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산행,걷기)

보양식을 해부하라

ngo2002 2011. 8. 25. 11:38

커버스토리-미션! 보양식을 해부하라


입력시간 : 2007. 07.13. 00:00


더운 날 힘내시라고

한솥 끓여 봤습니다

미션 1. 오윤정 기자 삼계탕 끓이기

15일이 초복입니다. 그 열흘 뒤인 25일은 중복입니다. 일년중 가장 무더운 삼복더위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운이 빠지고 입맛이 뚝 떨어집니다.

이 맘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열치열(以熱治熱)' 아닙니까. 누가 만들었는지 의학적으로 신빙성이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여름에 꼭 지켜야할 계율이라도 되는 양 열심히 땀 내가며 먹는 보양식에 열광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 음식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여름 더위엔 뭐니뭐니해도 삼계탕이 으뜸 아니겠습니까. 요리라고는 라면밖에 끓일 줄 모르는 제가 김지현 광주여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전복 삼계탕'에 도전해 봤습니다. 전복은 원기회복에 탁월한 바다 건강식품으로 닭과 함께 먹었을 때 그 효능이 배가된다는 김 교수님의 설명에 벌써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도 잠시, 생닭은 징그러워 만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요리를 하나 걱정이 앞섭니다. 미끌미끌한 감촉이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다행히 조리과정이 간단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재료는 닭 한마리에 불린 찹쌀 1/3컵이 주재료이고, 수삼, 대추, 밤, 황기, 마늘, 생강, 양파, 대파, 청주, 소금, 후추 등은 곁가지입니다.

손질한 닭의 뱃속에 준비된 재료들을 채워넣다보니 웬지 어색합니다. 맨 손으로 하려니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어 푹푹 집어넣지 못하고, 슬쩍슬쩍 건드리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욕심내고 찹쌀을 많이 넣었더니 넘치네요. 준비된 재료들을 채워넣고 닭의 두 다리가 풀리지 않게 꼬아 묶었습니다.

여자들이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는 과정에 이런 것도 포함되나 봅니다.

그런데 대충 해놓고 보니 웃음이 나옵니다.

뚝배기 속에 어린 닭이 가부좌를 틀고 누워있는데, 그 녀석 제법 예뻐보이는 걸요. 뱃속에는 사리인 양 온갖 재료들을 욕심껏 품었고, 마치 자신을 먹고 삼계(三界)의 모든 번뇌를 잊으라 주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끓인 육수에 적당히 물을 맞춰 준비된 삼계를 넣고 탕이 보글보글 소리를 내면서 점차 식욕 당기는 냄새가 새어나옵니다.

참지 못하고 중간중간 열어 젖히고 마는 조급함이란. "앗 뜨거워" 하마터면 손을 데일뻔 했네요.

생전 처음 삼계탕을 조리해보니 나도 모르게 등허리에 땀 한줄기가 흐릅니다. 하지만 제가 삼계탕을 끓여내고 그걸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기특해지고 약간의 성취감도 느껴집니다. 전복 삼계탕이 완성될 시간에 맞춰 식탁을 차리고. 예쁜 그릇에 담아 소금과 후추간을 한 뒤 먹는 맛이라니. 정성이 듬뿍 들어가서인지 지금까지 먹어본 삼계탕 중에서 제일 맛있네요.

집에서 제가 삼계탕을 끓여낸다면 놀란 표정으로 즐거워할 가족들의 얼굴을 생각하니 또한번 흐뭇해집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삼계탕에 시원한 수박 한조각만 곁들인다면 그게 바로 여름 무더위를 쫓는 비법이 아닐까요. 저 이만하면 준비된 일등 신부감 맞죠?

글=오윤정·사진=임정옥기자

도움주신 분=김지현 광주여대 교수

뜨거운 음식 먹으면

삼계 번뇌가 훌훌

미션 2. 먹으면 좋은 이유 찾기


'삼복기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속담이 있다.

