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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⑲ 양곤국제공항도 수시로 정전…미얀마 가정 30%만 전기공급

ngo2002 2011. 7. 7. 10:04
양곤국제공항도 수시로 정전…미얀마 가정 30%만 전기공급
도심 벗어나면 휴대폰 먹통…국토절반 외국인 入禁
가스·구리 등 매장자원 엄청나 `그래도 희망은 있어`
기사입력 2011.07.04 17:12:14 | 최종수정 2011.07.04 17:24:3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⑲ ◆

아시안하이웨이 취재팀이 미얀마를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외국인은 국경선을 통한 입출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직항도 없어 방콕을 거쳤다. `미얀마의 관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초라한 양곤국제공항에 내린 시간은 저녁 6시 40분(한국시간 저녁 9시 10분, 미얀마는 한국보다 2시간 30분 느리다). 밖은 어두워진 가운데 30여 명의 외국인들과 함께 입국심사를 기다렸다. 그때 갑자기 정전이 되면서 공항 청사가 일순간 암흑으로 바뀌었다. 1분 정도 지나니 광고판의 불이 들어오고, 3분쯤 흘렀을 때 건물내부 절반가량만 켜졌다. 전기 공급이 완전히 재개된 시점은 10여 분이 지나서였다. 입국심사관에게 이러한 정전이 자주 있는지 물어봤다. 그는 별것도 아닌데 왜 물어보느냐는 듯 "전기가 부족하니 그렇다. 그래도 지금은 우기(5~10월)로 비가 많이 내리고 수력발전량이 많아 하루에 겨우 3번 정도(?)밖에 단전이 안 된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한 기반시설(인프라)로 흔히 전력, 통신, 도로가 꼽힌다. 유엔이 지정한 최빈국 중 하나인 미얀마는 세 가지 모두 열악하다.

미얀마의 발전용량은 2009년 기준 1717㎿(한국의 3%) 수준. 미얀마는 산이 많은 북부와 동부지역에서 주로 수력발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그러다 보니 가뜩이나 부족한 전기생산량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기에는 더욱 줄어든다. 전형적인 `하늘 전기`인 셈이다. 최근 중국이 자본과 기술을 공급해 여러 군데에 수력발전소를 지었으나, 그나마 중국이 건설대가로 생산전력의 70%를 가져가는 상황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송배전설비가 낡은 것도 문제다. 전기를 보내는 와중에 사라져버리는 전력손실률이 30%(한국은 4%)를 넘는다.

그러다 보니 미얀마의 가정과 사업장 가운데 30%만이 전기를 공급받는다. 수도 네피도만 24시간 전기 공급이 이뤄질 뿐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조차 수시로 전기가 끊긴다. 지방은 더 열악해 소수민족 자치주에서는 낮동안에는 전기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 허다하며, 농촌 마을 대부분은 전기를 구경조차 할 수 없다.

통신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여행객의 현지 로밍은 아예 되지 않는다(취재팀은 12일 동안 거의 연락두절 상태로 지냈다). 현지에 사는 외국인도 아예 휴대폰 소유를 할 수 없어 미얀마인의 명의를 빌려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휴대폰 값도 매우 비싸 한국 돈으로 150만~300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휴대폰도 무선 기지국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도시를 약간이라도 벗어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도로는 최근 개통된 `양곤~네피도~만달레이` 간 고속도로 외에는 모두 한국 국도보다 열악하다고 보면 된다(항만의 경우 미얀마 최대 항구인 양곤항에 6만5000t 이상의 선박 입항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정부 통제로 외국인이 갈 수 없는 곳이 많다. 남부 미얀마의 경우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모두 외국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 북부 카친주와 서부 친주는 허가를 받으면 출입할 수 있으나 허가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 동부 샨주의 국경도시도 가기가 어렵다. 국토의 절반 이상을 갈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들 지역은 △미얀마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며 아직 반군이 활동하고 △외국인 안전이 보장되기 어려우며 △자원개발과 관련해 중요한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법과 제도도 현지 투자의 걸림돌이다. 대표적인 제도가 수출세. 미얀마 정부는 수출 시 수출대금의 10%를 수출세라는 명목으로 징수한다. 수출이 늘어나면 국내시장에 물건이 부족해서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 한국 기업 현지법인 관계자는 "원부자재 수입 시 수입세가 부과되고 완제품 수출 시 다시 수출세가 징수된다. 수출입세 총액이 매출의 25%가량 되니 아무리 인건비가 싸다고 해도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모든 게 열악한 미얀마가 그래도 주목받는 것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자원 부국`이기 때문이다.

일단 석유가 나오고 가스가 생산된다. MOGE(미얀마석유가스)의 2009년 1월 자료에 따르면 원유는 198억배럴, 가스는 120.62조세제곱피트가 매장돼 있다. 여기에 철광석 구리 주석 납 아연 안티모니 니켈 석탄 등이 매장돼 있다. 금,루비, 비취로 대표되는 보석은 미얀마의 자랑거리다.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티크 목재 수출국이기도 하다.

미얀마는 인건비도 아주 싸다. 봉제업의 경우 세금이 미얀마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에만 붙고, 월급이 60달러(7만원) 수준에 불과해 한국 기업 여러 곳이 진출해 있다.

미얀마는 1962년 들어선 군사정권이 50년 가까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줄곧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올해 4월 테인 세인을 대통령으로 하는 민선정부를 출범시켰다. 여전히 실권은 군부에 있고, 군 출신들이 정부 요직을 독점하고 있지만 형식이나마 조금의 변화를 줬다. 특히 테인 세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부정부패가 있다는 것을 안다.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부패를 인정한 것 자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진보했다는 것. 갈 길은 아주 멀어 보이지만 `새로운 길로 가려는 노력의 징후`정도는 보이고 있는 셈이다.

[기획취재팀 = 김상민 부장대우 / 이상훈 기자 / 서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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