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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 토털 의료서비스`차움` 개원 앞둔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ngo2002 2010. 8. 4. 11:16

1981년 따스한 어느 봄날, 레지던트 2년차인 20대 후반의 젊은 의사가 복부인들이나 드나들던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이것저것을 물으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있었다. 강남지역 지도를 구한 이 젊은이는지도를 절반으로 접은 뒤 다시 한번 접었다.그리고 접은 지도를 펴고 꼭짓점(중간 정점)을 가리키며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이 주변의 땅을 사달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 쓸모없는 땅을 사서 뭐하려 하느냐"며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몇 년 뒤 이 젊은이는 강남 한복판인 역삼1동에 국내 최고 산부인과병원을개원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병원이차병원그룹이고 젊은 의사가 바로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58)이다. 서울 중구 초동옛 스카라극장 근처에서 `차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던 부친 차경섭 박사(현 CHA의과학대ㆍ차병원 이사장)는 "지금병원도 잘되는데 뭐하러 모험을 하려고하느냐"며 걱정스러워 했다. 앞을 내다본 차광렬 회장의 결단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차병원그룹이 강남시대를 활짝 열며 제2 도약을 다지는 디딤돌이 됐다. 차병원은 현재 국내외에 병원 12개, 대학 1개, 연구소 9개를 비롯해 16개 회사를 거느리는 초대형 그룹으로 성장했다. 차광렬 회장은 다음달 서울 청담동에 `미래의 병원`이라는 차움(CHAUM)을 개원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차움은 약 2만㎡(약 6000평) 규모로 질병의 유무 및 발병 가능성까지 예측해 질환예방, 건강관리, 생활습관관리, 세포치료 등을 원스톱으로 통합 관리해준다고 차 회장은 설명한다. "차움은 대체의학에서부터 바이오기술까지 통합한 세계 최초 통합의학센터로 동양과 서양의 첨단의학이 녹아 있습니다. 차움은 미국에서 오히려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상원 복지위원장인 톰 하킨 상원의원(71)은 차움을 매우 훌륭한 모델이라고 격찬했고 MTV 설립자인 할란 클라이먼은 차움과 같은 의료 형태의 세계화에 `올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 회장은 "질병을 예측하고 질병을 막아주는 예방의학센터로 자리 잡게 될 차움은 고품격 의료관광으로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만난 차 회장은 인터뷰 내내 의사이지만 `문명` `철학` `선구자`라는 단어를 유달리 많이 사용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소신과 믿음이 강하다는 얘기다. 특별한 날이 아니고는 넥타이를 거의 매지 않는다는 차 회장은 비교적 짧은 머리에 소탈한 복장을 하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의료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쏟아냈다.


◆ 통찰력과 결단으로 이룬 차병원 성공신화


= 1996년 중문의과대학(현 CHA의과학대) 설립, 2000년 의료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차바이오텍` 설립, 2001년 대체의학 대학원 고위과정 및 연구과정 개설, 2004년 11월 국내 최초로 미국 종합병원인 LA 할리우드 장로병원 인수, 2006년 최첨단 통합 연구시스템을 완비한 국내 최대 규모 `통합 줄기세포치료 연구센터` 개소, 2008년 말 IT기업인 디오스텍을 합병해 코스닥에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우회상장, 2010년 판교 테크노밸리에 `차그룹 통합줄기세포 종합연구소` 설립, 2010년 세계 첫 통합의학센터인 차움 개원…. 차병원그룹은 지난 50년 동안 벌이는 일마다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그 성공의 뒤에는 차 회장의 남다른 통찰력과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2001년 CHA의과대에 설립한 대체의학 대학원도 그의 철학과 소신이 관철된 것이다. 당시 의대 교수와 의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차 회장은 아슬아슬한 발언(?)까지 해가며 설득에 나섰다. "한의학을 비롯한 대체의학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점이 많다면 그것에 대한 논문을 써가지고 오세요.