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의 잇단 특혜정책으로 계열사 32개 늘어난 재벌도
ㆍ[재벌 개혁]② 경제력 집중
국내 5위 재벌사인 롯데를 대표하는 업종은? 과자·음료 혹은 백화점·마트 같은 유통 또는 호텔…. 이쯤이면 50점쯤 된다. 석유화학도 있다는 것을 알면 60점쯤 될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롯데를 알지 못한다. 롯데는 금융이나 보험은 물론 건설, 영화, 외식, 패션, 전자, 부동산개발 등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2008년 46개에서 지난해 말 78개로 늘었다. 증가폭은 10대 그룹(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 기준) 중 가장 크다. 사업 종류도 31가지나 된다. 2008년보다 8종이 늘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풀리고 이명박 정부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재벌규제 완화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롯데의 덩치 키우기는 기존 사업 강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백화점에서 팔 옷을 직접 가져오고, 백화점에 온 손님들이 이용할 식당과 영화관을 만들고, 결제 수단인 카드를 만드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음식업은 6개, 소매업은 5개, 금융·보험은 7개의 계열사가 늘었다. 계열사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다.
‘재벌 롯데’를 상징하는 대표사례는 지난해 김포공항 인근에 설립한 종합쇼핑몰 ‘롯데몰’(연면적 31만4000㎡·9만5000평)에서 드러난다. 롯데몰을 기획하고 짓고 내용물을 채우고 홍보하고 관리하는 모든 회사가 롯데 계열사로 채워져 있다. 다른 기업의 참여는 어디에도 없었다.
기획은 롯데자산개발. 쇼핑몰·테마파크 등 대규모 개발을 위해 2007년 설립된 회사이다. 시공은 롯데건설, 광고는 대홍기획이 맡았다. 건물 3개동 중 가운데에는 롯데의 핵심인 유통이 있다. 백화점, 마트가 두 축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운영하는 점포도 따로 냈다. 완구점 ‘토이저러스’와 전자 전문점 ‘디지털파크’다. 쇼핑몰 내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 있다. 롯데쇼핑이 1994년 인수해 현재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맡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또 다른 편의점 ‘바이더웨이’도 2010년에 샀다. 나머지 2개동에는 롯데호텔과 롯데시네마가 들어섰다.
롯데의 영화사업은 13년 전 백화점 부대사업 성격의 영화관 사업으로 시작됐다. 현재는 투자·배급은 물론 극장 내 매점 운영 계열사까지 있다. 영화 사업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영사기를 설치하고 보급하는 기업도 만들었다. 다른 중소기업이 들어갈 틈새는 전혀 없다.
햄버거 가게 ‘롯데리아’, 패밀리레스토랑 ‘T.G.I Friday’, 도넛전문점 ‘크리스피크림도넛’, 커피숍 ‘엔제리너스’,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 역시 모두 롯데 브랜드다.
패션 부문에서도 독보적이다. 롯데는 독자 패션브랜드가 많다. 자연스럽게 쇼핑몰 주요 지점에서 영업을 한다. ‘유니클로’는 롯데가 일본 퍼스트리테일사와 만든 계열사 ‘FRL코리아’가 수입, 판매한다. ‘자라(ZARA)’도 스페인 인디텍스사와의 합작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의류다. 미국 아동복 ‘짐보리’도 롯데백화점이 국내 영업권을 갖고 있다. 생활용품점 ‘무인양품’ 역시 롯데가 2004년 일본 회사와 합작한 곳이다.
결제는 ‘롯데카드’가 맡는다. 롯데는 1995년 롯데캐피탈을 만들면서 금융업에 발을 들여놨다.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했고 2007년 대한화재를 사들여 롯데손해보험을 만들었다.
롯데의 금융·보험 계열사는 10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전국에서 사들인 지역 선불교통카드 업체들이 포함됐다. 롯데는 최근 어느 지역에서나 쓸 수 있는 교통카드까지 내놓았다. 유화의 경우 기존의 호남석유화학에서 현대석유화학(2단지)을 인수한 데 이어 화학사인 ‘케이피케미칼’, 섬유복합재 생산업체 ‘삼박’, 탄소복합재 전문기업 ‘데크항공’ 등을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현재는 롯데 전체매출의 20%를 유화가 맡고 있다.
롯데의 최근 관심은 부동산 개발에도 쏠리고 있다. 전국에 ‘롯데몰’을 확대하는가 하면 테마파크를 만들어 이들 계열사를 집결시키기 위함이다.
