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석사 천년의 사랑 진득히 지켜냈기에 입력시간 : 2007. 03.02. 00:00
천년의 사랑 진득히 지켜냈기에 일몰에 가슴속 뭉클함이 용솟음 치네 왜 이제야 만났던고 이런 경관 몇번이나 보겠는가 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백발이 다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 천지는 부평같이 밤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오듯 우주간에 내 한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인간 백세에 몇 번이나 이런 경관 보겠는가 세월이 무정하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김삿갓 '부석사'> 약관의 나이에 방랑길에 오른 뒤 권력자들과 부자들의 무지를 조롱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병연·1807∼1863)이 다 늙은 나이에 찾은 것을 한탄했던 곳. 조선시대 비운의 천재이자 문장으로 세상을 호령했던 매월당 김시습(1435∼1993)이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시 한수를 읊어야만 했던 장엄한 풍경을 간직한 곳. 산세에 포근하게 안겨 있는 다른 절과 달리 산중턱에 자리한 채 천년의 역사를 보듬고 있는 곳. 감히 마음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너무나 고매했던 이(의상대사)를 죽어서라도 지키고자 했던 한 여인(선묘)의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이 전설로 내려오는 곳. 속세에서의 사랑 대신 죽음을 택한 후 영혼으로라도 도적을 만나 위기에 처한 연인을 큰 돌덩어리를 들어올려 구해낸 선묘의 사랑이 천년 넘게 진득하게 지켜주고 있는 곳.
선묘의 진득한 천년의 사랑 그래서 이름도 '뜬 돌'이 된 곳. 속인들에 대한 부처님의 자비와 엄숙함, 경건함이 산사를 감싸온 천년 고찰이지만 범인들에게도 맘껏 마음의 문을 열어 주는 소박한 향기도 공존하는 곳. 바로 경북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자리한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근본도량인 부석사(浮石寺)다. 부석사에 오르는 길은 엄숙함 대신 소박해서 좋다. 이런 사람 냄새나는 정겨움이 지난 천년간 이 땅에 산 수많은 민중들이 이 곳을 지나며 부처님의 자비에 감사하며, 고된 세월의 풍파를 이겨낼 수 있게 도왔을 것이라 짐작된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소박한 감동에 감사하며 길을 걷다 보면 천왕문에 다다르고, 마치 불교의 백팔번뇌를 통해 속인들의 고통을 위로하려는 듯한 계단과 만나게 된다. 이 계단의 끝에 서면 안양루와 함께 배흘림 기둥과 가지런한 가람,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유명한 무량수전이 보인다. 건물에 담긴 역사적 의미 못지않게 무량수전을 등지고 내려다보는 경관은 보는 이들에게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마치 하나인 것처럼 연결된 산 봉우리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잔잔한 물결이 이는 호숫가 위에 떠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이 '봉우리 물결'사이로 지는 일몰은 특히 압권. 봉우리 사이로 지는 일몰 압권 다른 사찰과 달리 단청도 없고 탱화도 없지만 오랜 세월 동안 고고한 자태를 뽐내온 부석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고나 할까. 가람배치니 배흘림 기둥이니 귀솟음 양식이니 하는 속세의 가치기준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여기 이 곳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속 저편에 '무언가'가 용솟음치게 하는 이 매력이야말로 부석사가 지닌 최고의 가치이다.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말솜씨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인도하는 친절한 문화유산해설사들의 숨은 노력도 수많은 이들이 해마다 빼놓지 않고 이곳을 찾게 하는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아무튼 부석사는 그냥 따로따로 존재하는 문화재의 집합체가 아닌 마치 하나의 잘 짜여진 스토리로 엮여져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마음만 열면 좋은 추억 듬뿍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목적한 곳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여행을 떠나지만 적어도 부석사 만큼은 사전지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이 가슴만 열면 좋은 추억을 쌓을수 있는 곳이다. 전신협 제공(새전북신문)
볼거리-소수서원과 선비촌 경상북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영주에는 부석사 못지않게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관광지가 많다. 선비들의 고매한 정신세계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서원은 물론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 1542년 건립 당시 '백운동 서원'으로 불렸다가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한 후 명종으로부터 '무너진 교학을 다시 일으킨다'는 의미가 담긴 현판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된 곳이 바로 소수서원(사적 제55호)이다. 우리 나라에서 왕으로부터 현판을 하사받은 최초의 서원인 이 곳은 스승의 숙소인 직방재와 일신재를 비롯해 학생들의 기숙사라 할 수 있는 학구재와 지락재, 강의실인 강학당 등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던 기숙사 건물은 스승이 머물던 숙소에 비해 한단 정도 낮게 지어졌는데, 이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스승에 대한 한없는 존경의 마음이 담긴 것이다. 