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주목해야할 기대주 10선 / (3) 나노엔텍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한 나노엔텍은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보여줄 성장세가 기대되는 종목이다. 나노엔텍은 60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60%를 차지하며 전 직원의 40%가 석.박사 학위소지자다. 의공학, 기계, 전자, 생물, 화학, 광학, 바이오, 반도체 등 여러 분야 박사들이 연구해 몰입한 결과 '랩온어칩(Lab-On-a-Chip)'으로 불리는 플랫폼 기술을 완성했다. 랩온어칩은 손톱만한 크기의 칩 하나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도록 만든 장치로 의료와 생명공학 분야의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의료기기와 솔루션 개발을 하고 있으며 80여개가 넘는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 전망이 좋은 분야에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왜 진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노엔텍 장준근 대표(43)는 "특허된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만큼 일반기업들의 경우 10년이상씩 긴 시간을 기다리기가 어렵다"면서 "소규모 벤처기업만이 할 수 있으면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분야라는 판단하에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연 매출 16억달러로 세계 생명공학 시장점유율 1위인 미국 라이프테크놀로지사가 나노엔텍과 신제품 개발 및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450만달러(약 5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선지급 계약은 이러한 연구개발력을 인정한 결과다. 반면 이러한 점은 기존에 해당제품을 사용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시장예측이 매우 어렵다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나노엔텍 추정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전세계 체외 진단시장 규모는 약 34조원이며 그 중 목표시장인 현장 진단기기는 약 1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HMC투자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경쟁업체가 없고 경쟁제품도 없지만 고객에게 이 기기를 쓰면 이전보다 더 좋다는 것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나노엔텍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50억원, 영업익은 180억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이하게도 영업익이 매출액보다 더 큰 것은 국내 회계기준 때문. 장 대표는 "올해 초 라이프테크놀로지스에 특허기술 2개를 200억원에 팔았는데 이 부분이 회계기준상 영업외수익에 포함되기 때문에 순이익이 매출을 초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러한 회계기준의 오류로 부각되지 않는 회사 강점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재무제표가 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은 올해 실적의 2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초소형 세포분석시스템 '카운테스(Countess)', 유전자전달 시스템 '마이크로포레이터', 세포계수기 '아담' 등 3개 품목 위주로 매출이 발생했으나 내년에는 여기에 자동형광 현미경 '줄리(JuLI)', 극미량 혈액으로 각종 질환진단이 5분만에 가능한 진단키트 '프렌드(FREND)', 차세대 세포분석시스템 등이 더해져 6개 품목으로 늘어난다. 독특한 사업구조도 내년 이후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매년 일정한 연구개발비가 고정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재료비 비중이 매우 작기 때문에 늘어난 매출이 그대로 이익으로 남는다. 장 대표는 "특허권 판매매출이 발생한 지난 2월 영업이익률이 무려 40%를 넘었다"며 "향후 매출이 늘어나면 더 높은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키트와 분석 결과를 읽어주는 전문장비를 함께 판매하는데 키트는 잉크카트리지와 같은 소모품으로 장비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또 기존 제품보다 향상된 신기술의 제품이 장비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개발되기 때문에 기존 장비를 교체하거나 혹은 경쟁사에 판매하면서 시장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키움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키트를 추가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판매계약이나 특허권 매각에 따른 매출이 1회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키트가 장비보다 2~3배 이상 수익성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소 익숙하지 않은 사업구조로 강점이 주가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엔텍 장준근 대표는 공대 출신으로 의학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용생체공학협동과정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의학연구원 의공학연구소와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지난 2000년부터 6년간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도 겸직했다.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생명공학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고 함께 일하던 각기 전공이 다른 10여명의 젊은 박사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지인들과 개인투자자들이 200억원을 투자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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