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4.[고수 인터뷰] "場 전망 어려운 올해가 주식투자 확대할 적기"

ngo2002 2009. 11. 19. 10:02

미래에셋 펀드 고수익 이끈 김호진 상무
조선ㆍ기계ㆍ건설주 상승 계속될것
인사이트펀드 수익 더 지켜봐달라
브라질 등 브릭스지역 투자 유망

김호진 상무
2007년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 1위,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 2001년 설정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수익률 800%.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얄밉게도 잘하는 선수들`로 통한다. 단기간에 크게 성장해 경쟁자들을 짜증나게 하지만 그래도 성과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미래에셋 펀드들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숨은 일등 공신 역할을 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전략위원회의 김호진 상무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만나자마자 대뜸 "지난해 성공 비법은 뭐냐"고 물어봤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업종 선택이나 독특한 투자 전략 등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았을 법하지만 김 상무는 본인이나 투자전략위원회 공이 아닌 운용본부 전체의 `열정` 때문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단순히 말로만 열정을 부르짖는 게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분위기가 회사 내에 흐른다는 것이다. 열정 있는 인재들을 등용하는 시스템을 키워 30대 중반의 운용본부장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실제 운용본부 사무실 밖 화장실 세면대에 너저분하게 널린 칫솔들을 보면 이들 모두가 `주식폐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인터뷰를 한 2일에도 신년 시무식에 이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그룹 내에서 제일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사를 찾아 열정을 가지라고 당부하며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모습이었다.

김 상무는 "투자 종목 중 50~60%는 자산운용사 사장, 운용본부장, 리서치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투자전략위원회가 결정한 포트폴리오를 따라가지만 리서치 인력과 펀드매니저 개개인의 손맛이 가미되지 않았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내 기업들의 탐방에만 그치지 않고 미래에셋 해외 네트워크나 직접 해외 기업 탐방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의 주가 수준 등을 비교하는 등 `발로 뛰는 기업 리서치`가 큰 효험을 봤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도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을 비롯한 리서치 본부장들이 중국 조선소를 다녀와 중국 조선업체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기도 했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업종이 뭔가 특별한 게 있지 않느냐`고 수차례 물어보자 그는 "2006년 말과 2007년 초 조선, 건설 등 업체들을 방문했을 때 그들이 실제 가진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미리 이들 기업 주식을 선점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김 상무는 이어 "올해에도 조선, 기계 업종과 중동 수주가 지속될 건설 업종 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효하다"며 "이들을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부진했던 은행,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해서는 중기적으로는 투자 비중을 맞추기 위해 투자할 수는 있지만 큰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위원회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는 등 누가 보더라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이끈 김호진 투자전략위원(상무), 박진호 주식운용3본부장, 김성우 주식운용2본부장, 강두호 리서치1본부장(왼쪽부터)이 향후 전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하지만 김 상무는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봤을 때 오히려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 덕분으로 국내 주식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수준으로 내려왔고 외국인들의 투자 비중도 30% 정도까지 내려와 외국인들이 더 이상 투자 비중을 낮게 가져가기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절정을 보였던 지난해 8월 중순 폭락장에서 가격이 싼 알짜 종목을 쓸어 담아 재미를 봤던 전략을 올해도 구사해 볼 만하다는 충고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위험 요소가 있기는 하나 투자를 주저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올해 재테크 전략도 주식형 펀드와 주식 비중을 늘려 나가라는 충고를 몇 차례 계속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장기 투자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기관 투자자금 유입, 연기금ㆍ보험 자금 유입 등이 지속되면 대세 상승의 장기 트렌드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시장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해 말부터 전문가들의 추천이 이어지고 있는 브릭스 지역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소비가 늘고 있고 다양한 산업군이 성장하고 있는 브라질 지역에 연내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봐서 중남미 지역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말 크게 인기를 모았던 인사이트펀드도 중남미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냐고 물어봤더니 인사이트펀드 운영회만이 알 수 있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펀드에서도 1위를 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상무는 터프한 한국 시장에서 잘 훈련받은 인재들이 외국으로 나가 그 전략을 하나씩 펴 나가는 과정이며, 중국ㆍ홍콩 시장에서 가장 먼저 열매를 맺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미래에셋의 펀드 운용 방식이 외국에서도 잘 통한다는 설명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는 "처음에 자금이 너무 많이 몰려 부담스럽기도 했고 외국 알짜 기업들을 잘 골라낼 능력이 있느냐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김 상무는 하지만 "초기 수익률이 부진한 데 대해 투자자들에게 죄송하지만 홍콩 인도에 처음 진출했을 때 받았던 많은 염려를 하나씩 씻어가고 있는 것처럼 결국 인사이트펀드도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중에 돌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따라잡기`에 대한 견해도 털어놨다.

"따라하신 분들이 큰 소득이 없지 않았나 걱정된다"며 웃음 짓던 김 상무는 "100% 따라하기도 힘들고 장기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종목에 단타를 노리고 들어가서는 큰 수확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미래에셋 매입 종목에 관한 소문으로 인해 시장이 어지러워진 것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무리 장기 성장성이 좋은 종목이라도 시장에 소문이 돌아 급등하면 편입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준형 기자]

2008.01.04 07:15:1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