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3.0] `스마트 IT` 와 역행하는 생각들 | |
기사입력 2011.07.19 17:19:46 | 최종수정 2011.07.19 18:20:22 |
스마트폰 보안을 생각하다 보니 생각이 꼬리를 물어, 얼마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떠올랐다. 북한 소행으로까지 얘기가 커지며, 급기야 정부가 발표한 금융 IT보안 강화 종합대책을 보며 마음이 답답했다. 정보보호 책임자 지정을 의무화하고, IT보안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정보보호 기술 개발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다. 숲만 보고 나무를 못 보는, 스마트하지 않은 생각이다. 소위 금융IT대란의 핵심은 정보보호 기술과 인력이 부족함에서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업무의 프로세스화와 관리의 시스템화 부재가 원인이라고 보아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IT시장에서 `갑`에 의한 최저가입찰 지상주의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과 `을`의 명암이 뚜렷한 IT시장에 존재하는 또 하나 스마트하지 않은 인식은, IT서비스산업에 대한 과소평가다. IT서비스산업 시장 규모는 IT시장 전체에서 10%대에 불과하다. 이러한 왜소한 숫자와 더불어 산업 특성상 확실한 `을` 위치를 지니니 그 목소리 또한 크지 않다. 오히려 그룹사 지배구조에 부정적인 역할로 활용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지식서비스산업인 IT서비스는 국가, 사회, 그리고 타 산업 전체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갖고 있다. 산업의 중요성을 단순히 1차적인 시장 규모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각종 2차적인 유발 효과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환산지표가 절실하다. 이러한 IT서비스산업에 대한 스마트하지 못한 좁은 생각은 IT 전체로 증폭된 경향이 있다. 물론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삼총사로 상징되는 IT는, 대표적인 수출 먹을거리 산업이고 신성장동력 산업이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IT에 의한 무쌍한 작금의 변화를 보라. IT 기술과 제품, 그리고 서비스가 개개인 사고와 생활부터 사회, 문화, 정치 등 국가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때론 부정적인 영향을, 일개 산업의 진흥과 규제의 논리로 분석하고 대응할 수는 없다. IT의 진정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단순히 산업 관점으로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선 무엇보다도 스마트한 세상에서 스마트 IT에 대한 최고로 스마트하지 않은 생각은 정보통신부를 없앤 것이다. 국민의 인터넷 문화에 대한 고민, 사회를 투명한 시스템으로 만들고 산업 체질을 개선하는 IT 역할론, 그리고 선진 전자정부 구현을 걷어내니, 뼈만 앙상하게 남은 IT는 잘나가지만 특혜만 받아왔던 하나의 산업, 그뿐이었다. 그것이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원인이고 논리였다. 정보화라는 기치 아래 전 세계 최고의 인터넷과 IT활용 능력을 보유한 국민을 갖게 되고, 선진국형 사회시스템으로 치달으며, 글로벌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게 했던 대한민국 정부의 1등 상품을 기억해야 한다. 누가 집권정당 당대표가 되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진정한 IT강국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폰 하나 구입해서 쓰다 보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밟아 금융IT대란, IT서비스산업과 IT에 대한 편견, 그리고 정보통신부의 향수까지 생각이 흘렀다. 내가 산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대한민국 대표 IT기업 광고에서 평창의 영웅 김연아가 속삭인 것처럼, 언젠가 다시 `스마트하길 잘했다`를 외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임춘성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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