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30대 재벌 자산 5년간 2배 증가… 국내총생산 앞질러

ngo2002 2012. 2. 6. 09:57

30대 재벌 자산 5년간 2배 증가… 국내총생산 앞질러

“몇몇 대기업들이 한국 경제를 끌고 가는 건 사실이고, 양극화는 심해지는데 뾰족한 수는 없고….”

최근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가 털어놓은 고민이다. 공룡 이상으로 커진 재벌은 이제 한국 경제 자체가 돼가고 있다. 좀 더 손쉽게 성장 열매를 얻으려던 정부가 친기업, 친재벌 지향성을 꺾지 않으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 위평량 연구위원이 한국은행·통계청 등의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30대 재벌의 국내 경제력 집중 추이’ 자료를 보면, 2011년 30대 재벌의 총자산은 14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1079조7656억원보다 26.1% 많다. 이들의 2011년 매출액은 1134조원으로, 2011년 국내총생산의 95.2%에 달했다.

30대 재벌의 경제력은 198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늘었다. 1980년부터 2006년까지 자산은 38배, 매출액은 27배쯤 늘었다. 총계열사 수는 417개에서 645개로 1.5배 늘었다. 경제력 집중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가속화했다. 2006~2011년 동안 자산과 매출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계열사 수는 1019개로 1.6배가 늘어나 지난 26년간의 증가분을 넘어섰다.

10대 그룹으로 좁혀보면, 경제력 집중도는 더욱 뚜렷해진다. 재벌닷컴·통계청 등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산 순위 10대 그룹의 2010년 매출액(은행·보험·증권 제외 539곳)은 756조원으로 전체 제조업체 매출의 41.1%였다. 40%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내 전체 제조업체 매출액은 2005년 1196조원에서 2010년 1840조원으로 5년간 53.8% 증가했다. 반면 10대 그룹은 412조원에서 756조원으로 83.5% 급증했다. 삼성그룹이 2005년 109조원에서 2010년 209조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으며, 현대차그룹은 71조원에서 124조원으로 증가, SK그룹도 64조원에서 112조원으로 뛰었다.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이미 전체의 50%를 넘었다. 2일 현재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680조8214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1244조1633억원의 54.7%에 이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09년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보면 53개 대규모기업집단이 제조업·광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2007년 47.3%, 2008년 49.1%로 상승하다 2009년에는 50.1%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제력 집중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대표적인 수법 중 하나였다. 일감 몰아주기를 편법적 증여수단으로 이용해 지배지주 일가에게 부를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에 뛰어들며, 대기업 계열이 아닌 중소기업의 진출을 막았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통해 이른바 골목상권, 서민업종까지 잠식해 들어갔다. 이들의 자산이 한 해 국내총생산을 앞지른 이유는 다름 아닌 모든 업종에서 돈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을 가진 재벌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위시해 법적,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까지 가졌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몇 개 기업의 힘이 막강해지면 로비력을 통한 입법 개입을 통해 정치적인 민주주의도 해할 수 있다”며 “삼성그룹 비자금 폭로 사건이나, SK 최고경영진 불구속 기소 등을 보면 불법을 저질러도 선처하는 등 사회정의 기초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입력 : 2012-02-02 22:02:52수정 : 2012-02-02 22: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