복원을 거쳐 더욱 말끔하게 정비된 소수서원은 높은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선 서원앞 소나무숲으로도 유명하다. 소수서원을 방문한 다음엔 유교관련 전통문화유산을 체계화하고 영주의 역사적 유물·유적을 모아 놓은 소수박물관을 찾아가보자. 4천300여평의 대지 위에 연면적 967평 규모로 지어진 박물관은 전시유물 600여점을 비롯해 총 2만여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실은 총4개로 이뤄져 있다. 1전시실에서는 경북 최북단에 자리한 영주의 선사·삼국시대 역사, 2전시실에는 유교의 근본이념, 3전시실에는 서원과 향교, 4전시실에서는 소수서원 관련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특히 남한 유일의 고구려식 벽화고분인 '순흥읍내리 벽화고분(사적 제313호)'의 모형도 전시돼 있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소수서원 관리사무소, 소수 박물관(054-634-3310)
●선비촌 소수서원이 예전 선비들의 고매한 정신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선비촌은 선비들의 충효·전통문화·교육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1997년부터 지난 2004년까지 8년 간의 공사를 거쳐 1만7천459평의 부지 위에 만들어진 선비촌은 와가 7동(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김문기 가옥, 인동장씨 종택, 김세기 가옥, 두암 고택, 김상진 가옥)과 초가 5동(장휘덕가옥, 김뢰진 가옥, 김규진 가옥, 두암고택 가람집, 이후남 가옥)으로 구성돼 있다. 민속시설(정자·누각·디딜방아·산신각·정려각·원두막·대장간)과 강학시설(강학당 2동·부속채), 저자거리(초가2동 등)도 실감나게 재현돼 있다. 이런 재현건물뿐 아니라 각종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게 선비촌의 최대 강점이다. 농악공연과 다도(茶道)시연, 붓글씨강연, 전통혼례 재현 등을 즐길 수 있다. 선비문화와 민속놀이(투호, 제기차기, 널뛰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전통문화(화전놀이, 짚공예, 전통복장 입어보기, 관례, 전통혼례, 부스럼깨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숙박체험. 선비들의 숨결이 밴 옛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여닫이·미닫이문 문살 창호지마다 비취는 겨울 아침의 은은한 햇살을 만끽할수 있다. 체험은 테마별(수신제가·입신양명·거무구안·우도불우빈)로 이뤄져 있는게 특징이다. 선비촌 관람은 주간 오전9시∼오후6시·야간 오후6시∼10시. 관람료는 성인3천원·청소년 2천원·어린이 1천원. 문의 선비촌(054-639-6395). 먹을거리-산채비빔밥에 곁들인 청국장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낯선 먹을거리이다. 여행의 설렘과 함께 만나는 먹거리는 여행객들에게 있어 단순한 한끼 식사를 넘어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경북 영주 부석사 앞 음식점들의 단골메뉴인 산채비빔밥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곳과는 다른 메뉴가 하나 더있다. 바로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청국장이다. 부석사 인근 풍기역 근처에 오랫동안 전통방식으로 청국장만을 전문으로 만들어온 소문난 맛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부석사 앞에서도 고찰의 절경과 청국장의 구수함이 어우러지는 청국장 맛의 진수를 쉽게 만끽할 수 있다. 많은 음식점이 있지만 그중 가장 오래된 30년 전통의 종점식당(www.jongjum.co.kr)이 유명하다. 100% 국내산 콩을 사용하고 청국장을 뜰때 볏짚을 집어 넣는 독특한 비법으로 청국장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식당에서는 산채정식이나 비빔밥 등을 주문하면 청국장이 함께 딸려 나온다. 주인장도 바로 맛의 본고장인 전북 남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곳 청국장 맛의 무게감을 더한다. 청국장이 부담스럽다면 10여 가지 산나물로 비벼낸 산나물 비빔밥이나 풍기인삼의 은은한 향과 묵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인삼묵밥,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고등어를 맛볼 수 있는 간고등어 정식 등이 괜찮을 듯하다. 물론 동동주 한잔에다 청량고추와 호박이 만나 화끈한 맛을 전하는 호박부침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많다. 가는길 동림IC나 동광주IC 등을 탄 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 고서분기점을 통해 88올림픽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이어 옥포분기점에서 구마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달리다가 금호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간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풍기IC를 나와 931번 지방도로로 진입한 뒤 봉현교차로에서 순흥·동양대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이어 교촌삼거리에서 다시 931번 지방도에 진입하면 부석사 방면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다. 광주에서는 약 5시간 정도 소요되고, 톨게이트 요금은 승용차 기준으로 1만800원이다. 무등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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