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29)

ngo2002 2012. 5. 17. 10:01

철은 왜 `산업의 쌀` 로 불릴까요?
비교적 저렴하고 합성도 잘돼 여러 산업분야서 폭넓게 사용
세계 1등제품의 `밑거름`역할
기사입력 2012.01.18 17:11:13 | 최종수정 2012.01.18 17:11:4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29) ◆

여러분 `제철보국(製鐵報國ㆍ철로 국가에 공헌한다)`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포스코(옛 포항제철)를 설립해 한국 산업의 주춧돌을 세운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자주 하신 말씀이지요. 그는 지난해 12월 13일 향년 84세의 나이로 눈을 감으셨답니다. 박 명예회장은 "철은 산업의 쌀이다. 품질 좋은 철을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게 곧 제철보국"이라고 강조하셨지요. 그는 1968년 포항제철 초대 사장에 오른 뒤 1970년 포항에서 제철소 건설 공사를 시작해 1973년 6월 9일 국내 최초의 고로(용광로)를 준공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포스코는 세계 톱5 수준의 철강회사로 우뚝 섰지요.

포스코를 설립해 철강 자급시대를 열기 전까지 한국은 철을 수입해와야 하는 딱한 처지였습니다. 철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볼까요.

철은 지구상에 널리 존재해 인류가 발견하기 쉬운 물질이었지요. 사람의 몸에도 약 3~5g의 철이 들어 있답니다. 인간이 처음 사용한 금속은 구리였지만 철기시대에 이르러 인류 문명이 빠르게 발달했습니다. 철은 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다른 금속과 합성이 잘되는 성질을 띱니다. 우리 생활에 사용되는 금속 중 사용량이 가장 많은 것은 그 때문이지요.

철은 건축물 골재, 기계, 선박, 가정용 기구,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폭넓게 사용될 만큼 용도가 많아 철을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금석 한국철강협회 팀장은 "철이 없으면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산업 등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느 나라에서든 철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1970년 이전까진 보잘것없었답니다. 1918년 가동을 시작한 황해도 송림군 소재 겸이포제철소가 한국 최초의 제철 생산시설이었지만 전쟁 무기로 쓰이던 선철을 생산해 일본에 공급하는 역할을 주로 했지요.

한국전쟁 여파로 그나마 존재하던 제철 생산 기반이 크게 무너졌고, 1970년 이후 포항에 국내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건립하면서 한국의 철강산업은 도약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1973년 포항제철 가동으로 조강 생산량이 100만t을 돌파했고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이뤄지면서 한국은 2010년 기준 세계 6위(5891만t)의 철강 생산국으로 성장했답니다.

국내외 철강업체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요. 2010년 조강(쇳물) 생산능력을 살펴보면 네덜란드 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이 9060만t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고요. 허베이, 바오스틸, 안강그룹, 우한 등 중국 철강기업이 2~5위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6위는 포스코(3540만t)가 차지했는데 4~5위 업체를 금세 제칠 수 있을 정도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요. 한국 철강산업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철강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0년 10조원에서 2010년 약 30조원으로 대폭 커졌지요.

그 덕분에 철강은 국내 제조업의 9.2%를 차지하는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철강제품 수출액도 2000년 76억달러에서 2010년 250억달러로 껑충 뛰었지요.

근세 이후 철은 세계사의 흐름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자원이었습니다. 철을 많이 생산한 나라가 강대국으로 불렸고 러시아,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은 철강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18세기 들어 철은 인류 문명의 발전을 또 한번 자극하게 되는데요. 18세기 영국의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촉발합니다. 철광석과 석탄, 면직 등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이 발전하면서 증기기관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 영국이 산업 발전을 주도하게 되지요.

19세기 들어서는 독일이 철강업자를 등에 업고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합니다.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키기도 했죠.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철강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우면서 세계의 슈퍼파워로 우뚝 서게 됩니다.

이번에는 제철업체들이 생산하는 주요 철강제품을 살펴볼까요. 먼저 열연강판은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압연된 강판으로 냉연ㆍ전기강판의 중간소재로 사용됩니다. 강도가 높고 용접성과 가공성이 뛰어난 편이지요.

냉연제품은 표면이 깔끔하고 가공성이 뛰어난 고급 철강재입니다.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강판 등에 사용되지요.

후판제품은 보통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을 말합니다. 선박이나 대형 구조물, 교량 등에 투입되고 산업기계, 군수장비 등 특수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선재제품은 철로 만든 선을 뜻하며 나사, 못, 볼트, 너트, 스프링, 해저 케이블 등에 쓰입니다.

철근은 빌딩과 아파트, 항만, 다리 등을 지을 때 구조물을 튼튼하게 만드는 뼈대 역할을 하고, 전기강판은 변압기와 모터 등의 철심 재료로 활용됩니다. 스테인리스스틸은 주방용품, 건축물 내외장, 자동차부품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 철강재로 꼽히지요. 여러분, 철이 약방의 감초처럼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는걸 확인할 수 있겠지요. 철이 없는 세상,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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