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일반적상식

검색창 통해 미래를 본다

ngo2002 2010. 9. 8. 10:23

[디지털3.0] 검색창 통해 미래를 본다

단어 하나하나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한데 모아졌을 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검색어'다.

매일 수십억 개 검색어가 검색창을 통해 입력되고 있다. '넷북' '아이팟' 등 최신 전자제품 정보에 대한 궁금증이 지속적으로 검색되고 있다. 국민영웅 '박지성' 경기소식에 대한 스포츠팬 열기, 팝 디바 '머라이어 케리' 방한소식에 대한 뮤직팬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정보에 대한 검색이 매순간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검색은 우리 일상과 하나가 되었다. 하나하나로 쪼개보면 일상의 단순한 정보에 불과하지만 사용자 한 명 한 명이 입력하는 검색어를 모으면 그 힘은 엄청나다.

검색을 활용해 질병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할 수 있다. 구글은 몇 년 전부터 독감 관련 검색어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를 통해 매년 독감 시즌마다 특정 검색어 패턴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와 비교해 보았는데 검색 빈도와 독감 증세를 보인 환자 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감기와 관련된 단어 검색량을 보면 실제 독감 환자 수, 독감 유행 지역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검색이 세계 시민의 보건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좋은 예다.

검색의 힘은 '스피드'와 '규모'에서 승부를 건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은 독감 관련 검색 분석자료를 매일 공개하고 이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함으로써 인플루엔자 발생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 구실을 하고 있다. 타 감시기관이 데이터를 집계하고 발표하는 데는 1~2주가 걸리는 반면 구글 검색 데이터는 실시간 집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툴이다.

검색 통계를 시장동향, 소비양식, 경제예측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검색 추이와 빈도를 파악함으로써 소매판매, 주택판매 등 예측에 사용되는 통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통계 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공식 자료에는 어느 정도 시차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10월 소매판매 통계 데이터는 이르면 11월 중순에야 발표된다. 그러나 검색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공식 수치가 발표되기 이전이라도 소비자 행동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또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순식간에 전 세계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이미 무료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이미 '검색 통계' 형식으로 웹에서 제공되고 있다. 누구든지 특정 검색어에 대한 기간별, 지역별, 분야별 검색량과 검색 추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업들은 이와 같은 검색 통계를 판매량 예측, 매출 전망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트럭'이나 'SUV' 관련 검색 데이터를 월간 자동차 판매량 예측에 활용하면 검색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평균 오차를 최대 18% 줄일 수 있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한국'에 대한 검색량이 얼마나 되는지, 또 그 추이가 어떠한지 살펴보면 각국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 동향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규사업 발굴, 마케팅 전략 수립, 소비자 행동양식 분석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검색이 신종 플루 혹은 금융위기와 같이 전 세계적인 재앙을 미리 예견하고 방지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검색은 우리 일상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보건, 교육, 경제, 환경 등 전 분야에 기여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할 수 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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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17:11:1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