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겠소. 거슬러 올라가면 의사들의 선배는 주술로 환자를 치료한 무당이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의학을 접하고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고, 특히 한국이 미국과 유럽을 넘어 세계 의료역사를 새롭게 쓰려면 대체의학의 장점을 적극 접목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차 회장은 주관이 뚜렷하고 평소 사고체계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질문을 받으면 영감을 받은 사람처럼 대답이 바로 튀어나온다. 그는 통찰력을 얻는 비결을 묻자 "경제신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 책을 읽는다. 그리고 사색을 많이 한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차 회장은 한번 집중하면 무섭게 파고드는 집념의 소유자다. 대광고교를 다녔던 차 회장은 고교 1학년 때까지 별 생각 없이 놀고 운동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고교 2학년 때부터 공부해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고 대학시절 올 A를 받았다. 그는 84년부터 2년 반 동안 미국 유학시절에도 부족한 언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 넘게 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노력해 주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2004년 LA할리우드 장로병원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것도 2년 동안 미국에 상주하면서 현지 병원경영 전문가로부터 매주 두 차례 이상 `특별과외`를 받고, 현지 인력을 한국적인 정서로 포용하고 나선 차 회장의 열정과 경영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미래의료는 환자중심ㆍ개인맞춤형 = 차 회장이 생각하는 차세대병원은 기존 병원의 치료 영역에서 벗어나 건강과 질병 사이의 회색지대를 적극 치료하고 관리해주는 것이다. 다음달 문을 여는 차움이 바로 이를 실현해줄 것이라고 차 회장은 자랑한다. " `지금은 뚜렷한 질환이 없다`는 질병의 유무만을 진단하는 기존 병원들과 달리 차움은 미네랄 검사, 면역검사, 호르몬검사, 중금속 검사 등 12가지 검사를 병행해 미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질환까지 예측해주고 관리해줍니다." 차움이 전주기적인 건강관리(life-time healthcare management)를 해주는 곳이라는 얘기다. 차움은 천지인, 건강, 차병원의 정신을 함유하고 있는 `차(CHA)`와 자궁, 태아, 장소라는 뜻을 가진 `움(UM)`의 합성어다. 차 회장은 차움에는 동서양의 첨단의학이 융합돼 있다고 말한다. 각국 문명이 개방돼 서로 다른 문명을 받아들일 때 발전했듯이 의료 역시 동서양이 만나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차 회장의 소신이다. "동양의학은 깨달음의 철학인 데 반해 서양의학은 밑바닥부터 리서치해 해답을 찾습니다. 동서양 의학은 10~20년 안에 통합되고 합쳐져 `한지붕 아래 하나(all in one roof)`가 될 것입니다." 그는 10년 전부터 대체의학의 중요성을 인식해왔다. 또한 미래 의료는 환자중심(customized), 개인맞춤형(personalized)으로 바뀔 것을 대비해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차움이 바로 미래 의료의 총아라고 차 회장은 자신한다. 차움에서는 환자들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에 걸릴 확률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사람 체질에 맞춰 약 음식 차 등에 대한 식이요법을 제시해준다. 그는 "유전자 검사는 서양의학, 체질은 동양의학의 영역"이라며 "동서양의 의료 접근은 미국이나 유럽에도 없는 세계 최초로 미국 의사뿐만 아니라 헬스케어그룹들이 차움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한다. 차 회장은 차움을 미래 의료문명의 발상지로 만드는 게 꿈이다. 차움에는 머리, 얼굴, 몸, 마사지 전공자부터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료가 총망라돼 있다. 그는 "차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의료에 대해 문호를 개방해 뭉쳐놨기 때문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와 함께 미래 의료문명 탄생지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세계 최고 암전문병원인 MD앤더슨을 뒤따라가서 뭐하겠는가. 