2008년 1곳에 불과하던 부동산 계열사는 2011년 부여·제주 리조트, 롯데수원역쇼핑타운,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자산관리(주) 등 6개로 늘어났다. 현 상황에서 롯데가 추가로 덩치를 불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법과 제도는 재벌들을 위해 넓게 열려진 상태다. 이는 롯데뿐 아니라 다른 재벌사에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업종을 늘리고 계열사를 확충한 것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부작용은 크다.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해당 분야 중소기업의 먹을거리를 빼앗으며 우리 경제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 막강한 자금력과 지원을 등에 업은 대기업 계열사와 경쟁해 살아남을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 또 무모한 확장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모기업이나 다른 계열사들까지 동반부실에 빠질 우려도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재벌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면서 심화됐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국내 5위 재벌사인 롯데를 대표하는 업종은? 과자·음료 혹은 백화점·마트 같은 유통 또는 호텔…. 이쯤이면 50점쯤 된다. 석유화학도 있다는 것을 알면 60점쯤 될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롯데를 알지 못한다. 롯데는 금융이나 보험은 물론 건설, 영화, 외식, 패션, 전자, 부동산개발 등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2008년 46개에서 지난해 말 78개로 늘었다. 증가폭은 10대 그룹(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 기준) 중 가장 크다. 사업 종류도 31가지나 된다. 2008년보다 8종이 늘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풀리고 이명박 정부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재벌규제 완화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롯데의 덩치 키우기는 기존 사업 강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백화점에서 팔 옷을 직접 가져오고, 백화점에 온 손님들이 이용할 식당과 영화관을 만들고, 결제 수단인 카드를 만드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음식업은 6개, 소매업은 5개, 금융·보험은 7개의 계열사가 늘었다. 계열사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다.
![]() |
| 롯데그룹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운영 중인 ‘롯데몰’. 롯데 계열사가 기획하고, 짓고, 입점한 경제력 집중의 상징물이다. | 롯데그룹 제공 |
기획은 롯데자산개발. 쇼핑몰·테마파크 등 대규모 개발을 위해 2007년 설립된 회사이다. 시공은 롯데건설, 광고는 대홍기획이 맡았다. 건물 3개동 중 가운데에는 롯데의 핵심인 유통이 있다. 백화점, 마트가 두 축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운영하는 점포도 따로 냈다. 완구점 ‘토이저러스’와 전자 전문점 ‘디지털파크’다. 쇼핑몰 내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 있다. 롯데쇼핑이 1994년 인수해 현재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맡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또 다른 편의점 ‘바이더웨이’도 2010년에 샀다. 나머지 2개동에는 롯데호텔과 롯데시네마가 들어섰다.
![]() |
햄버거 가게 ‘롯데리아’, 패밀리레스토랑 ‘T.G.I Friday’, 도넛전문점 ‘크리스피크림도넛’, 커피숍 ‘엔제리너스’,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 역시 모두 롯데 브랜드다.
패션 부문에서도 독보적이다. 롯데는 독자 패션브랜드가 많다. 자연스럽게 쇼핑몰 주요 지점에서 영업을 한다. ‘유니클로’는 롯데가 일본 퍼스트리테일사와 만든 계열사 ‘FRL코리아’가 수입, 판매한다. ‘자라(ZARA)’도 스페인 인디텍스사와의 합작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의류다. 미국 아동복 ‘짐보리’도 롯데백화점이 국내 영업권을 갖고 있다. 생활용품점 ‘무인양품’ 역시 롯데가 2004년 일본 회사와 합작한 곳이다.
결제는 ‘롯데카드’가 맡는다. 롯데는 1995년 롯데캐피탈을 만들면서 금융업에 발을 들여놨다.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했고 2007년 대한화재를 사들여 롯데손해보험을 만들었다.
롯데의 금융·보험 계열사는 10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전국에서 사들인 지역 선불교통카드 업체들이 포함됐다. 롯데는 최근 어느 지역에서나 쓸 수 있는 교통카드까지 내놓았다. 유화의 경우 기존의 호남석유화학에서 현대석유화학(2단지)을 인수한 데 이어 화학사인 ‘케이피케미칼’, 섬유복합재 생산업체 ‘삼박’, 탄소복합재 전문기업 ‘데크항공’ 등을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현재는 롯데 전체매출의 20%를 유화가 맡고 있다.
롯데의 최근 관심은 부동산 개발에도 쏠리고 있다. 전국에 ‘롯데몰’을 확대하는가 하면 테마파크를 만들어 이들 계열사를 집결시키기 위함이다.
2008년 1곳에 불과하던 부동산 계열사는 2011년 부여·제주 리조트, 롯데수원역쇼핑타운,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자산관리(주) 등 6개로 늘어났다. 현 상황에서 롯데가 추가로 덩치를 불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법과 제도는 재벌들을 위해 넓게 열려진 상태다. 이는 롯데뿐 아니라 다른 재벌사에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업종을 늘리고 계열사를 확충한 것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부작용은 크다.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해당 분야 중소기업의 먹을거리를 빼앗으며 우리 경제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 막강한 자금력과 지원을 등에 업은 대기업 계열사와 경쟁해 살아남을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 또 무모한 확장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모기업이나 다른 계열사들까지 동반부실에 빠질 우려도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재벌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면서 심화됐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입력 : 2012-02-02 22:02:14ㅣ수정 : 2012-02-02 22:10:16
'경제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재벌총수 ‘면죄부용’ 사회공헌… 사면되면 사재 출연 미적미적 (0) | 2012.02.06 |
|---|---|
| 30대 재벌 자산 5년간 2배 증가… 국내총생산 앞질러 (0) | 2012.02.06 |
| 대기업들, 총수일가 지분 많을수록 편법지원도 많아 (0) | 2012.02.06 |
| CJ “골목보다 해외 진출 노력” (0) | 2012.02.06 |
| 비빔밥·국수·카레·빵·짜장면·햄버거까지 ‘골목상권’ 압도 (0) | 2012.02.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