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살림 `예산` 어떻게 짜나요?
정부·국회 상임위·예결위… 꼼꼼히 확인하고 조정하죠 지역선 `쪽지예산` 건네기도 | |
| 기사입력 2012.01.11 17:02:44 | |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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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지훈이는 뒤처진 과목을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했어요. 집에서는 아무래도 집중이 안 되니 독서실에 다니고, 체력도 중요하니 아령을 사서 운동도 시작할 생각입니다. 영어학원 외에도 수학학원에 새로 다닐 계획입니다. 이렇게 새해 여러 가지 결심을 하니 돈 쓸 곳이 많아졌어요. 이참에 어머니께 용돈도 올려 달라고 해볼까요? 지훈이처럼 새해 할 일을 정하고 어머니께 용돈을 타는 일들을 국가에서도 똑같이 한답니다. 바로 새해 예산이에요. 새해 예산 항목을 잘 들여다보면 올 한 해 국가가 어떤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고, 어떤 일에 돈을 쓰는지 알 수가 있어요. 매일경제신문 2일자 A14면 기사를 보니까 새해 예산이 국회에서 325조4000억원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네요. 나라 살림이 이렇게 큰 줄은 지훈이는 처음 알았어요. 근데 정부가 326조1000억원으로 예산을 짰는데 국회가 여기서 7000억원을 깎았다는 대목은 아리송했어요. "국가 예산은 어떻게 짜고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지훈이는 궁금해졌어요. 또 국회의원들이 `쪽지예산`을 넣었다는 얘기나, 정부가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준예산`을 집행한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어요. 지훈이는 먼저 예산을 어떻게 짜는지 알아보기로 했어요. 신문에 보니 정부가 짜놓은 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거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돼 있네요. 새로 2세까지 아기들 보육료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고 대학생 형들 국가장학금도 훨씬 더 많이 지원하기로 했다는군요. 할아버지ㆍ할머니를 위해 경로당에 겨울난방비를 월 30만원씩 지원해주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수당도 정부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주도록 했어요. 다리나 도로도 더 건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네요. 이같이 기업이나 아빠ㆍ엄마가 번 돈으로 세금을 내면 그 돈으로 국가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벌이게 돼요. 돈 들어갈 곳은 많지만 세금은 한정돼 있겠죠. 그러다 보니 `어디에 돈을 먼저 쓸까. 꼭 필요한 사업이 뭘까`를 고민하면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 골고루 돈을 배분합니다. 이런 일을 고민하는 곳이 나라 살림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입니다. 예산실은 먼저 복지부나 노동부 등 각 부처에 새해에는 어떤 사업을 벌이고 여기에 얼마만큼 돈이 필요한지 물어봅니다. 잘 듣고 그중에서 나라 경제정책 방향과 잘 맞는 꼭 필요한 사업만을 골라서 예산을 편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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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이 다 되면 국무회의에 넘겨서 대통령 승인을 받아 예산 편성을 마치게 돼요. 정부가 짠 이 예산안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로 넘겨 심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정부 예산안을 10월 2일까지 국회에 내도록 돼 있어요. 국회는 정부가 짜온 예산안에 대해 낭비요소는 없는지, 꼭 필요한데 혹시 빠뜨린 사업은 없는지 잘 검토해서 삭감도 하고 증액도 하면서 예산안을 확정합니다. 결국 국회가 정부가 수행할 사업과 세금이 쓰일 곳을 결정하는 것이지요.국민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낸 돈이다 보니 국회가 심의를 대충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러다 보니 절차도 복잡하답니다. 우선 국회 상임위별로 개별 심사를 한 후 국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심사를 하게 됩니다. 이 결과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하게 돼죠. 그만큼 예산 결정에는 국회 예결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럼, 예결위는 어떤 위원회일까요? 예결위는 여야 의원 50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예결위에서는 정부 예산안과 상임위 예비심사보고서를 토대로 종합심사를 합니다. 아주 작은 자투리 돈이라도 맞추기 위해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구성해 계수조정 작업도 해요. 이러한 조정작업을 거친 예산안에 대한 종합심사가 종결되면 예산안은 본회의에 상정돼 찬반 투표를 하게 되지요. 이런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정부가 안 된다고 했지만 국회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예산을 배분하기도 하고, 정부가 꼭 필요하다는 사업도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삭감하게 돼요. 예결위에서 예산이 사실상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동료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예산을 넣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칩니다. 자기 지역구에 꼭 필요한 예산을 쪽지에 적어 건네주기 때문에 이를 `쪽지예산`이라고 해요. 새해 예산도 1조원 규모가 지역구 `쪽지예산`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있네요. 쪽지예산은 국가 예산을 공익보다는 지역 이익으로 가져가는 것이에요. 한편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이기 때문에 꼭 나쁘게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어요. 그래도 나라 전체를 보지 않고 자기 지역만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은 일만은 아니겠지요. 예산은 국회가 12월 2일까지 의결하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어요. 하지만 이번 18대 국회도 이러한 법정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12월 31일 겨우 확정했네요. 그만큼 예산 배분이 치열한 토론과 상호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서 결정된다고 봐야겠죠. 국회가 예산을 확정해 주면 정부는 부처별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됩니다. 예산안이 확정돼도 갑자기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경기가 침체돼 실업자가 많이 생긴다면 정해진 돈만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할 때도 있어요. 국가는 이러한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게 되는데 이를 추가경정예산이라고 합니다. 본예산은 국회 의결을 얻어 확정된 예산이고, 수정예산은 정부가 예산을 국회 의결 전에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내용을 바꿔서 다시 제출하는 예산을 말해요. 아 참, 아까 궁금해하던 준예산에 대한 설명이 빠졌네요. 준예산은 국회가 1월 1일까지 예산을 확정하지 못하면 전년 예산에 준해서 집행하는 것이에요. 따라서 신규사업은 하나도 못하게 되지요.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도 나라가 멈춰서지 않도록 최소 기능은 할 수 있도록 한 장치예요. 하지만 준예산이 편성ㆍ집행된 적은 한 번도 없답니다. [전병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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