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 MBA] 불경기 이겨내는 스마트 구매비법

ngo2002 2012. 9. 1. 12:57

[매경 MBA] 불경기 이겨내는 스마트 구매비법
단가 후려치기 아닌 협력사 신뢰관계가 기업 경쟁력 본질
기사입력 2012.08.17 17:15:11 | 최종수정 2012.08.18 13:59:0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협박과 읍소.`

한 경영전문가는 그동안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구매현장`에서 벌인 행위를 이 두 단어로 요약했다. 이 전문가는 또 "사실 어려움에 처한 공급사나 구매사, 갑과 을 누구나 최고의 구매 협상 전술로 `읍소`를 꼽았다"며 "그러나 장기불황으로 모두가 힘들어진 때에는 협박도 읍소도 통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불경기에는 `비용절감`이 기업의 절대적인 화두가 된다. 당연히 협력업체로부터 들여오는 부품이나 서비스의 원가부터 낮추고 싶어하는 게 대다수 CEO의 심리다. 성공하면 곧바로 수익이 개선되기 때문.

그러나 당장의 실적 개선이 미래의 성공에는 독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리하게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협박하면 읍소하던 공급사는 제공하는 부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희생시킨다. 시장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상품의 경쟁력도 함께 떨어지고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다. 미국의 한 자동차 회사는 실제로 그래서 완전히 몰락한 사례가 있다.

매일경제 MBA팀은 `단가 후려치기`라는 `꼼수`를 벗어나 공급사의 경쟁력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만드는 `기업의 스마트 구매전략`을 취재했다. `전략구매`의 원조격인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의 구매전략 및 실행 부문 대표 존 블라스코비치를 인터뷰했다. 최정욱 국민대 교수, 김대기 고려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스마트 구매`에 대한 전략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협력사로부터의 구매를 단순한 `거래`로 생각하면 제품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거래가 아닌 `신뢰관계`를 본질로 삼으라"고 입을 모았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 MBA] 불황을 이기는 구매전략
스마트 구매의 마법…`단가 후려치기` 꼼수를 굴복시키다
기사입력 2012.08.17 14:59:33 | 최종수정 2012.09.10 11:24:5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왜 성공 = 두부는 식품회사의 자존심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가공식품이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동의 업계 1위 풀무원 `찬마루 두부`를 넘어서기 위해 경쟁사들은 온갖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좀처럼 격차가 줄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풀무원이 더 맛있는 두부를 만들고 마케팅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다. 비밀은 바로 `구매`에 있다. `화학응고제`가 아닌 `천연응고제`를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회사가 오직 풀무원하고만 거래를 한다. 오랜 기술개발 기간을 풀무원이 기다려줬고 개발비용이 충분히 회수될 수 있도록 약속한 가격 수준에서 구매에 나섰다. 갑과 을의 일방적인 관계에서 하도급을 받은 게 아니라 함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구매`에 나섰던 풀무원이 결국 시장에서 승리한 셈이다.

# 왜 실패 = 최근 뼈아픈 구조조정을 거치며 겨우 살아난 미국의 한 자동차 업체. 이 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품질이 떨어져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자동차 회사가 왜 어느 순간 `질이 안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전락했을까. 역시 비밀은 `구매`에 있었다. 오랜 기간 이 회사는 협력업체들에 `슈퍼 갑`으로 군림했다. 불황이 찾아오면 곧바로 부품 단가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한계에 부딪힌 협력사들은 5년 내구성을 가진 제품을 3년짜리로 바꾸면서 단가를 맞췄다. 당장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3년 뒤 `예상보다 너무 빨리 고장 난 자동차`에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분노하는 마음을 되돌리기는 정말 힘들었다.

불황기일수록 기업에 `저가 구매`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부품 등을 싸게 사면 그만큼 당장의 이익으로 연결돼 실적이 확 좋아지기 때문이다. 늘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은 그 유혹에 대부분 넘어간다.

