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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창] 베이비붐세대 퇴진 지켜만 볼건가

ngo2002 2011. 2. 25. 09:35

[매경의 창] 베이비붐세대 퇴진 지켜만 볼건가
기사입력 2011.02.24 17:05:14 | 최종수정 2011.02.24 17:32:2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713만 베이비붐 세대는 사회적 부담이 아니라 전문성 갖춘 사회적 자산…이들 사장시키는 건 국가적 낭비재활용 대책 마련해야"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퇴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세대다. 초등학교 때 2부제, 3부제 수업을 하고, 한 반에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업을 받았다. 중학교 입시가 없어지고, 고등학교도 평준화되면서 치열한 대학입시가 본격화된 세대이기도 하다. 지금 60대가 된 해방둥이 선배들이 정신없이 근대화의 물살을 헤치고 나갈 때 모든 뒷바라지를 한 세대가 바로 이 베이비붐 세대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712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봇물처럼 사회의 전선에서 물러나는 실업과 고령화의 쓰나미가 이미 시작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퇴진이 몰고 올 파장을 우리 사회가 전혀 준비 없이 지켜보고만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전 세대와 비교해 볼 때 베이비붐 세대는 소위 낀 세대다. 이들의 노후는 60세 전후해서 퇴직하고 뒷방에 물러앉아 손자들 재롱이나 보면서 자녀들의 부양을 받으며 십여 년의 여생을 즐기던 이전 세대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1950년대 말 53세이던 평균수명이 이제는 80세를 넘기고 있고, 자녀들은 이들을 부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인 줄 알고 소비생활을 즐기다가 퇴직하게 되면 아직 정비되지 않은 사회보장 시스템에 당황하게 된다. 55세 이상 퇴직자 가운데 76.7%가 연금 없이 30년 이상의 여생을 살아가야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이들의 금융이자 소득이나 용돈이 월평균 30만원 정도라고 한다. 62세가 되어서야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도 한 달에 평균 60만원 선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이들수록 병원신세도 져야 하고 돈 들 일은 많은데 소득은 급격히 감소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205% 증가했다. 특히 40대와 50대의 남성 자살률은 여성의 3.2배나 된다. 아파트 경비원이나 주유소 급유원 등 퇴직자들의 파트타임 인력이 늘어나면서 50대 이상의 고용률은 청년실업과 대조적으로 지난 10년 사이에 5%포인트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삼십 년 사회에서 활약하던 전문성은 뒤로하고 인생 이모작이라고 해서 음식점 개업이나 새로운 기술을 배워 취업하려는 것은 실패로 끝나기 쉽다. 개업해서 돈을 벌어보겠다고 투자를 했다가 얼마 안 되는 퇴직금마저 쉽게 날려 버리는 퇴직자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보곤 한다.
이제 이들을 사회적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즘 도시광산이라고 폐기된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에서도 희귀 금속을 발굴해내고 알루미늄캔도 재활용하는데 귀중한 인재들의 능력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더 나아가 이들을 경제활동으로 끌어내지 않으면 국내 경기는 꽁꽁 얼어붙게 된다. 이웃 일본에서도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가 주머니를 꽁꽁 잠그고 소비를 하지 않은 것이 지난 십여 년 경기침체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벤처기업에 대한 컨설팅, 해외자원봉사, 초중고의 명예교사, 해외 관광객 안내, 국립공원 관리 지원 등 다양한 NGO나 사회적 기업의 일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월 100만원이 안 되는 월급이라도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이들의 노후는 의미있는 삶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고령화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노인사회 관련 연구소나 재단의 설립을 지원해야 하고, 정부는 위원회나 부서를 신설해서 본격적으로 이에 대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진을 당연한 것으로 지켜보지만 말고 이들의 유턴을 도와야 우리 사회의 미래가 심각한 아노미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