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신문은 내 친구] 저축은행은 왜 영업정지 됐나요?
건설사 대출 부동산 침체로 회수못해 은행돈 횡령·유용 경영진 부도덕 한몫 내실있는 저축銀 골라 분산 저축해야 | |
| 기사입력 2012.05.16 17:02:50 | 최종수정 2012.05.17 09:43: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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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38) ◆
선생님은 "저축은행과 은행은 다르단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은 대신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란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들어 솔로몬ㆍ한국ㆍ미래ㆍ한주 등 저축은행 4곳이 영업정지됐습니다. 이 중 솔로몬ㆍ한국은 지방은행 못지않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던 대형 저축은행입니다. 작은 저축은행은 그렇다치고 큰 저축은행마저 잇달아 영업이 정지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개발을 하는 건설회사에 큰돈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하고 떼였기 때문입니다. 2005~2007년 아파트 건설 사업을 하는 회사가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아파트를 지어서 팔면 큰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던 덕분입니다.
그러나 2007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섭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가 팔리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땅을 사들인 상당수 부동산개발회사나 건설사들이 망합니다. 결국 이들은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이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입니다. 아파트 사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까닭은 이자를 받기 위해서였는데 이자는커녕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거죠. 더구나 저축은행들은 일반 은행들보다 재무구조가 못한 아파트 사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신용도가 낮아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회사들이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일반 은행들보다 부동산회사에 돈을 떼일 확률이 높았습니다. 저축은행이 부동산 사업에 큰돈을 빌려주게 된 데에는 정부 잘못도 있습니다. 저축은행이 더 많은 예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002년에 `상호신용금고`이던 이름을 `저축은행`으로 변경해주었습니다. 이름이 바뀌면서 거래 고객들의 신뢰도 높아졌습니다. 말하자면 저축은행도 은행이니까 안심하고 예금을 맡겨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정부의 갖가지 지원 정책 덕분에 저축은행들은 수조 원의 예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이 마땅히 돈을 굴릴 데를 찾지 못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저축은행들은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예금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 돈을 굴려서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야 했습니다. 이런 저축은행들의 구미에 딱 맞아떨어진 게 바로 부동산 대출이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하면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손쉬운 일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자마자 저축은행들은 대규모 손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축은행 스스로의 위험 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부실의 원인이 됐습니다. 부동산 사업 등 위험한 곳에 돈을 대출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닙니다. 사업 전반의 위험을 따져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러 부동산 사업에 대출을 하고 있다면 한 사업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얻는 이득으로 보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것을 위험 관리라고 하는데, 상당수 저축은행은 그 같은 능력이 없었습니다. 고위험 사업에 돈을 대출하면서도 이를 관리할 능력이 없으니까 영업정지라는 철퇴를 맞은 것이지요. 저축은행 사주들의 전횡과 비리도 문제였습니다. 아직 검찰 조사 단계이지만, 일부 저축은행 사주가 은행 예금을 마치 자신의 돈인 양 함부로 사용한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저축은행 회장은 영업정지가 임박하자 회사 돈을 챙겨 중국으로 밀항까지 시도했습니다. 저축은행은 회장ㆍ대주주의 전횡과 비리를 감시할 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감독 당국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주ㆍ경영진의 어처구니없는 비리를 막지 못할 정도로 감독이 허술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일부 저축은행의 비리는 은행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마치 사금고처럼 운영했으니 영업정지를 당하는 것은 자명한 결과라는 주장이지요. 그렇다고 모든 저축은행이 부실한 것은 아닙니다. 내실 있는 저축은행을 찾아 예금보호 한도 내에서 돈을 맡긴다면 굳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투자 원칙 중에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높은 이자를 주는 곳은 상대적으로 위험하거나 불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이자를 준다고 덜컥 돈을 맡길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금융회사를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인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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