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D테마주가 부각되며 티엘아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에서의 탄탄한 업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다 3D 시장까지 열리면서 탄력이 기대되기 때문. 지난 2006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한 티엘아이는 LG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김달수(49) 대표이사가 1998년 10월에 설립한 전자집적회로(IC) 개발업체다.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의 핵심 부품인 타이밍컨트롤러(TC), LCD구동칩(LDI) 등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1999년 국내 최초로 MP3 디코더용 IC를 개발했고 2002년에는 디스플레이 IC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3년부터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에 TC를 납품해오고 있으며 중국 최대 LCD 제조업체인 BOE-OT사에도 LDI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요고객인 LG디스플레이가 티엘아이의 지분 12.9%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티엘아이는 LG디스플레이 전체 TC 공급량 중 30%를 차지, 납품업체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티엘아이는 그러나 지난 2분기 갑작스런 판매가 인하로 영업이익률이 1분기 14.4%에 비해 크게 하락한 2.2%에 그쳤다. 또 지난 9월에는 야심차게 준비했던 비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메그나칩 인수에 실패하며 성장성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그나칩 인수 실패로 향후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기존 제품의 매출은 정체상태이며 신제품 매출도 기대에 못미쳐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악화됐던 실적은 3분기 매출액 224억원과 영업이익 42억원, 영업이익률 17.6%를 기록하며 1분기만에 정상수준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912억원과 1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타이밍컨트롤러는 LCD의 진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시장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LDI도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대만, 중국 지역의 LCD 패널사를 신규고객으로 확보하는 다변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엘아이는 성장성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티엘아이는 지난 2007년 LDI업체 화인아이씨스를 인수했으며 지난 10월에는 3D영상 반도체 개발기업 이시티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주력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자는 것이 M&A 의 기본방향"이라며 "앞으로도 티엘아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말 기준 순현금 보유량은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인 463억원에 달해 M&A를 위한 실탄은 충분한 편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3D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발광다이오드(LED),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새로운 시장이 속속 개척됨에 따라 티엘아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승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LG디스플레이가 3D패널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돼 이 부분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으며 최승훈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AMOLED, LED 등 신규사업에서 추가적인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티엘아이는 '3Y2X4321'이라는 내부비전을 갖고 있다. '3Y2X'는 3년에 2배씩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뜻이며 4321은 회사가 거둔 수익의 40%는 재투자에, 30%는 주주에게, 20%는 직원에게, 나머지 1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비전을 반영하듯 재투자와 주주분배에 적극적이다. 티엘아이는 임직원의 70% 이상이 연구인력이며 매년 매출액의 10%에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티엘아이는 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 2년간 배당성향은 22.5%, 29.9%를 기록해 올해도 20% 이상의 배당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티엘아이를 "저평가된 주가와 배당여력만으로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사회환원 활동도 적극적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신문구독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재단을 통해 출하하는 칩 한 개당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적자원 양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인 인재가 양성돼야 티엘아이의 장기적인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경영철학을 인정받아 지난 10일 언스트앤영이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하는 '2009 최우수 기업가상'에서 '라이징스타(Rising Star)'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09.12.23 09:02:3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