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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구 어떻게 변하나?

ngo2002 2010. 9. 16. 10:14

국내 인구 어떻게 변하나?

지금 추세라면 2500년 한민족 사라진다

◆ 총인구가 감소하면… ◆

‘400년 뒤 한민족이 사라질 수 있다?’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할지 모르겠다.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이를 안 낳으면 ‘그럴 수도’ 있다. 2010년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4887만명(통계청 자료)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100년, 이 인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468만명으로 줄어든다. 2500년엔 지금 인구의 0.7%인 33만명으로 축소돼 바하마 제도 인구인 35만명 수준으로 작아진다. 이렇게 되면 민족도 소멸하고 한국어도 사라진다는 게 강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우울한 전망이다. 400년이 흐르는 동안 인구 추세가 어떻게 변할지, 외국 이민자들이 밀려올지, 어떤 대책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인구감소는 매우 걱정스럽다.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저출산을 두고 ‘국가적 준비상 사태’라고 얘기한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몇몇 통계치를 보자. 84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2.1명 이하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2명 미만이면 절대인구가 위협받는다. 합계출산율은 외환위기 이후 1.3명 이하로 급락하더니 지난해 1.15명을 기록했다. 이른바 ‘한 자녀 가정’ 시대가 왔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게 출산율이 낮다면 우리만 특히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국이 유독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 OECD 국가 평균 출산율이 1.75명이니 65% 수준에 불과하다. OECD에 가입한 23개 국가 중 2100년까지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는 9개국뿐이다. 이 중 20% 이상 감소국은 한국·일본·독일·포르투갈 등 4개국인데, 한국이 단연 1위다. 지난해만 해도 출생아 수는 2008년에 비해 2만1000명이 줄었다. 초등학교 한 학급이 30명이라고 가정하면 700여개 교실이 사라진 셈이고, 군대로 치면 2만명 이상 병력이 준 것이다. 나라를 지탱하는 노동력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인구가 줄고 평균수명은 길어져 곧 고령화 국가로 바뀐다. 203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5%를 넘어서는데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 2040년만 돼도 일본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많아진다. 일할 노동력은 줄고, 부양해야 할 노인은 늘어나는 난처한 상황이다. 제대로 대응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보다 훨씬 길고 골이 깊은 장기복합불황이 올 수 있다.

인구 언제부터 줄어드나?
2018~2019년부터 절대인구 감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인구 증가를 걱정하는 처지였다. 과거 인구 관련 표어를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50년 전만 해도 출산율은 5명이 넘었다. 그러자 정부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인구를 줄이려 했다. 산업화로 먹고살 만해졌지만 역시 덜 낳기를 권장했던 70년대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80년대엔 인구증가보다 성비 균형이 관건이었다. 이때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구호로 출산정책을 내비쳤다. ‘소산(少産)’에서 ‘다산(多産)’으로 방향을 급격히 바꾼 건 2000년 들어서다. 2002년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로 꼽혀온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낮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이후 2004년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동생을 갖고 싶어요’라는 표어를 내놓으면서 출산장려 쪽으로 돌아섰다. 향후 출산율이 높아질 기미는 없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2018~2019년부터 절대인구가 줄어든다. 인구는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면 양적으로는 노동공급이 축소된다. 질적으로는 기존 고용인력의 숙련기술을 전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2010년 현재 총 고용인구는 2300만명 수준인데 2050년이면 2000만명 미만으로 떨어진다. 숙련기술을 전수받는 연령층인 25~34세 고용인구는 2010년 21%에서 2050년 12%로 현저히 떨어진다. 풍부하고 숙련된 인력은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고용인구 감소와 함께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실도 바로 코앞이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65세 인구 비중이 23%를 넘어서는 2029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 고령자 관련 재정지출 증대에 따른 세 부담이 현저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급격한 감소 원인은?
높은 육아·교육비용에 출산 포기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이유는 많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출산율이 낮아진다. 강성원 수석연구원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제언’이란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1950~1975년 동안 선진국의 인구증가율은 0.8% 이상 유지됐다. 그러나 인구가 늘면서 가정과 학교의 양육기능이 한계에 달하기 시작하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또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로 출산으로 희생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늘어나 출산율이 떨어졌다.” 한국도 비슷한 사례다. 여성 인력들의 사회참여 여파가 크다. 자녀보다 일을 택하는 여성이 늘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여기에 한국만의 특수한 현실도 작용했다. 국내 기업에서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란 무척 어렵다. 3개월 출산휴직제도가 있지만 부족하다. 심리학과 소아과학의 인지발달론뿐 아니라 아동학이나 유아교육학 등에서의 연구결과를 보면 적어도 생후 8개월까지는 아기와 엄마의 관계가 일대일인 것이 바람직하다. 통념상 적어도 돌이 되는 만 1년까지 직접 아이를 기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빈번한 야근과 탄력적이지 못한 근무제도 때문에 여성들은 장기간 휴직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많다. 아이 한 명까지는 시부모나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빌려보지만 둘째부터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여성들은 출산으로 사회생활을 중단할 경우 재고용이 힘들 것도 우려한다. 지난해 25~29세의 여성 고용률은 65%였으나 초임연령인 30대 초반 50%로 급감했다는 통계가 경력단절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교육비에 대한 부담감이 출산율을 현저히 낮췄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해보니, 출산 의향이 있는 기혼 여성의 35%가 교육비를 출산기피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2005년 기준 GDP 대비 중고등학교과정 사교육비는 0.9%로 OECD 선진국 평균 0.3%를 크게 넘어선다.

