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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3.0] 글로벌 협업 시대를 위해

ngo2002 2012. 3. 19. 10:13

[디지털 3.0] 글로벌 협업 시대를 위해
기사입력 2011.06.21 17:20:06 | 최종수정 2011.06.21 17:27: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최근 우리 생활에 일부가 되어버린 휴대폰, PC 등의 근간을 이루는 안드로이드(Android)와 리눅스(Linux) 등 소프트웨어 기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터넷을 통한 공개된 글로벌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개발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세계 어디를 가나 통용되는 통신 수단이고, 이로 인해 협업 자체도 국경을 초월해 일어나고 있다. IT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디자인, 로봇, 심지어는 콜라까지도 이렇게 기술을 공개하고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오픈 소스(Open source)`라는 컨셉트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협업체제하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오픈소스 기술을 잘 활용하면 지식재산권에 대한 비싼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고도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큰 개발 조직에 속하지 않고서도 전 세계 수많은 개발자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애플(Apple)이 보유한 많은 기술도 백지 상태가 아닌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오픈소스는 기술 개발 환경을 간단케 하고,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갈 수 있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오픈소스를 많이 활용한다는 것은 기업 자체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우선 기술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그 기술을 이용한 산출물에 대한 최종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즉 기술을 활용하는 실력은 물론 개발하는 실력까지 갖추지 않으면 기댈 곳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개발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오픈소스에서 기술을 주도하는 그룹과 협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얼핏 듣기에는 역설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댈 곳 없이 스스로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기술력 향상을 위한 가장 혹독하면서도 빠른 방법이라는 것을 개발자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기술은 곧 사람이다"라는 진리가 가장 확실하게 묻어나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IT 운영자와 개발자 간 차이를 점점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더 이상 자체 IT 자산을 가지고 단순 운영만 해서는 경쟁력을 내기가 힘들어지는 추세다. 이로 인해 운영(Operations)과 개발(Development)이라는 용어를 합친 `데브옵스(DevOps)`라는 새로운 용어가 새로운 환경하에서 필요한 능력을 설명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이는 곧 전반적인 IT 운영 인력 수준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가 생기면 납품 업체나 협력 업체에 전화 한통 넣어 해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 원인을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을 덧붙여 개발하고 고쳐나가는 체제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사에서 새로 개발한 추가 내용을 다시 오픈소스에 기부함으로써 오픈소스 커뮤니티(Open source community)에서 명성과 영향력을 쌓아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국제 표준을 선도해가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축구 K-리그 팀 유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국가 대표 유망주가 유럽 최고 리그 선수로 이적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바로 우리 IT 벤처 업체의 외국 진출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축구라고 하는 글로벌 표준에 맞춰, 선진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도입해, 우리 시장에서 상용화한 후,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바로 그 공식이다.

IT 산업도 오픈소스라는 글로벌 표준을 잘 활용해서 초기 단계부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하고 발전시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박성빈 트랜스링크캐피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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