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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구직 행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노인일자리박람회' 행사장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수 천명의 노인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008.10.13 ccho@yna.co.kr |
성장.경쟁력 추락..세수↓.세출↑로 재정악화
소비둔화.산업구조 변화..청년실업 해소엔 도움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우리 경제에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 속에서 전체 인구의 14.6%(712만5천347 명)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노동력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려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저하, 잠재성장률 하락, 국가 재정 부담,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은퇴는 실버시장 확대, 자산시장 변화 등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노동력 양.질 하락..잠재성장률 추락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하면 노동 공급시장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72∼73%지만 55세 정년으로 은퇴하는 55∼64세 인구를 빼면 이 비중은 57.8∼62.6%로 감소한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1947∼49년생)보다 30만 명 정도 많고 총인구 비중도 9% 포인트 높아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노동력 부족은 일본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철선 연구위원은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노동력이 부족했던 `2007년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할 베이비붐 세대는 제조업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들을 대체하는 신규 인력은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력은 저출산 등으로 말미암아 2015년 63만 명, 2020년 125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은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인 1963년생들이 은퇴한 지 2년 뒤다.
노동력의 부족은 경제성장률 둔화로 연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년 `고령화 파급 효과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현재 합계출산율(1.19명)이 유지되고 고령화가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은 2020년 4%대 초반에서 2020∼2030년 2.94%, 2030∼2040년 1.60%로 떨어진다"고 추정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는 2018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2%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 세수는 줄고 쓸 곳은 늘고..재정 악화
국가 재정의 악화도 우려된다.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할 유입 인구가 적어 세수는 줄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 노령인구로 편입되면 돈 쓸 곳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세수감소와 사회보장비 증대→재정수지 악화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9년에 걸쳐 은퇴하는 동안 15세 이상 인구 유입은 547만2천18 명에 그쳐 생산가능인구에서 165만3천329 명이 부족해진다고 밝혔다. 올해 1인당 조세부담액 467만 원을 적용하면 생산가능인구의 부족으로 7조7천21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연간 연금 급여 지급액은 2010년 9조8천520억 원, 2020년 31조3천640억 원, 2030년 85조5천250억 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2016(1955년생)∼2026년(1963년생)에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의료비 부담도 걱정거리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보험료 수입이 감소해 부족분을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 장기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등도 있어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인구로 유입되면 국가 재정의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된다.
◇ 내수 둔화·세대 간 형평성 문제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이전까지 소비의 주도 세력이었지만 은퇴 이후 나이가 들수록 소비를 줄일 것으로 보여 내수 소비의 둔화가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로 60대 이상 가구의 소비 규모는 40대 가구의 65%, 50대 가구의 70%에 그친다.
또 자녀 교육과 주택 마련에 '올인'하다 보니 노후에 쓸 자금을 충분히 모아두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는 새로운 빈곤 계층이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 자산의 80%가 유동화가 쉽지 않은 부동산이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은퇴한 50대 중·후반 이상의 중고령자가 돈도 없고 일자리까지 못 구하면 가계 대출이 부실해지고 이는 금융부분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
고령자 부양에 대한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는 2008년 7명 정도였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65세가 될 무렵인 2018년 5명, 2027년 3명으로 줄어든다. 우리보다 일찍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경험했던 선진국에서처럼 세대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 실버시장 확대·산업구조 개조..청년 실업 해소 기대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도 있다. 안정적이고 소득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다음 세대들이 빈자리를 차지해 인사적체가 풀리면서 만성적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취업시장에서는) 기득권 세력이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다"며 "일본에서도 단카이세대가 은퇴하고서 대졸 취업이 좋아졌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고령인구에 포함되면 실버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이전의 시니어 세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소비활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
자산시장에서도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위해 부동산시장보다는 연금·보험 등 금융시장이 활성화되고 의료, 관광산업에서도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가세하면서 늘어날 시니어들을 잡기 위한 변화가 예상된다.
lees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9/27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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