해법은 없나?
독신세·다자녀 지원 등 당근과 채찍 병행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작은 소도시가 들썩거렸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테르노폴시 의회가 아기가 없는 25세 이상의 성인 남자에 대해 6%의 소득세를 복원할 것을 대통령과 정부, 국회의장에게 요구하는 청원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우크라이나 가정은 일반적으로 한 자녀를 기르고 100만쌍 이상의 부부가 자녀가 없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한 93년 총인구가 5220만명이었다. 올해 7월 현재 4580만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당장 40년대 1000만명이 더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늘리려면 채찍과 당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찍이라면 우크라이나 사례처럼 무자녀나 독신 세대주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일찍부터 제기됐다. ‘텅 빈 요람’의 저자인 인구 전문가 필립 롱맨은 자녀가 있든 없든 똑같은 세금을 내고 똑같은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당근이라면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 자녀 수와 연계해 국민연금을 차등화하고 세제혜택을 줄 수 있다. 출산의 전제조건인 결혼 촉진 방안으로 신혼부부 대상 주택공급 확대, 결혼공제 신설 등의 방안도 나온다. 여성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면 기업들도 이에 걸맞게 양육시설을 갖춰야 한다. 유연근무제나 공공기관의 출산여성 고용기회 창출 등도 방안이다. 고용보험에서 보장하는 출산휴가 3개월에 더해 육아휴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나라 육아휴직 이용률은 선진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유럽의 육아휴직 활용률은 80∼90%다. 우리나라와 직장문화가 비슷한 일본도 2007년 현재 89.7%에 달한다. 우리나라 육아휴직이용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월 50만원으로 묶여 있는 낮은 급여 수준에 있다. 현재 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은 프랑스 100%, 스웨덴 80%, 일본 40%에 이른다. 한국은 26%에 불과하다. 적어도 1년 동안은 고용보험 등을 통해 평시 소득의 80% 수준으로 대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대체인력 고용이나 여성인력의 장기적 활용 등의 장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실행해볼 만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출산율이 줄었다가 다시 반등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스웨덴은 75년 이후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육아유급휴가제, 아동수당 등을 도입하면서 78년 1.6명이던 합계 출산율이 90년 2.13명까지 늘었다. 프랑스는 93년 유연근로시간법을 도입하면서 합계출산율이 93년 1.65명에서 2007년 1.96명까지 증가했다.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다한 사교육비가 부담스러워 선뜻 아이를 갖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얘기다. 두 자녀를 기르는 한 학부모는 “학교 선생님이 ‘학원에 가서 배워오라’고 딸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공교육이 자리 잡지 못하면 사교육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고 교육비 부담이 늘어나 출산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73호(10.09.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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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04:00:4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