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한국증시 왜 외국인에 휘둘리나요

ngo2002 2012. 5. 17. 10:05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한국증시 왜 외국인에 휘둘리나요
국내주식 32% 외국인이 보유 수출·수입등 대외의존도 높아 국제금융시장 변화에 민감
그렇다고 외국인 투자 막으면 주식시장 활성화에 역효과 자유화·개방화 흐름에도 역행
기사입력 2012.03.07 14:23:5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외국인 놀이터 전락한 한국 증권시장.`

중학교 2학년 규철이는 아빠가 보던 매일경제신문 A1면 기사의 제목을 보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논다는 게 무슨 뜻이지?"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다는 말인가?" 계속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해 일단 신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코스피, 유럽 재정위기, 글로벌 증시 쇼크, 외국인 1조2759억원 매도….`

아무리 봐도 모르는 말투성이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외국인과 한국 주식시장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아버지 말씀은 규철이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의 32%나 가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의 거의 3분의 1을 외국인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주식을 많이 사고팔 때마다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어떤 사건이 터져 외국인들이 갑자기 주식을 무더기로 팔거나 사면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올라갑니다.

주식 값이 오를 때는 불만 있는 사람이 적지만 급락하면 피해를 보는 투자자가 많이 생깁니다.

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주식을 많이 산 사람은 외국인이 한꺼번에 주식을 많이 내다 파는 바람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이 떨어지면 외국인들도 손해를 보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자는 엄청난 자금이 있는 이른바 `큰손`입니다.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져도 자금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시 가격이 오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투자하는 개인들은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습니다. 심하면 주식에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수도 있습니다.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안절부절못하게 되고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현금을 확보하자`는 마음으로 성급하게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아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큰손`인 외국인들은 이익을 보고, 개인투자자는 손해를 보는 일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막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럴수도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투자를 못하게 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더 많은 자본을 모으기 위한 것입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돈을 많이 보유한 기관들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이나 공제회처럼 우리나라에도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관들이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에 부족합니다.

외국인 투자자 중에는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많은 펀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야 시장 규모도 커지고 거래도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더욱이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사는 것은 우리 제품을 수출하는 것과 더불어 외화(달러)를 국내에 유치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의 거래를 허용했습니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에 달러가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그렇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자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나 얼마 전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져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한꺼번에 팔고 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던 겁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반복적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우리나라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규제할 수 있을까요? 답은 `그럴 수 없다`입니다.

매일경제의 2011년 8월 11일자 신문을 보면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정부는 콕 찍어서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만 차별적인 규제를 할 수는 없다.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은 국제 금융의 룰(규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 경제와 기업을 좋게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외국인만 규제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외국인 놀이터`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지만 가장 이상적이고 좋은 방법은 주식을 사는 주체의 비중이 외국인으로 편중되는 것을 막는 겁니다.

지금은 주식 보유 비중이 외국인 32%, 개인 21%, 일반법인 28%, 국내 기관투자가 14%이지만 앞으로는 국민연금과 공제회 같은 국내 기관들이 더 많이 주식을 사도록 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비중도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해 이익을 본 것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자유화ㆍ개방화의 세계적 흐름과 역행하는 조치라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장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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