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3.0] 미디어 불황, 경쟁에 답이 있다 | ||||||||||
광고에도 시장원리 적용해야 한국 광고시장 악화 유독 심해 | ||||||||||
어찌되었든 미디어산업 역시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디어산업이 경제적 잉여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주체로 본다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미디어산업은 경제적 잉여를 소비하는 이데올로기 기구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세기 후반 이후 미디어산업이 전체 경제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또 굳이 정보사회, 정보산업과 같은 용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생활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각 개인이 미디어에 소비하는 비용규모를 생각해 본다면 이를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경제가 악화되면서 미디어산업 역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 미디어산업의 젖줄이던 광고시장이 거의 빈사상태라고 한다. 작년 말 한때 30% 초반까지 추락했던 지상파방송 광고판매율이 지금도 4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왔던 일부 신문들은 사실상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렇게 광고판매율이 급감할까 하는 점이다. 물론 인터넷과 같은 저비용 고효율 광고매체의 등장으로 기존 매스미디어의 광고시장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또 주요 기업들이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 산업구조가 독과점화되면서 국내 광고보다는 해외 광고에 치중한 측면도 있다. 아울러 30년 가까이 유지되어온 방송광고판매의 독과점 구조 역시 광고시장의 탄력성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경제침체기에 광고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보편적이기는 하나 이렇게 급락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도리어 1930년대 미국에서처럼 경제침체가 심화되면서 광고비, 상표권 등의 마케팅 분야가 활성화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이유는 광고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 광고시장이 더욱 급속히 악화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국내 기업들의 광고가 마케팅이라는 본질적 의미를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상품판매 촉진과 기업이미지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험'의 성격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실제 다른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상품광고보다 기업PR광고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인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우리 기업에 광고는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의 성격이 강하다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광고비용은 기업의 경영구조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예산절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최근 경제가 악화되면서 이른바 기업의 접대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와 비슷한 것이다. 결국 지금 방송과 신문 모두 광고매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광고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광고유인력이 강한 언론시장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할 것이다. 즉 경쟁을 통해 언론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다원화된 언론환경에서 소수 매체에 대한 '보험성 광고'는 그렇게 용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시장의 경쟁 도입이 그러한 목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 약력 △고려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ㆍ박사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한국언론학회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회장 △현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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