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면죄부용’ 사회공헌… 사면되면 사재 출연 미적미적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해외 거부들의 거액 기부 를 보는 한국인들의 표정은 씁쓸하다. 한국 재벌들의 행태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08년 4월 회장직 사퇴 발표와 함께 차명으로 관리해 온 주식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석 달여 뒤 법정에 선 이 회장은 세계 1위 기업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하소연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결국 이 회장은 2009년 12월, 특별사면을 받고 이듬해 3월 경영에 복귀했다.
하지만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 환원 약속은 3년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설립된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이 이 회장의 차명재산 사용처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사회공헌연구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장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과 관련해서는 어떤 미션(임무)도 받은 바가 없다”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을 보다 잘하기 위한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여러 가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다만 그룹 차원에서 이 회장의 사재 출연을 준비하는 조직은 없는 상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2006년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1조원 규모의 사재를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세 차례에 걸쳐 1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고, 지난해 8월 자신이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글로비스 주식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6500억원을 기부하는 셈이어서 국내 최고액 기부자가 됐다.
하지만 글로비스가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글로비스 주식 가치에는 그룹의 돈이 녹아있는 셈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해 8월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내놓았으나,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영희 경제개혁연대 부소장(변호사)은 “재벌 총수들의 사재 출연은 죄를 지은 후 법원에서 양형을 유리하게 받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면서 “그나마 현대는 실제로 돈을 내놓기라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은 몇 년째 약속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소장은 “약속한 즉시 돈을 내놨다면 그동안 불어난 이자만 해도 1000억원 이상은 됐을 것”이라며 “과거 삼성그룹 비서실이 이건희 회장의 돈을 관리해 왔다는 게 드러났고, 이 회장의 이미지가 삼성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회사 차원에서 모른다고만 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08년 4월 회장직 사퇴 발표와 함께 차명으로 관리해 온 주식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석 달여 뒤 법정에 선 이 회장은 세계 1위 기업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하소연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결국 이 회장은 2009년 12월, 특별사면을 받고 이듬해 3월 경영에 복귀했다.
하지만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 환원 약속은 3년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설립된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이 이 회장의 차명재산 사용처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사회공헌연구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장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과 관련해서는 어떤 미션(임무)도 받은 바가 없다”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을 보다 잘하기 위한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여러 가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다만 그룹 차원에서 이 회장의 사재 출연을 준비하는 조직은 없는 상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2006년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1조원 규모의 사재를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세 차례에 걸쳐 1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고, 지난해 8월 자신이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글로비스 주식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6500억원을 기부하는 셈이어서 국내 최고액 기부자가 됐다.
하지만 글로비스가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글로비스 주식 가치에는 그룹의 돈이 녹아있는 셈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해 8월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내놓았으나,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영희 경제개혁연대 부소장(변호사)은 “재벌 총수들의 사재 출연은 죄를 지은 후 법원에서 양형을 유리하게 받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면서 “그나마 현대는 실제로 돈을 내놓기라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은 몇 년째 약속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소장은 “약속한 즉시 돈을 내놨다면 그동안 불어난 이자만 해도 1000억원 이상은 됐을 것”이라며 “과거 삼성그룹 비서실이 이건희 회장의 돈을 관리해 왔다는 게 드러났고, 이 회장의 이미지가 삼성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회사 차원에서 모른다고만 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입력 : 2012-02-02 22:03:00ㅣ수정 : 2012-02-03 00: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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