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증심사 계곡 상전벽해 입력시간 : 2010. 03.05. 00:00
준공식을 앞두고 계곡 이곳저곳에서 잔디를 심거나 도로 청소를 실시하는 등 막바지 준비작업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시원스런 계곡의 전경이다.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계곡 좌우의 수많은 무허가 식당들이 전부 사라졌다. 문빈정사에서 증심사까지 2㎞ 이상 계곡 좌우에 난립해있던 식당이나 상가들은 전부 철거되거나 정비됐다. 증심사 3거리 주변에 상가 건물 3채가 남아있으나 철거중이었다. 무허가 식당과 상가들이 있던 그 자리에는 무등산 토종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탐방객을 위한 작은 쉼터가 곳곳에 조성돼 있었다. 증심사 계곡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돌온 것이다. 한마디로 상전벽해였다. 증심사천도 달라져 있었다. 91개에 달하는 무허가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가 사라지니 강바닥이 훤히 보인다. 큰 바위를 쌓아 산뜻하게 정돈된 증심사천은 손을 담그고 싶을 정도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좔좔 흐르고 있었다. 문빈정사 주변은 '만남의 잔디광장'으로 명명하고 소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었다. 바로 건너편 순흥 안씨 제각을 제외하고 공간 전체를 잔디로 깔고 중간 중간에 낙락장송을 심어 운치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문빈정사 바로 밑에는 외벽이 나무로 장식된 비지트 센터가 건립돼 있었다. 탐방객들에게 무등산과 산행 등에 대해 알려주고 무등산 생태에 대한 다양한 정보제공에서 탐방객 쉼터 역할까지 하게 된다.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주차장과 상가 이주단지는 금당중에서 학운초 사이에 조성됐다. 광주 동부신협 뒷쪽에서부터 청심병원까지 새롭게 이주단지가 가지런히 단장돼 있었다. 이주단지 바로 위쪽에는 450면 정도의 주차장이 깨끗하게 마련됐다. 주차장은 전체 면적의 40%를 녹지로 확보하고 바닥은 잔디 생태 블록으로 했다. 이날은 평일이어서 그런지 주차된 차량은 10여대에 불과했다.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데 자가용의 경우 1회 주차요금(30분당)이 400원, 하루 주차요금은 6천400원을 받는다. 조금 더 올라가자 시내버스 회차지와 간이화장실이 들어서 있었으며 그 위쪽으로 새로 조성된 단지에 등산용품 상가들과 식당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모두 3층 이하의 높이에 표면을 자연소재로 한 건물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어 깔끔한 인상을 줬다. 무등산 증심사 계곡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3년 전 대학 신입생 야유회 때다. 4월 중순 쯤 아침 일찍부터 친구들과 문빈정사 인근 수퍼에서 김밥을 사고 배낭을 매고 중머리재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기억이 있다. 증심사 계곡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은 그해 늦여름에 경험했다. 신입생 시절부터 연극반에서 활동했는데 여름방학 2개월 동안 무더위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연기 연습에 집중한 뒤 9월초 연극 공연을 가졌다. 2번의 공연 뒤 갖는 쫑파티를 문빈정사 건너편 모 식당에서 가졌다. 계곡에 놓여있던 평상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백숙과 닭도리탕을 시켜놓고 밤새도록 막걸리를 마시며 놀았던 추억은 지금도 또렷이 남아있다. 그렇게 시작된 증심사 계곡과 무등산과의 인연은 매년 되풀이 되는 해맞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계속됐다. 가끔은 무등산 산행으로, 가끔은 가족 나들이와 회사 동료와의 등산으로 이어졌다. 광주시가 2002년부터 9년 동안 742억원을 들여 무등산 관문인 증심사지구를 생태공원으로 복원시켰다. 나무판자로 엮은 건축물로 뒤덮였던 증심사 지구가 자연과 인공구조물을 벗어버리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이제는 한여름 무더위속에서 시원한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정겨움은 느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 증심사 계곡은 어느 때 보다 생동감이 넘쳤다. 40년 가까이 생채기를 안고 살아왔던 증심사 계곡이 이제 상처를 완전히 극복하고 새살이 돋아나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달리 추운 날씨와 폭설이 잦았던 올 겨울의 위세가 경칩을 앞두고 서서히 풀리고 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무등산 막바지 겨울 산행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글=양기생기자 · 사진=윤재영기자 증심사지구 ‘생태공원’으로 재탄생 노후 건물 들어 내자 무등산 전경 한눈에 계곡 맑은 물은 덤...새 봄 등산객 맞을 준비 끝 무등산을 오르는 길목 ‘증심사지구’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증심사지구 초입에는 이주단지가 조성되고 자연의 모습과 어우러진 생태주차공간도 마련됐다. 증심사 계곡에 즐비했던 노후건물을 들어내자 무등산이 고스란히 한눈에 들어오고 그 계곡을 따라 무등산 자생수종이 심어졌다. 증심사 발원지에서 시작한 계곡물은 상가에서 흘려보내는 오폐수 유입이 멈추자 눈에 띄게 맑아졌다. 