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일반적상식

가나 수준의 한국 SW 경쟁력

ngo2002 2010. 9. 8. 09:56

[디지털 3.0] 가나 수준의 한국 SW 경쟁력

국내 SW시장 81%가 외국산
SW 육성이 녹색성장의 핵심

인터넷은 디지털 경제와 지식정보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다. 인터넷 경제의 척도로 여겨지는 전자상거래 규모는 630조원으로 커졌다. 자동차, 조선, 건설, 의료 등 기존 산업은 'IT와 융합에 실패하면 자체 성장동력마저도 상실될지도 모른다'며 절체절명의 과제로 추진할 정도로 IT 산업은 이미 한국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 IT 산업 자체는 정체되고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현실 경제에 급급해 미래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전략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 정부에서 'IT산업'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기획돼 실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정부 고위급 인사가 "IT는 로비나 하는 산업"이라는 취지로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IT산업은 세 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이뤄져 있다. 첫째는 제조업 특성을 강하게 띤 단말기, 반도체, LCD 등이 포함된 IT 하드웨어 분야로 투자 대비 고용 효과가 비교적 작다. 1980년대 이후 하드웨어와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국가의 집중적 투자와 민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둘째는 IT 서비스 산업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 발전과 함께 큰 성장을 이루었으나, 국내 IT 서비스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현재 모델로는 제2 도약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셋째는 소프트웨어(SW), 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산업으로 비즈니스 SW를 개발하고 게임ㆍ검색 시스템들을 구축하는 형태다. 고용 창출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건설산업(10억원 투자에 16.6명 고용)'을 능가하는 24.4명에 이르는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시장 규모에 비해 3배나 되는 74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한국 SW산업은 세계시장에서 1.1%를 겨우 넘을 정도로 빈약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은 중국과 인도를 최고 SW 국가로 인정한 반면 한국은 가나 방글라데시 등과 함께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국내 SW시장 81%를 외국 SW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무분별하고 소극적인 IT 정책은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에 역부족이며 이로 인해 모든 산업과 IT 간 융합까지도 질적 저하를 가져오게 될까 걱정스럽다.

한국 인터넷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SW산업'에 일대 변혁을 가져와야한다.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시장 독점력을 향상시키고,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녹색 성장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는 만큼 한국 SW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SW산업을 중심으로 하드웨어와 인프라스트럭처 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궁극적으로는 고품질 IT가 융합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탄력성 있는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IT 전략을 능가할 국가 정책이 선행되고 이를 위해 산업군이 결집하는 사회적 운동이 병행돼야 한다. 이것만이 미래 지식정보사회에서 우리가 살길이다.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경제 활성화에만 급급하다 미래를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SW산업 육성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구조를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 파워'로 바꾸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를 통해 훗날 역사적으로 긍정적 평가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시위를 떠난 활은 멀리 갈수록 되돌아오기 힘들다. 더 이상 SW산업 육성을 늦출 수 없다.

■ 약력

△퍼듀대 컴퓨터공학 박사 △개인정보분쟁조정위 위원 △CPO포럼 회장 △전 美BBN 연구소 연구원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 △OECD WPISP 부의장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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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1 17:22:4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