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펀드`로 명성 / 김상백 레오투자자문대표◆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투자문화에 `역발상` 전략을 널리 알린 주인공답게 국내 주식 할인구매 전략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2005년 적립식 펀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통합된 한국투신운용에서 첫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아 `거꾸로 펀드` 시리즈로 명성을 떨친 인물. 당시 한투운용 펀드 6000억원과 국민연금 펀드 4000억원을 운용하던 대표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주가가 싸졌을 때 바닥에서 주워담고 오래 보유하는 전형적인 `가치주 투자` 스타일을 고수한다. 올해도 SBS가 4만원대로 떨어지자 사들였고 CJ제일제당도 분할 후 저점까지 기다렸다가 대거 매수했다. 김상백 대표는 일단 신정부 출범은 기업 이익에 긍정적 흐름을 기대하게 하지만 당장 내년 증시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김상백 대표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한발짝 떨어져 시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종목을 사고 종종 시장에 팔기도 하는데 다시 매수하려고 하면 가격이 올라 못사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 투자심리는 쏠림 현상이 심해 분위기에 휩쓸려서 결국 사야 할 시점에 팔고, 팔아야 할 때 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외환위기 여파로 98년 코스피가 280 수준까지 급락했으나 2년이 채 안 돼 1000에 도달할 정도로 빠르게 반등했고, 롱텀캐피털 사태 때도 1년 만에 원상복귀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도 미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대책을 내놓는 것을 볼 때 충격 파장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서브프라임 불안감이 최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2월을 주식 쇼핑 최적 시점으로 꼽았다. 또 내년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입금이 많은 기업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최근 투자 종목을 고를 때 기업 현금흐름(cash flow)을 가장 많이 본다"며 "경제에 문제가 생긴 것은 사실이고 유동성 위기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차입금이 많고 레버리지가 큰 기업은 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종목별로 수익률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인 종목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평가된 종목을 찾을 때 과거 수치에 기반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연연하기보다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우선하기 때문에 최신 기업 동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만큼 기업 정보를 얻기에 최적 시장이 없는 만큼 매일매일 공시나 경제신문에서 기업 관련 기사를 꼼꼼히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상백 대표는 "올해 지수만 보면 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증시 PER는 12배 수준으로 여전히 싸다"며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대로 법인세를 5% 인하한다면 주당순이익(EPS)이 5%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PER가 더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가 중소기업 지원과 감세 정책으로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고용창출과 소득증대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금 유보율이 높은 지주사에 관심이 많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여력이 많은 GS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올해 지주사로 전환하며 분할 상장된 기업들이 나오면서 시가총액만 배 이상 불어난 종목도 많은 상황이다.
김 대표는 "논리적으로만 보면 분할 상장된 지주사 관련주는 이중으로 주가에 반영됐으나 주가는 논리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며 "시장에서 가치평가가 이보다 높았다는 측면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IT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김상백 대표는 "반도체는 전형적인 경기사이클 산업으로 내년 미국 경기가 관건"이라며 "미국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가격 회복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반도체 호황 때 과잉 공급이 있었고 최근 가격 급락으로 투자가 줄어든 상황이어서 경기 회복 때 주가가 탄력을 받기에는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기관이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것은 비웠던 것을 채워가면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며 "중국 수혜주에 편중된 포트폴리오가 다시 중립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 규제 속에서 중국 수혜주가 일방적인 독주를 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박수칠 때 떠난다`고 했던가. 지난해 돌연 한투운용을 떠난 그는 8월 레오투자자문을 설립했다. `레오`라는 이름은 자신이 태어난 7월과 회사 창립일 8월에 해당되는 별자리 사자에서 착안했다. 동물의 제왕처럼 투자자문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11월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고 올해 2월부터 펀드 운용을 시작했는데 이미 연기금과 개인 자금을 700억원 이상 운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투자자문사 원년 수익률은 코스피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만족한다"며 "화려한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 투자 철학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중에서 드물게 법학 석사 출신인 그는 "법학은 언어논리가 필수적인 학문으로 fact(사실)에 대한 언어적 논리를 연습한 것이 실제 투자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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