이 모두가 무등산 자연공원내 노후한 불량시설물을 걷어내고 자연 생태계를 되살려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모토로 광주시가 민선 4기 집중적으로 추진해왔던 증심사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이 일궈낸 증심사지구의 새로운 모습이다. 환경보호나 녹색환경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지 않았던 시절, 증심사지구는 계곡에 평상을 놓고 가족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즐기던 사시사철 시민들의 휴식처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었다. 하지만 난립한 노후건물과 방치된 쓰레기, 오염된 계곡 물로 외지 탐방객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던 지난 모습을 탈피하고, 지난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38년만에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 이주 배경 무등산 증심사 지구 정비사업은 증심사천을 이루는 계곡의 난개발 부작용에서 시작됐다. 계곡 좌우에 위치한 인위적인 시설물들에 의해 자연훼손이 심해지고 생태계 파괴가 이어지면서 계곡 정비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무등산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57년 광주상공회의소 박인천 회장에 의해서였다. 일제의 수탈과 6·25한국전쟁으로 인해 무등산은 황폐해졌고 헐벗고 상처입은 무등산을 이대로 버려두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시민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했다. 박인천 회장은 이와 같은 여론속에서 무등산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듬해 현지 답사에 나섰다. 무등산개발추진위는 무등산 전역을 샅샅이 조사한 뒤 황폐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연보호가 중요하다며 산림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무등산은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고 1974년 원효사 길이 포장되고 이듬해 증심사 진입도로가 포장되면서 무등산 2대 진입로가 완성됐다. 원효사지구는 1975년3월부터, 증심사지구는 1979년5월부터 시내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났다. 무등산이 72년 5월도립공원으로 지정되자 전남도는 종합개발계획 수립에 착수,1974년 최종 확정했다. 무등산종합개발계획은 이후 다섯차례에 걸쳐 수정을 거쳐 1983년 새로운 종합계획으로 거듭났으며 1987년 다시 수정됐다. 광주시는 1990년 자연자원의 보호와 효율적인 개발관리를 목표로 하는 무등산도립공원조성 기본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도립공원조성안은 1997년 전남대가 광주시의 용역을 맡아 수립한 무등산보존과 이용에 관한 종합계획안이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이 계획안의 기본적인 구도는 대규모의 인위적인 시설물을 지양하고 산림휴양적 이용을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철거 과정 증심사지구 환경복원사업의 핵심은 노후건물 91동의 철거였다. 비록 무허가이지만 37년 동안 영업이 묵인돼 왔고 생존권 문제와도 결부돼 있어 건물주나 영업주의 반발은 생각보다 컸다. 완공이 늦춰진 것도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철거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87개 동은 철거 완료하고 나머지 4개 동은 소송 중에 있다. 광주시도시공사는 올 상반기까지 이들 나머지 점포를 철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증심사지구의 무허가 건축물 철거과정은 1974년 전남도가 수립한 종합개발계획에의한 시도가 시초라 할 수 있다. 전남도는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무등산 개발제학구역 내에 살고 있는 원주민 180여 가구를 집단시설지구로 이주하게 토산품 매점이나 토산 음식점을 허가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주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강제 철거작업에 나섰으며 주민의 항의소동으로 동구청 철거집행 공무원들이 피살되는 참사를 빚기도 했는데 이것이 소위 '무등산 타잔'이라 불리던 박흥숙에 의해 저질러진 참사였다. 철거작업은 1983년 정부의 불법건축물 양성화 조치에 따라 속수무책이 된채 백지화됐으며 이후 대중음식점이 무질서하게 난립하게 돼 혼란이 가중됐다. 증심사지구 환경복원사업을 이끌어 온 박병현(54) 광주도시공사 개발계획팀장은 "기존에 있는 건물들을 철거하고 그 자리를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전국 어느 지자체도 하지 못했던 사업"이라며 "밤낮 가릴 것 없이 건물주나 영업주를 직접 만나 설득하고 또 설득했으며 그 결과 이만큼 이뤄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별 이주 무등산을 찾는 탐방객의 70%가 증심사지구를 이용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자연생태 공원을 안겨주기 위해 지난 2002년 시작한 9년간의 복원사업을 마무리한다. 오는 6일 완공식을 가진 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되찾은 증심사 계곡을 개방한다. 동구 운림동 일대 18만9천㎡에 모두 747억원을 투입, 무등산 자연공원에 난립했던 노후 불법건축물 91동을 철거한 후 자연수림대 군락지로 생태를 복원한 이 사업은 3단계로 나눠 현재 97% 공정을 마치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1단계사업에서는 68필지의 이주단지가 조성됐다. 2단계사업이 진행된 2009년까지는 40필지의 상가단지와 448면의 생태주차장, 3천659㎡ 규모의 시내버스회차지가 마련됐다. 