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가슴에 담긴 회사이미지를 업데이트하라 | ||||||||||
마케팅 거장 잭 트라우트 `리포지셔닝` 전략을 내놓다 | ||||||||||
◆ 3C 시대의 신마케팅전략 `리포지셔닝` -리포지셔닝 개념을 왜 이 시점에 강조하게 됐나.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봐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경쟁(competition), 변화(change), 위기(crisis), 즉 3C가 지배하는 세계 경제의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에 새로운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포지셔닝이 고객들의 마음속에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자리 잡게 하는 전략이라면 리포지셔닝은 고객의 마음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식(perceptions)을 다시 조정(readjusting)하는 전략이다." 트라우트는 포지셔닝과 리포지셔닝의 관계를 쌍둥이 형제의 관계라고 밝혔다. 당초 그는 포지셔닝의 개념과 함께 1980년부터 리포지셔닝의 개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포지셔닝의 개념이 워낙 중요해 리포지셔닝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고 분석했다.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경쟁, 변화, 위기로 일컬어지는 `3C` 현상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는 "따라서 이제 리포지셔닝이 새롭게 조명받아야 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 `한 단어`가 고객의 인식을 조정 -고객의 인식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나. "고객 인식을 조정하려면 먼저 포지셔닝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고객의 마인드, 즉 마음속에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각인되게 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각인의 방법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고객의 마음은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끊임없이 공격받고 있다. 따라서 제품을 고객 마음속에 각인시키려면 고객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메시지가 더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장 간단명료한 문구를 찾아낸다면 브랜드를 잠재고객의 마음속에 파고들게 할 수 있다." 왜 간단명료성을 요구하는 것일까. 트라우트는 "고객들은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운 정보를 반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볼보는 `안전성`, BMW는 `주행성`이란 키워드로 차량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트라우트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캠페인은 단 하나의 단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성공하려면 -리포지셔닝의 정의를 정확히 알려달라. "어떤 고객이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바꾸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리포지셔닝이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음을 바꾸기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리포지셔닝이 나온 것이다. 리포지셔닝이란 고객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식을 조정하는 일이다." 트라우트는 고객의 인식을 조정하려면 경쟁 회사가 잠재 고객의 마음속에 어떻게 각인돼 있는지, 우리 회사를 고객들이 어떻게 각인하고 있는지, 우리 회사를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지에 대해 먼저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객의 마음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실패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사기의 대명사인 제록스는 컴퓨터 판매회사로 리포지셔닝하려고 시도하다 수억 달러를 잃었다. 코카콜라도 새로운 맛의 제품(뉴코크)으로 고객의 입맛을 바꿔놓으려다가 중단하고 말았다. 제록스는 복사기 회사, 코카콜라는 원래 맛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공적인 리포지셔닝 전략은 회사 밖에서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4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정확히 터득해야 한다. 둘째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기업을 진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셋째, 위기가 지배하는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넷째, 강력하면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해 실행할 줄 알아야 한다." 월마트는 `언제나 싼 가격` 정책으로 포지셔닝해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곧 K마트, 타깃,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마트들이 최저가 경쟁을 선언했다. 이에 맞서 월마트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매장`으로 리포지셔닝해 추격해오는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월마트의 가격이 가장 낮다고 믿고 있다. ◆ 경쟁사와의 리포지셔닝 전략 -첫 번째 전략인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리포지셔닝 전략은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리포지셔닝 전략은 경쟁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 현대의 경쟁은 초경쟁이다. 1970년대와 1990년대 후반을 비교해보면 놀랍다. 