품질 저하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아니라면 `모른 척`하고 싶은 욕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어차피 자신의 임기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력 약화와 품질 저하`라는 기업의 암세포는 바로 거기에서부터 자라난다. 물론 불황은 기업의 구매전략을 점검하고 강화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다른 기업이 근시안적인 `단가 후려치기`를 하고 있을 때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찾아내 신뢰를 쌓고 장기적인 `윈윈(win-win)` 관계를 형성한다면 돌아온 호황기에 시장의 새로운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구매전략의 가장 좋은 친구는 불경기(The best friend of purchasing is hard time)`라는 말이 널리 퍼진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MBA팀은 불황기 기업의 `스마트 구매전략`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들을 만났다.

먼저 `전략구매` 컨설팅의 원조 격인 AT커니의 구매 부문 대표 존 블라스코비치를 인터뷰하고, AT커니 코리아의 봉찬식 파트너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이론적인 뒷받침을 위해 경영학계에서 구매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최정욱 국민대 교수, 김대기 고려대 교수를 만났다.

국내외 전문가와 석학들은 "스마트 구매의 핵심은 거래가 아니라 `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블라스코비치 대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만약 단순 거래만 하는 경우라면 `신뢰 관계` `장기적 협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협력사ㆍ공급사가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했을 때, 혹은 비용 절감 방법을 생각해냈을 때를 생각해 보라. 이때에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구매자에게 먼저 협력사가 다가올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뢰와 협력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당장에 큰 피해는 없어 보이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도약해야 할 시기에는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정욱 교수는 "구매를 단순한 조달이나 거래로만 생각하면서 `상대방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오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구매자 입장에서 실제 협력사나 공급사로부터 사오는 건 그 물건이나 서비스가 아닌 그들의 `경쟁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사의 경쟁력을 사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구매를 단순한 거래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로 달리 볼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또 "`경쟁력`을 사오기 위해서는 협력사와 그 협력사가 만드는 제품에 대한 이해가 아주 높아야 한다. 이러한 이해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과 관심에서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비용도 절감하고 제품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풀무원의 찬마루 두부 성공 사례가 바로 이러한 스마트 구매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휴렛패커드(HP)를 `스마트 구매전략`을 잘 쓰는 또 다른 사례로 제시하며 "공급자들에게 `가장 독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공정한 구매자`라는 얘기를 듣는 게 바로 HP"라며 "공정한 보상과 신뢰감을 주는 HP에 혁신을 안겨주는 주인공이 바로 공급사와 협력사들이다. 그로 인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김대기 교수는 구매를 결혼에 비유했다. 역시 `관계` 중심으로 구매를 보는 관점이다. 김 교수는 "서로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순간 `구매 행위` 자체는 사실상 끝나는 것"이라며 "누가 가장 좋은 결혼 상대인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찾아보듯이 각 회사가 자기의 이상형(공급자)을 정확한 지표로 찾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결혼한 상대방에 대해 잘 대해주지 않거나 소홀히 하면 파탄으로 치닫듯이,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구매자가 공급자에게 피드백을 해주지 않으면 신뢰도 쌓이지 않고 늘 똑같은 얘기만 반복하다가 결별하게 된다"고 말했다.

불황의 시대 `스마트 구매전략`
납품업체와 거래 아닌 관계 쌓아라


[고승연 기자]

[구매전략] 납품업체와 거래 아닌 관계 쌓아라
AT커니 구매분야 대표 파트너 존 블라스코비치
혁신부품 제일 먼저 받고 싶은가?
기사입력 2012.08.17 14:53:10 | 최종수정 2012.08.17 14:59:1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잘 사야(purchase) 기업이 산다(survive).`

예전에는 `잘 산다`는 의미가 `싸게 산다`와 똑같은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완전히 변한 지금 이런 생각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정말 단 한 개도 팔리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력 확보의 시발점인 구매와 조달부터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이른바 `스마트 구매`를 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MBA팀은 구매를 `싸게 사는 전술`이 아닌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전략`임을 강조해온 AT커니의 글로벌 구매분야 대표파트너, 존 블라스코비치에게서 불황기 `스마트 구매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구매가 왜 중요한가.

