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3.0] 분단의 아픔을 IT 성장동력으로 | ||||||||||
그러나 시선을 달리해 보면 이런 분단의 아픔이 도리어 세계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방위산업 시장이다. 세계 방위산업 시장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고 세계 100대 방위산업체의 매출이 2009년 통계로 약 3197억달러에 이른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태다. 민간 수요제품 시장에서 우리는 세계 무역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는 겨우 0.3%만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100대 방위산업 기업체 가운데 미국 기업이 41개, 유럽 기업이 36개, 일본 기업이 9개인 반면 한국 기업은 2개에 불과한 것만 봐도 이런 흐름은 뚜렷이 파악할 수 있다. 그나마 2개 기업의 순위도 각각 79위와 93위에 그친다. 최근 들어 세계 방위산업 시장이 우리에게 점차 기회를 넓혀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점은 다행스런 일이다. 우선 세계의 방위산업 시장이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재래식 무기체계에서 정보기술(IT)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는 민간 시장의 휴대폰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아이폰과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기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미국의 최첨단 전투기인 F-22기는 IT 기능 비중이 전체의 80%에 이를 정도다. 이제는 IT가 무기체계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발달된 IT를 국방 무기체계와 과감히 융합시킨다면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국방 IT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3년 300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약 9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 상태로 말미암아 대칭ㆍ비대칭 전투의 위협을 안고 있다. 이는 새로운 개념의 IT 기반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데 적합한 상황일 수도 있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무기체계를 인정받는 데 유리한 환경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유일무이한 휴전선 상황은 IT 기반의 휴전선 경계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첨단 경계시스템은 100억달러 규모의 세계 경계시스템 시장에서 우리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중동을 비롯한 제3세계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무기체계에 다른 서방 국가의 상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국가 방위력 향상에만 전력하느라 세계 방위산업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을 그냥 지나쳐 왔다. 이제는 우리의 현실적인 강점을 살려 과감하게 IT와 무기체계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개척할 때다. 그러나 이런 일을 국가 방위에 최우선적으로 전력해야 할 국방부에 맡겨 놓아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본연의 임무인 국가 방위력 증강에 최선을 다하고 세계 시장 개척은 국방부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민간 중심으로 국방 IT 신성장동력 추진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진행해야 한다. 미국 이스라엘 등 방위산업이 발달한 여타 국가들도 바로 이런 형태로 세계 방위산업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 방위산업은 IT 중심의 미래 무기체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약점으로만 생각해왔던 분단의 아픔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슬기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He is △1962년생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정보기술 박사 △한국소프트웨어 경쟁력강화 추진협의회 운영위원장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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