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일반적상식

사이버 신대륙을 발견하라

ngo2002 2010. 9. 8. 09:54

[디지털 3.0] 사이버 신대륙을 발견하라

디지털 영토 넓혀야 강자된다
질소비료가 60억명 먹여살려

지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유럽에서 촉발된 산업화 이전에는 비만 인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인류의 영속성은 먹는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항상 식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배고픔과 싸워야 했던 것이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와 독일 화학자 하버가 질소비료를 개발하면서 식량 생산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시 인구 센서스가 정확하지 않아 추정하건대 1800년대 말 세계 인구는 6억명 수준이었으나 질소비료가 개발되면서 지구가 지탱할 수 있는 인구는 불과 한 세기 만에 60억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콩과 같은 식물이 성장하는 데 질소가 꼭 필요하나 이 질소가 땅속으로 녹아들어가게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온도와 압력을 통해 가능한 질소 화합물은 벼락을 통해 겨우 땅으로 흡수되는 정도였다. 그리고 콩과 식물의 뿌리혹 박테리아에 의해서 공기 중 질소가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비료로 변하는데 이 자연환원 방식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백질이 풍부한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19세기 지구는 황무지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러나 독일 과학자 하버가 질소 대신 암모니아를 합성하여 손쉽게 질소비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비로소 지구는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60억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생존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8세기까지 지구는 6억명 인구가 실크로드나 편서풍을 타고 수개월에 걸쳐 무역을 하면서 근근이 생활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질소비료 발명으로 먹는 문제가 해결되고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인구가 불과 100년 사이에 열 배인 60억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구는 또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식량 문제도 다시 한계점에 이르고 있고 국토문제, 자원문제, 공해문제와 폭증하는 경제의 지탱 공간 문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60억명에 이르는 북적거리는 인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비용을 줄이는 공간이 별도로 필요해지면서 인간은 지구공간과는 별개인 사이버공간을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연간 600조원대 전자거래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려면 은행 창구가 지금보다 100배는 필요할 것이고 100배 인력이 필요하며 100배의 물리적 이동과 에너지 소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인터넷망을 통해 가정마다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 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형 컴퓨터 연결망으로 지구공간이 아닌 가상공간을 확보하여 100분의 1 비용으로 거대한 경제를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은 그 밖에도 무수히 존재한다. 학교 교실과 운동장 대신 사이버대학이 존재하고 IPTV에서 수만 개 영화를 입맛대로 골라보는 사이버극장이 있다. 앞으로는 5000만명이 하루를 공휴일로 정하고 온종일 줄지어 투표하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1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 이제 60억명 인구의 세상에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누가 얼마나 새로운 사이버 신대륙을 만들고 먼저 차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적혀 있다. 이제 디지털 시대 대한민국 영토는 무한히 열려 있는 디지털 영토 개념이 더해져 10만㎢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의 생존법이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 그리고 디지털 코리아'로 하고 디지털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디지털 비료를 만들어 뿌리자.

■ 약력

△KT 부사장ㆍ연구위원 △TTA표준총회 의장(전) △국제엔지니어링컨소시엄(IEC) 이사 △미래경향포럼(FTF) 멤버 △옌볜과기대 초빙교수

[윤종록 KT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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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17:38:4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