▶일단 `구매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자. 구매란 공급자에게서 `최대한의 가치`를 얻어오는 종합적인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회사가 점점 더 공급자로부터 제공받은 가치에 자신의 가치를 덧붙여 제품 혁신을 이뤄낸다. 구매 과정에서 얻어올 수 있는 가치가 적다면 덧붙일 가치도 적어진다. 구매가 중요해진 이유다. 공급자 처지에서 보더라도, 공급사ㆍ협력사들은 예전처럼 그저 구매자가 요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구매자들이 이제는 장기적인 관계 속에서 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서비스 개선 방안을 제공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공급사ㆍ협력사도 이에 긴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협력의 사슬망 전체가 훼손될 수밖에 없고, 다 같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공급사나 구매사 모두 경쟁력과 혁신의 핵심적인 부분이 됐다는 얘기다.

-`구매ㆍ조달 전략`이라고 하면 많은 CEO는 `원가 절감`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구매사와 공급사의 관계가 순수하게 `비용`에만 집중된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략적 파트너십 자체가 없고 정말로 비용만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한 그런 방식의 `단기거래`로 인해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바로 떨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이나 전략적인 관계를 맺지 않은 공급업체들이 혁신적인 부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냈을 때다.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없는데 자신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부품이나 서비스를 들고 먼저 찾아올 리가 없다. 이는 구매업체에 불행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그래도 일부 기업은 `쥐어짜기`나 `무리한 단가인하 요구`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는데.

▶AT커니가 최근 전 세계 기업을 상대로 연구조사한 결과를 들려주는 게 좋겠다. 우리가 다양한 설문과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지금까지의 `구매ㆍ조달`과 미래의 `전략구매`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경영전략 차원에서 공급사와의 협력을 크게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다. 이 트렌드를 무시하는 기업이 있다면 아마도 공급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나 부품을 가장 나중에서야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공급사들을 세분화하고 공급시장 구조와 조건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다가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어나가야 한다. 예전에는 공급사를 찾는 게 구매였다면, 지금은 공급자들을 이해하는 게 구매전략의 핵심이 됐다.

-비용 절감을 하면서도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주먹구구식`으로 구매파트를 운영하면 안 된다. 여러 첨단 기법을 이용한 프로그램과 평가 방법 등을 잘만 쓰면 많은 부분에서 비용절감도 하고 협력사와의 장기적 파트너십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AT커니에서 제시하는 기법 몇 개를 소개해주겠다. 먼저 우리는 `구매조달 역량 평가모델`을 사용해 회사 전체의 구매역량을 측정한다. 이러한 기법이 개발된 게 벌써 20년이나 됐고 그동안 매우 발전해왔다. 여기에 수익관리모델까지 만들었다. 이를 자세히 설명해보면, 기업은 협력업체들이 처한 조건과 각 회사들의 역량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게 첫 번째다. 그 다음에 각각 협력사를 `세분화`해 자료를 정리해둬야 한다. 그 다음 자신의 회사가 가진 전체적인 구매역량의 수준과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공급관리를 제대로 하면서도, 비용을 줄이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실험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각 회사에 맞는 게 나올 것이다.

공급자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 있는지도 따져보라. 이렇게 되면 모든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높이는 것`과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모이게 돼 있다. 당연히 비용절감과 협력관계 유지는 아무 문제 없이 같이 갈 수 있는 것이다.

■ He is…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의 구매서비스실행 부문 대표 파트너다. 25년 넘게 항공우주, 소비재, 금융 등 분야에서 컨설팅 업무를 해오면서 특히 `전략적 소싱과 구매전략 전환`의 대가가 됐다. 한 소비재 회사의 구매전략 전환을 컨설팅해 18개월 만에 3억달러를 절감한 일은 구매분야 컨설팅 업계에서 전설로 남아 있다. MIT에서 항공우주공학으로 학ㆍ석사를 받은 뒤 뉴욕대(NYU) 스턴 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