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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노후준비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코엑스 '노후준비 & 실버산업 박람회' 입구에서 시민들이 참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2009.4.29 xyz@yna.co.kr |
자녀 `올인'은 접어라..역모기지도 활용
평생현역 "원하는 일하며 보람 찾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의 고민은 대체로 비슷하다.
자녀 교육과 회사 생활에 몰두하다보니 은퇴생활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는데 회사를 그만둘 날은 다가오고 앞으로 살 날은 수십년이라 막막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으로는 생활이 안되고 그렇다고 따로 개인연금을 들어 미래를 준비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자녀들이 아직 학생이거나 졸업을 했더라도 미혼이라면 앞으로 자녀를 위해 들어갈 돈에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체력은 충분하지만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자리가 없는 것같고 정부에서 뾰족한 해법을 제시해줄 것같지도 않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막다른 벽에 부닥친 것처럼 막막하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은퇴 전문가들은 30-40대부터 면밀히 준비했으면 은퇴 생활이 훨씬 더 수월할 수는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선 자녀를 위한 지출을 줄여야 하고 비록 보수는 넉넉하지 않더라도 지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활력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자녀 `올인'은 이제 그만
은퇴를 앞둔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모아놓은 돈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은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젊어서부터 개인연금 등에 가입하며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녀와 일만 알았지 은퇴생활을 챙기는데는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며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했으면서도 은퇴에 대비한 자산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자녀에 대한 투자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작년 8월 서울 및 수도권의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은퇴자산 준비부족의 이유로 59%가 `자녀에 대한 과다한 투자'를 들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녀에 대한 이들의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50대 은퇴자의 상당수가 여전히 `자녀의 결혼자금을 준비중'(39%)이거나 `자녀의 학자금을 부담한다'(32%)는 것이 미래에셋 조사결과다. 퇴직금까지 자녀들을 위해 털어넣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은퇴 뒤까지 자녀를 위해 자산을 쏟아붓기보다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은 은퇴자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관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은퇴자의 상당수가 재산이라고는 달랑 살고 있는 집 한 채지만 현금 자산화하는 것을 꺼린다. 남겨뒀다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다.
주택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인 `역모기지론'(주택연금)은 도입된지 2년이 지났지만 가입자가 이제 갓 2천명을 넘었다. 미국의 경우 1년에 11만 명이 가입하는 등 역모기지론이 은퇴준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형목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 차장은 "현금자산이 적어 넉넉치않은 은퇴생활을 하면서도 집 한 채는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가입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류재광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금연구팀장은 "적금으로 모은 돈을 쓰듯 부동산 자산도 때가 되면 깨서 쓸 줄 아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꼭 주택연금은 아니더라도 40-5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집을 줄이고 나머지 돈은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 `평생현역'..원하는 일을 해라
신문사에서 업무직으로 근무하다 2007년 퇴직한 박병창(56)씨는 요즘 콩나물 생산에 한창이다.
올 1월부터 비영리단체(NPO)인 주거복지연대의 생활복지마을기업 `인천남동생활복지센터'의 센터장으로 일하며 콩나물공장 운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에 불과한 보수는 넉넉하지 않지만 이 일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윤의 일부를 영구 임대주택 단지 주민들에게 환원한다는 보람에 피곤한 줄도 모른다.
박씨는 "보수는 정상적인 생활이 안되는 수준이지만 봉사의 보람이 있다"면서 "풍족한 돈을 가지고 은퇴해 여생을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가치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NPO인 `희망발전소'가 운영하는 퇴직자학교 `행복설계아카데미'를 통해 작지만 돈도 벌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제2의 삶'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박씨의 사례처럼 재정적으로는 여유롭지 않더라도 퇴직 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전기보 행복한은퇴연구소 소장은 "은퇴이후 생활에서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따라서 미리부터 은퇴생활을 고민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을 때라도 은퇴준비에 쓸 200만원이 있다면 100만원은 금융상품에 넣더라도 나머지 100만원은 은퇴 이후를 위한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보면 더 이익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은퇴 뒤 여행이나 다니겠다는 생각은 몽상에 가깝다"면서 "1∼2년이야 즐겁겠지만 수십년을 그렇게 살 수는 없으니 `평생현역'이라는 생각으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제일 좋은 노후준비"라고 말했다.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퇴직 전 직장에서 받았던 월급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게 현실이다.
손 실장은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은퇴자가 눈높이를 낮출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9/27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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