한국에서도 패러다임을 바꿔서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동양이고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차 회장은 차움이 고품격 의료관광으로 의료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차움이 건강관리와 함께 휴식 및 재충전을 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주거형태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차움의 의료관광상품 가격은 2주 패키지가 2만달러(약 2400만원), 1주 패키지가 1만5000달러(약 1800만원), 멤버십 패키지는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다. 의료관광 2주용 상품은 10대 암 검진을 비롯해 테라스파 8회, 바이오케어인 에버셀 케어 3회, 헤어관리 3회, 푸드 테라피와 티 테라피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차 회장은 "차움의 회원은 국내와 해외 각각 절반씩 유치할 계획"이라며 "의료관광으로 차움에서 2년 내 3600만달러(약 42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 CHA의과학대ㆍ차병원그룹은 = CHA의과학대ㆍ차병원그룹은 1960년 창업자인 차경섭 박사에 의해 중구 초동에서 `차산부인과의원`으로 출발했다. 올해로 창립 50년을 맞은 차병원그룹은 총매출액이 서울 차병원 5000억원, LA 차병원 1조3000억원 등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CHA의과학대는 모든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해마다 100억원 상당의 금액을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있다. 차병원그룹에는 400여 병상의 강남차병원, 신도시 최초 양ㆍ한방 협진 병원으로 개원해 분당지역 중심 의료기관으로 자리잡은 700여 병상의 분당차병원, 2006년 6월 개원한 200여 병상 규모 분당차여성병원, 600여 병상의 구미차병원, 여성전문병원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100병상의 대구여성차병원, 불임생식의학의 세계적 메카인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IVF센터, 한방의 체계적인 연구와 진료를 통해 양ㆍ한방 협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분당차한의원, 그리고 첨단 현대의학과 한의학, 보완 대체의학이 조화를 이룬 차바이오 메디컬센터, 그룹종합검진센터 등이 있다. 또 해외에는 국내 최초 의료수출로 기록된 뉴욕 C&C 불임연구소, LA CHA 불임치료센터와 현지 매머드급 종합병원인 LA 할리우드 장로병원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 및 제대혈 보관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생명공학 전문기업인 차바이오텍, 첨단치료 신약 및 진단시스템 개발을 위한 차바이오메드, 인터넷을 이용한 건강서비스 및 의료정보 시스템 개발 등 대형 의료네트워크 사업을 하고 있는 차케어스 등이 있다.

■ He is… 차광렬 회장은 불임ㆍ생식의학 분야 대가로 평가받는다. 차 회장의 연구업적은 타임, 뉴스위크, 피플 등 세계적인 매체에 대서특필되었고 미국과 유럽 불임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여섯 번이나 수상했다. 특히 1991년 타임 표지인물에 이어 94년, 96년에 불임연구 성과가 실렸고 2001년에는 뉴욕타임스에 `올해의 아이디어`로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논문이 채택됐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10여 년간 100차례 이상 국제학술대회에 초청을 받았고 총 80여 편의 국제논문과 저서, 200편 이상 국내 논문을 발표했다. 차 회장은 1986년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시험관 아이를 탄생시켰고 1988년 세계 최초로 미성숙 난자의 체외배양에 의한 임신ㆍ분만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198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난자 없는 여성의 임신에 성공했다. "의학자는 연구성과로 승부합니다"라는 평소 신념처럼 차 회장은 9개 세계 최초 성과, 1개 아시아 최초 성과, 13개 국내 최초 연구성과를 일궈냈다.
△1952년 12월 서울 출생 △1971년 대광고 졸업 △1977~78년 연세대 의과대 부속 세브란스병원 해부병리학 조교 △1984년~차병원 산부인과 의사 △1984년~포천중문의과대 강남차병원 부원장 △1984~86년 미국 남가주대 펠로십 △1997년 12월 CHA의과학대 초대총장(옛 포천중문의대) △1998년 미국 컬럼비아대 초빙교수 △1999년 뉴욕 C&C불임센터 소장 △현재 차병원그룹 회장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