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의 식음털털][라면예찬] [1] 20세기 가장 유명한 음식 '라면'

[이우석의 식음털털][라면예찬] [1] 20세기 가장 유명한 음식 '라면'

라면예찬.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대한적십자사가 수해 지원을 위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음달 25일 선적을 마치고 인천항을 출항할 것으로 알려진 구호물품에는 쌀 5000톤 이외에도 컵라면 300만개가 포함되어 있다. 라면은 특별히 조리기구도 필요없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식품이다.   라면은 20세기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다. 종주국은 중국이지만 일본에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다시 태어난 라면은 6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연간 980억개(2008년 세계라면협회 자료)가 소비되는 세계인의 음식으로 자릴 잡았다. ‘라면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도 모모후쿠(1910~2007·닛신식품 창업자)는 1958년 8월25일 화교들이 먹던 납면(拉麵)을 보고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멘’을 고안해냈다. 초창기 라면은 중국 광동의 ‘이푸미엔(伊府麵)’처럼 면에 아예 양념이 되어있어 물만 부어먹는 형태로 출시됐지만. 이후 스프를 따로 만들어 넣는 봉지면으로 개발됐다.   현재 일본에서는 끓여먹는 인스턴트 라면(봉지면)보다 컵라면과 같은 용기면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총 소비량의 75％가 봉지면으로. 라면을 식당에서 끓여서 파는 유일한 나라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라면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33억개)이면서. 국민 1인당 소비량(68개)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라면에 대한 애정이 유별하다. 1위는 450억 개의 중국이지만 한국이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라면을 많이 먹는 국가’라는 뜻. 이같은 라면 사랑의 기본은 역시 품질이다.   1963년 9월 삼양식품이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하며 비로소 시작된 한국 라면의 역사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로 좋은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120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국산 라면의 수출량은 2009년 기준 1억7000만 달러(약 2100억원)로 김치(1000억원). 막걸리(800억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팔도식품의 도시락 면이 남녀노소 가리지않는 인기 식품의 지위에 올라있다.   한국 라면의 특징은 매콤하면서도 면발이 쫄깃하다는 점. 그리고 육개장·자장면·새우탕·부대찌개·김치찌개·된장·비빔국수·해물탕으로 변신하며 국물요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입맛에 제대로 맞췄다. 그야말로 한국인들에게 국산라면은 세계 최고다. 외산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이라할 지라도 외국 인스턴트 라면까지 찾아먹지 않는다. 해외 여행을 떠나자면 꼭꼭 챙겨가는 든든한 비장의 무기가 바로 라면이며. 장기간 외국출장을 다녀온 이가 ‘입가심’을 위해 찾는 것도 라면이다. 가난한 이부터 재벌까지 라면을 입에 대지않는 이는 거의 없다. 고학생과 서민은 물론이며 기업체 사장님도 허기가 질 때면 나무젓가락을 짝 펼치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라면 그릇 앞에 앉는 상상을 한다.   수재민이나 재해민들에게 바로 투입되는 것도 컵라면이고. 해외에서 각종 대형 재난 발생시 우리 정부가 우방에게 보내는 물품 중 가장 으뜸도 라면이다. 과거 신대륙 발견으로 옥수수와 감자가 전세계 기아를 구제했듯이 라면이 세기를 뛰어넘어 기아를 구휼하고 있다. 우린 ‘후루룩’ 라면가락을 빨아들일 때마다 라면에 감사해야 한다.   이우석기자 demory@ 모바일로 보는 스포츠서울뉴스(무료) 휴대폰열고 22365+NATE/magicⓝ/ezi 접속 - 스포츠·연예·라이프 생생뉴스! 모바일 스포츠서울닷컴(mobile.sportsseoul.com) Copyrights ⓒ 스포츠서울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10.01 11:24:0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