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3.0] 책은 죽었는가 | |
기사입력 2011.06.28 17:32:59 | 최종수정 2011.06.28 17:43:29 |
카세트테이프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음악 CD는 MP3 파일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 비디오테이프는 DVD로 대체됐지만, 그 또한 블루레이 디스크에 추월당하고 있다. 사진 기술은 이제까지 가장 빠르게 변해왔다.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카메라를 대체하는 데에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책의 차례다. e-북은 약 40년 간 존재해왔지만, 2007년에야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상 첫 e-잉크 휴대기기인 소니 리더와 아마존닷컴의 인기 있는 킨들의 출시 덕분이었다. 지난해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의 e-리더 애플리케이션 출시는 전자책의 판매를 가속시켰다. 지난달 아마존닷컴은 사상 처음 e-북이 종이책의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기술 혁명의 직전에 있다. 가까운 미래에 전자책의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 전체 출판산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0년 안에 사람들은 책, 신문과 잡지를 읽는 데 e-리더기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전자책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오늘날 저작권이 소멸된 질 낮은 e-북은 싼 값에 스캔된 것일 뿐이다. 하지만 미래의 e-북은 전통적으로 고정되어 있던 페이지를 상호작용이 가능한 경험으로 변환시키면서 움직이는 일러스트레이션, 사진과 비디오를 담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책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로 두 애플리케이션을 들 수 있다. 바로 앨 고어의 `우리의 선택(Our Choice)` 앱과 `아이패드를 위한 앨리스` 앱이다. 이제 `책`이라는 명사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책이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북`이라는 명칭이 계속 사용된다면 그때의 `e`는 `전자(electronic)`가 아니라 `향상된(enhanced)`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이 `향상된 책`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그중 하나는 저작권이 소멸된 수천 권의 고전이 공짜라는 점이다. 새로운 e-북은 종이책보다 싸고, 친환경적이며, 공간 또한 차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수천 권이 되는 자신들의 책 컬렉션을 하나의 기기에 넣어 갖고 다닐 수 있다. e-북은 책갈피와 내장된 사전, 노트와 하이라이트 기능뿐 아니라 참고문헌에 대한 하이퍼링크까지 자랑한다. 게다가 독자는 새벽 3시에 잠옷을 입은 채 e-북 쇼핑을 할 수 있다. 또한 흑백인 e-잉크 기기들과는 달리 e-리더기는 컬러인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신문과 잡지도 제공한다. 진지한 독자들은 책 애호가이자 수집가이다. 그들 대부분은 e-북을 좋아하지 않는데, 종이책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e-북에 반대하는 그들은 친구들에게 빌려줄 수 없는 책은 진정 소유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몇 년 전 아마존닷컴에서 그랬던 것처럼 온라인 스토어에 의해 책이 원격 삭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변화는 불가피하다. 책은 디지털화 될 것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지식과 정보, 이야기를 전파하는 본래 목적을 수행할 것이다. 독자 수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출판계는 쇄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e-북이 출판산업을 되살리고 독자를 늘릴 수 있는 완벽한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앞으로 종이책 판매는 천천히 감소하는 반면 e-북의 판매량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물론 종이책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소량 출판으로 양질의 종이에 아름답게 인쇄하여 호화롭게 제본한 고급 책이 될 것이다. 종이책은 중세 수도승들의 필사본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장 풀로 건국대 예술문화대학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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