1년중 더위가 가장 심한 때이니 그만큼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고, 뱃속의 양기도 허해진다는 뜻일 것이다.

이 때문에 동의보감에는 "무더운 여름에는 기(氣)를 보해야 한다. 이 때 양기가 몸의 겉부분에 떠올라 피부에서 흩어지면 뱃속의 양기가 허해진다"며 보양식을 권하고 있다.

삼계탕과 보신탕은 단순히 음식이 뜨겁다는 것 외에도 음식의 재료인 닭고기가 성질이 뜨겁기 때문에 한번 땀을 흘리고 먹는다는 의미보다는 속을 뜨겁게 데워준다는 의미가 있다.

전 세계인의 가장 보편적인 음식중 하나이며, 우리민족이 대대로 즐겨먹은 삼계탕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 탄생일화 등에서 닭에 대한 여러 설화가 등장한다. 삼계탕은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많은 닭고기와 예부터 영약으로 알려진 인삼이 환상적으로 만난 음식이다.

삼계탕은 원기가 약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산모의 산전 산후, 와병중인 환자의 기력회복에 효능이 입증된 전통음식이다.

여름에는 몸의 양기가 표면으로 나오는데 속은 찬 기운만 남는다. 때문에 찬 음식보다는 따뜻하고 더운 음식으로 배를 채워주는 것이 무더위를 안전하게 지내는 비법이다.

때문에 삼계탕은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또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심부전,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증, 당뇨병, 궤양 등에 좋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건조를 방지하는 것 외에도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이 학계의 보고다.

닭과 함께 들어가는 재료를 달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 영계 대신 오골계를 가지고 만들면 빈혈에 좋고 여성호르몬제가 된다.

색다른 삼계탕을 즐기고 싶다면 전복과 낙지, 참게가 들어있는 전복참게삼계탕이나 뜨거운 국물 대신 육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초계탕을 먹어도 된다.

복날 대표적인 음식인 여러종류의 삼계탕 외에도 시대변화에 따라 웰빙요리로 부상한 황기 삼계탕과 장어백숙, 전복 은행찜을 권하고 싶다.

특히 최근엔 복날 즐겨먹는 보양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랑스인들의 보양식으로 꼽는 굴이 복날 메뉴로 각광을 받는가 하면 단호박 해물탕이나 송아지 안심, 양갈비 스테이크, 복숭아도 복날 인기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신탕은 중장년층만 주로 찾아 퇴조현상을 보이고 있고, 대신 대학가에서는 삼계탕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 등 퓨전 보양식도 등장했다.

미션 3. '63시티' 조리장 배현수씨 비법

구운 닭뼈 8시간 우려 육수

삼계탕으로 세계요리대회서 금상

"가장 대중적인 재료가 닭이고, 그래서 한국의 삼계탕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출품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해남 출신으로 서울 63시티 조리장인 배현수(40)씨는 지난 2004년 싱가폴에서 열린 세계요리대회에서 삼계탕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배씨가 당시 출품한 삼계탕은 웰빙추세에 맞춰 양(陽)의 성질을 가진 닭에 음(陰)의 성질을 가진 새우와 전복 등 해산물을 혼합한, 즉 음식궁합을 맞춘 일품 삼계탕이었다.

단순한 삼계탕의 비중보다는 전체적인 메뉴구성 및 난이도, 주어진 재료의 독창성, 시각적 표현 등과 맛이 결정적인 포인트였다고 한다.

