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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증가 감당못해…건강보험이 몸져누울판

ngo2002 2011. 2. 23. 09:45

의료비 증가 감당못해…건강보험이 몸져누울판
건강보험지출 2010년 35조→2020년 93조
보험료 체계 바꾸고 세금 부과 검토해야
기사입력 2011.02.22 17:27:54 | 최종수정 2011.02.22 19:46:3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2020 Korea / 100세 시대 위기의 사회보험 ◆

지난 1월 27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아스시카 하세가와 일본 다케다제약 사장 등은 `저성장 시대의 정치`란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그날 결론 중 하나는 "`쓰는 만큼 지불하는(pay-as-you-goㆍ페이고)` 사회보험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근 복지논쟁이 거세게 불었던 우리나라는 이제서야 "쓰는 만큼 지불하자"며 `페이고`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선진국에선 그 자체가 이미 용도 폐기됐다. 급속도로 전개되는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일본은 벌써 근로자 1.8명당 은퇴자가 1명꼴이다. 국가 전체로 보면 쓰는 만큼 지불할 여력조차 없다는 얘기다.

보건사회연구원과 매일경제가 공동 기획한 `100세 대응을 위한 미래 전략` 프로젝트의 결론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이 지난해 1조2994억원 적자를 냈고 지난달 말 현재 적립금은 불과 6일치 남짓이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수입은 늘리겠다"는 뻔한 이야기만 내놓는 동안 건강보험은 이미 시한폭탄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보사연은 만약 지난 10년간의 의료비 증가 속도가 완화되지 않는다면(시나리오 1) GDP 대비 건강보험 지출은 현재 2.9%에서 2020년 5.5%로 늘어나고 2050년 이후에는 20% 이상까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새롭게 전망했다.

지난해 35조원 규모였던 건강보험 지출이 2020년 93조원, 2030년 202조원, 2040년 368조원, 2050년 623조원 등으로 확대된다는 얘기다.

당장 국민 보험료로 지출 증가분을 상쇄하려면 2020년에는 보험료가 현행 5.9%에서 9.7%까지 늘어나야 할 판이다.

만약 비용 증가를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로 계속 충당한다면 2050년 보험요율은 소득 중 38.17%에 달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지금처럼 의료비가 줄줄 새고 국민이 건강보험료 인상에 계속 반발하면 2050년 젊은이들이 감당할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인 셈이다. 의료비 증가율이 2050년까지 0%로 수렴될 경우(시나리오 2)에도 국민은 보험요율 15% 이상을 감수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국민 인식도 바뀐다면 2050년 건강보험 지출을 257조원으로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신영석 보사연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 중장기 전략을 촘촘히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국민이 가벼운 질환에도 상급 병원을 찾는 것을 억제하고 외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처방기관 종류에 따라 차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보험료 부과체계도 서둘러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은 물론 형제, 자매 전체를 피부양자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보사연 제안이다.

신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스웨덴처럼 건강보험 재정을 현행 보험료 방식에 조세 방식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고` 시스템이 적용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노인 급여비 중 절반은 국가가 세금에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헌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