등산객과 차량이 뒤엉키고, 등산객과 인근 상가에서 투척한 쓰레기가 방치돼 지저분했던 주차장은 나무와 잔디블럭으로 단장, 자가용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숲속에 주차하는 느낌이 들 수 있게 풍부한 녹지가 확보돼 주차장에서부터 자연과의 만나는 공간이 조성됐다. 시내버스 회차지 위쪽으로는 등산객들이 산행에 앞서 준비운동을 할 수 있는 ‘만남의 잔디광장’이 조성되고, 무등산의 문화자원과 동·식물을 학습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비지트 센터’가 들어섰다. 올들어 추진하고 있는 마지막 3단계사업에서는 노후건물 91동을 철거하고 계곡을 정비했다. 증심사 주차장에서 상가단지를 연결하는 산책로와 증심교를 중심으로 계곡을 따라 노후건물이 산재해 있던 자리에는 외래수종을 제거하고 무등산에 자생하는 향토 수종인 참나무 등 11만7천여그루를 심어 자연수림대 군락을 조성, 남도의 명산 무등산으로 자연생태복원사업을 마무리했다. ■생태하천으로 탈바꿈 증심사지구 복원사업으로 증심사 계곡 역시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지하로 흡수되는 지류의 물을 모아 물길도 키웠다. 무단 투기되던 생활·상가 오폐수가 흘러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수관거를 설치하고 증심교 위쪽 주택밀집지역과 증심천 발원지인 덕산골 계곡, 약사사 계곡하천까지를 예전 본래의 하천으로 되돌렸다. 시민들이 발을 담그고 가재도 잡을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것이다. 시는 복원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미 철거 4세대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설득을 통해 자진철거를 유도하고, 불응할 경우 명도소송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복원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최초 계획 수립시부터 상가주민과 임차인, 환경단체 등의 몇차례 시위와 반대가 있었지만 설계단계부터 준공까지 상가번영회와 무등산보호단체, 전문교수 등이 참여해 증심사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 추진됐다”며 “사업이 완료되면 145만 시민은 물론 외지 탐방객들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무등산을 탐방할 수 있고 향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무등산을 즐겨찾는다는 유경주(35·동구 학동)씨는 “도심과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 무등산을 자주 찾지만 증심사 지구 초입 주차장 부근 차량과 등산객이 뒤엉켜 위험한데다 쓰레기가 방치돼 더러운 점이 아쉬웠다”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최근 한눈에 봐도 달라진 증심사지구를 보면서 도시환경이 10년새 이렇게 변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탐방객이 할 일 증심사 지구는 도심의 근거리에 위치하고 교통이 편리해 연간 700만명 이상의 탐방객이 찾아오는 남도의 대표적 자연공간이다. 주말이나 평일 등에 수 만명의 등산객이 찾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주차장이 2배 이상 확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갓길과 상가 단지 주변에 승용차가 몰려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광주도시공사는 향후 상가번영회가 자율적으로 주차단속을 벌이도록 하는 한편 이용자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원 35, 지원 54, 지원 51, 첨단 9 등 다양한 버스 노선이 있어 지하철과 버스 환승체계를 이용하면 광주시내 어디에서도 1시간 이내에 증심사지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도시공사의 설명이다. 또 자연생태로 복원된 증심사천과 숲, 녹지 등을 최대한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쓰레기 투기 등 기초질서 지키기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광주도시공사 김영진 사장은 "증심사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이 완료돼 시민들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온 탐방객들이 쾌적한 여건에서 무등산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아름다운 무등산 공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뜻깊은 일이며 이용자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자연보호에 적극 참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심사지구 복원사업 준공식은 오는 6일 오전10시부터 증심사지구 비지트센터 옆 잔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기생기자 사진/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이주사업이 마무리돼 문빈정사 인근이 '만남의 잔디광장'으로 조성됐다. 이곳에는 들어서 있는 비지트 센터는 무등산에 대한 정보제공과 함께 탐방객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은 문빈정사 인근 만남의 잔디 광장 전경. 무등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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