배씨는 "삼계탕의 노하우는 육수로, 닭뼈를 구워서 기름기를 완전히 빼낸 뒤 8시간동안 우려내 황기 등 한방재료 7가지를 섞어 계란 흰자로 거품을 제거해 맑고 깊은 맛을 내게 했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배씨는 "당시 조류독감이 번지던 시기로 출품재료 선택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가장 대중적인 재료가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밀어붙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대회 심사위원들도 삼계탕을 점심 식사용으로 선택했고, 와인을 곁들여 한방울의 국물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먹는 등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육수 외에는 부화된 지 50-60일 정도 된 영계를 사용하는 등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 고객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일반식당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배씨는 현재 63시티 조리장으로서 서울지역 모 대학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새로운 요리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미션 4. 체질에 맞는 보양식 고르기

몸에 안맞으면 '독'

여름보양식도 체질에 따라 달리 선택해야 한다. 복날 대표적 보양식인 삼계탕도 어떤 사람에게는 배탈을 일으키는 등 '독' 이 될 수 있다. 체질탓이다.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하게 해주고 몸이 뜨거운 사람은 차게 해줘 몸의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추위를 잘 타고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은 몸이 찬 체질로 닭, 쇠고기, 미꾸라지 등이 잘 맞고, 더위를 못 견디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더운 체질이라 개나 오리, 잉어, 돼지, 장어 등이 적합하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보양식을 골라먹도록 하자.

●소음인

기가 달리면 땀구멍이 열리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다. 소화 기능이 약해 배탈과 설사가 잦으므로 여름에도 찬 음식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음인의 기를 보하는 데는 인삼, 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가장 좋고 추어탕과 보신탕도 유익하다.

●소양인

소화기능이 좋아 찬 것을 마음껏 먹어도 되지만 보신탕은 종종 설사를 일으킨다. 소양인에게 적합한 음식은 몸의 열을 빼주고 음기를 보충해주는 임자수탕이다. 또 오리고기, 해삼, 복어요리도 효과적이다.

●태양인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며 기를 내려주는 붕어매운탕이 좋다. 붕어매운탕은 설사를 멈추게 하고 부종을 없애며 이뇨작용을 돕는 효과도 있다. 단 너무 맵지 않게 끓여야 한다. 붕어 외에도 굴, 조개, 해삼 등 각종 해산물이 태양인에게 유익하다.

●태음인

성격이 느긋하지만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릴수록 좋은 체질이다. 무엇이든 잘 먹는 태음인은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어도 소화는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에 열이 생긴다. 태음인에 더 적합한 보양식은 기혈(氣血)을 돕고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며 갈증을 달래주는 육개장이다. 또 뱀장어와 매실도 도움이 된다.



삼계탕 만드는 법

현재 삼계탕의 종류는 웰빙(로하스)과 외식문화(퓨전)의 변화와 함께 날로 발전해 들어가는 무궁무진하다.

종류에 따라 해산물삼계탕(해신탕-닭과 잉어를 푹고는 탕이다. 용봉탕-가금류와 자라를 푹고는 탕이다), 김치삼계탕, 오가피삼계탕, 함초삼계탕, 청국장이 들어간 청계탕, 두부가 들어간 두계탕, 전복이 들어간 전복삼계탕 등등.

또 재료가 아니라 조리 방법에 따라 대나무 삼계탕(대나무통속에 끓이는 것), 단호박 삼계탕, 가마솥 삼계탕 등 종류도 다양하다.

사람들의 변화된 시대상과 삶의 형태 ,입맛 등에 따라 다양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은 부화된 지 49일 된 어린 장닭(웅추)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전해진다.

▣ 재료

영계 1마리, 불린찹쌀 1/3컵, 수삼 1뿌리, 대추 3개, 밤 2개, 황기 1뿌리, 마늘 2쪽, 생강, 양파 1/2개, 대파 1뿌리, 청주 1큰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 손질한 닭의 뱃속에 불린 찹쌀, 수삼, 대추, 밤, 마늘을 채워 넣은 다음 두 다리가 풀리지 않게 엇갈려 꼬아 묶는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황기, 양파, 대파, 생강을 넣고 푹 끓인다.

3. 양파, 대파, 생강은 건져 내고, 그릇에 담은 다음 소금과 후추를 곁들여 낸다.


오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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