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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데프콘이 즐겨 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들어 보이고 있다. 데프콘은 스마트폰 앱으로 작사ㆍ작곡을 하고 트위터로 소통하는 대표적 모빌리언이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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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영감을 받으면 작사ㆍ작곡을 하고 팬들과 트위터로 소통을 합니다. 이게 모두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 바뀐 현상이에요." 가수 데프콘(35)은 스마트폰 마니아다. 애플 아이폰에 내려받은 작곡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 음악적 영감을 받을 때마다 작업을 한다. 예전엔 고가의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만들 수 있었던 노래를 이제는 차 안, 화장실, 방송국 대기실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만든다. 앞으로는 스마트폰만으로 작사ㆍ작곡ㆍ편곡을 하고 음반 제작까지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S,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확산됨에 따라 모바일 환경과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 모빌리언(Mobilian)이 등장하고 있다. 모빌리언은 컴퓨터(PC)와 인터넷을 쉽게 다루는 네티즌(Netizen), 휴대폰을 통한 대화와 단문메시지(SMS)를 생활의 일부로 인식하는 모바일족(Mobile Tribe) 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스마트폰으로 작곡 작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인 가수 데프콘,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배우 박중훈, 트위터를 통해 고객의 불만을 듣고 바로 처리하는 표현명 KT 사장, 블랙베리로 직원과 대화를 주고받고 업무를 처리하는 강성욱 시스코 아시아총괄본부 사장, 스마트폰을 지방선거에 활용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서울버스 앱을 개발한 유주완 군 등이 대표적인 모빌리언으로 꼽힌다. 모빌리언은 10대부터 50~60대까지 나이 구분 없이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경험을 찾는 것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모바일에 마음을 열었는가`의 여부다. 유인오 메타트랜드 사장은 "모바일 환경은 다양한 형태로 반응하는데 그중 가까운 미래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형태가 바로 모빌리언(모빌리티언)이다"며 "소셜 네트워크에 항상 참여하는 모습은 모빌리언의 특성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모바일을 마치 자신의 일부분처럼 활용하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지금까지 인류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모빌리언은 모바일 환경에 단순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찾는 것을 모바일을 통해 적극 확보해 사회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는 수많은 경험이 쉽고 빠르게 제공되기 때문에 모빌리언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에 익숙하다. 모바일 디바이스에만 빠져 살지 않는다. 모빌리언에게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는 도구일 뿐이다.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다.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전 문화부 장관)는 모빌리언의 특성으로 `디지털의 신체성`을 꼽았다. 몸과 디지털 기기가 결합돼 `유저 인터페이스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모바일은 진정한 미디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졌다. 한국은 휴대폰을 통해 17개 국어를 번역하는 시스템(BBB)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모바일 혁명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민족"이라고 해석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스마트폰 소유 여부보다 얼마나 효율적이르고 정확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졌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 중에서도 능력과 활용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모빌리언의 특징으로 `재미`와 `즉시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앱에 관심을 두는 계층은 재미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앱을 통해 기존의 비즈니스를 모바일이라는 영역으로 확장한다. 또 매우 즉시적이다. 비즈니스할 때도 마찬가지 아이디어를 얻으면 곧바로 적용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또 과거엔 일할 땐 일만 하는 것이 미덕이었으나 모빌리언들은 일과 삶을 융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한다. ■ <용어> 모빌리언(Mobilian) : 모바일(Mobile)과 능력(able),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 ian이 결합된 단어다. 모바일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일과 삶을 바꾸는 신인류를 뜻한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모빌리티언(Mobilitian) 등으로도 불린다. [손재권 기자 / 최순욱 기자]
2010.07.09 15:51:20 입력, 최종수정 2010.07.09 20:01: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