴퓨터 시스템 담당자, 심지어 사내 경비원, 요리사들도 수강한다는데.

"맞다. 존 레스터(John Lasseter) 픽사 사장은 모든 직원이 실제 액션 영화 제작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무직도 영화 제작자가 돼봐야 자신의 업무가 전체 영화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영화 제작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픽사 대학에서는 매년 한 차례씩 영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직원이 실제 액션 영화를 제작한다. 극본도 일반 직원들이 쓴다. 일반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픽사 내부에서 공유된다. 이들이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해 배우고 작업을 알게 되면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평가를 잘할 수 있게 된다. 픽사의 영화 제작자들은 내부 직원들이나 외부 일반인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환영한다."

-픽사 대학이 픽사에 왜 중요한가.

"픽사 대학은 픽사에 있어서 `영감` 그 자체다. 창의적인 직원들이 지식의 범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예술을 매개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픽사 대학이 존재하는 정확한 이유다. 픽사 대학의 예술 교육 과정에서 직원들은 다른 부서의 직원들뿐 아니라 조각가, 화가 등 예술가와도 교류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과 다른 스타일의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된다. 픽사 직원들은 하나하나가 창의적인 인재들인데 이들이 예술 경영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이들이 가진 아이디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우수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픽사 대학이 픽사 직원들 간의 협업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건설적인 비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 수업을 수강하는 참여자들은 퍼포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퍼포먼스에 대해 비평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예술 수업을 통해 연습한 비평 기술을 통해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또한 영화제작팀과 그외 스태프들이 함께 예술 교육을 받는 동안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말이 서로 잘 통하게 되면 일상 업무를 할 때도 당연히 상호작용이 원활해진다."

-픽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를 픽사 내부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픽사 대학이 그 비결인가.

"지속적인 교육이야말로 픽사 대학의 핵심이다. 픽사 대학은 픽사 직원들이 계속해서 외부 아이디어에 노출되도록 한다. 협업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픽사 직원들의 특징이다. 픽사 대학은 직원들이 평범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더라도 훌륭한 아이디어로 개선시킬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애플 대학, 구글 대학 등 픽사 대학과 유사하게 사내 교육기관을 갖춘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대학은 사람들에게 창조성을 심어주고 배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배우고 싶어한다. 기업이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직원들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행복한 직원들은 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 픽사 대학의 교육 과정은 애플 대학, 구글 대학보다 더 다양하다. 드로잉, 프린팅, 조각, 제스처 등 일주일에 10~30차례의 클래스가 열린다. 즉흥 연기를 할 수 있는 클래스도 있다."

-픽사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점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하나.

"두 가지다. 첫째,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무엇이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는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항상 들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내 방 문이 항상 열려 있는 이유다. 둘째,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봐라. 아티스트만 예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기술자들만 특별한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시스턴트라도 배우고 싶어하면 가르쳐줘야 한다. 픽사 사장도 배우고 싶을 때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 She is…

엘리스 클라이드먼(Elyse Klaidman) 픽사 대학 학장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 워싱턴DC, 프랑스 파리, 스페인 등 다양한 곳에서 성장했다. 어려서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림 그리기, 연기하기, 박물관 관람을 특히 좋아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티스트, 아버지는 작가였다.

클라이드먼은 1982년 미국 웨슬리안 대학에서 순수미술로 학사 학위를, 1985년 미국 아메리칸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직후에는 예술을 이용해 학습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1987~1991년 킴벌리 아트 갤러리에서 디렉터를 맡았다. 1991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림 강의를 했다. 1996년 이 강의를 수강한 픽사 아티스트가 에드윈 캣멀 픽사 사장에게 유능한 미술강사라며 클라이드먼을 추천했다. 캣멀 사장은 면접을 마치자마자 클라이드먼을 픽사의 파트타임 미술강사로 임명했다. 클라이드먼은 1년 반 동안 강의한 뒤 1998년 픽사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첫 임무는 픽사 대학의 예술 커리큘럼 책임자. 그 후 예술과 영화 커리큘럼 책임자, 고문서 관리실 책임자를 거쳐 2009년 픽사 대학 학장이 됐다.

[황미리 연구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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