자동차 모델은 140개에서 260개로 증가했고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PC모델은 400개가 됐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선택 요구에 압도당하고 있고 기업들은 수많은 경쟁사와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자사만의 개성을 살려 차별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나의 강점을 강조하거나 경쟁 기업의 약점을 고객의 머릿속에 심어주는 방법이 있다." 트라우트는 리포지셔닝의 본래 의미를 `고객이 경쟁 상대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코닥의 프린터 리포지셔닝 전략을 보자. 코닥은 자사의 프린터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경쟁 회사의 프린터가 과다하게 비싸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려 성공했다. 트라우트는 "그러나 경쟁자를 공격할 때는 반격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미국의 식품회사 캠벨은 새로운 인스턴트 수프를 내놓으면서 경쟁사가 인공조미료를 사용했다고 그 내용을 공격했다. 그러자 경쟁사가 캠벨도 인공조미료를 사용했다고 반격함으로써 두 회사 모두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트라우트는 `경쟁의 리포지셔닝` 전략을 짤 때는 △경쟁자의 강점 속에 숨어 있는 약점을 찾아낼 것 △경쟁자를 `더 비싼 브랜드`로 리포지셔닝시키지 말 것 △자사의 긍정적 측면, 강점을 부각시킬 것을 조언했다. ◆ 변화에 맞서 기업을 어떻게 진화시킬 것인가 -리포지셔닝 두 번째 전략을 변화에 맞춰 기업을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진화시켜야 하나. "기업은 파괴적 기술(desruptive technology)이 야기하는 변화의 물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많은 컴퓨터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살아남은 거대 기업은 IBM, 휴렛패커드, 애플 등 3개사뿐이다. 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편산업의 선두주자였던 피트니보우스는 우표기기를 개발해 최고의 유망 사업을 만들었지만 이메일, 휴대폰의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맞고 있다. 변화에 맞서 리포지셔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일본 시계제조업체 세이코도 진화에 성공한 사례다. 스위스 시계업체들이 기존의 기계식 시계기술에 투자할 때 세이코는 전지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쿼츠기술(전자시계)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저가 시계를 공급할 수 있었고 거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트라우트는 기업을 진화시키는 데 있어 `성장을 위한 성장` `초점을 잃은 진화`는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자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진화할 경우 스스로가 만든 덫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을 맹목적으로 지향할 경우 현재의 사업마저 망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그는 기업이 해서는 안 될 최악의 선택은 기업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햄버거 전문점 화이트캐슬은 1920년부터 현재까지 햄버거 하나만을 고집해 성공을 거머쥐었다. 다른 체인점들이 그릴에 구운 치킨과 베이크 포테이토, 요구르트 파르페 등 다양한 메뉴로 뛰어들었지만 화이트캐슬은 자신의 길을 걸었다. 이 결과 맥도널드와의 경쟁에서도 최고의 단위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트라우트는 기업의 덩치가 클수록 변화하기 힘들고 유연성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대기업은 유연성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위기 시 생존 키워드는 가치 제공의 차별화 -세 번째 리포지셔닝 전략, 즉 위기에서 살아남는 리포지셔닝 전략은 무엇을 말하는가. "기업이 위기를 만났을 때 안전벨트를 매고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말한다. 위기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다가온다.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거시적(macro) 위기와 AIG, GM 등 개별 기업의 생존과 관련된 미시적(micro) 위기가 그것이다. 거시적 위기는 산업은 물론 개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위기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가 게임 방식을 바꿔놓는다는 점이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 경영전략 자체가 무의미하다. 따라서 유연함을 가지고 기회를 잡는 전략을 펴야 한다. 대체에너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핵에너지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하지만 핵은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해 공포의 대상이 돼버렸다. 핵발전소를 다시 상업화하려면 핵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심리를 바꾸는 리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우라늄 발전소`라고 한다면 위험하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리포지셔닝이란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일,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리포지셔닝은 고객의 인식에서 벌어지는 전쟁이기 때문에 적절한 언어 선택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트라우트는 오늘날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한마디로 `언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도요타의 신뢰성, BMW의 주행감,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력, 볼보의 안정성 등 모두가 차별화된 언어로 브랜드를 표현하고 있다. ◆ 리포지셔닝 전략을 어떻게 펼 것인가 -리포지셔닝 전략을 펴다가 오히려 실패한 사례도 많지 않은가. 기업들이 꼭 명심해야 할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리포지셔닝이란 고객의 인식을 재조정하는 것이지,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캐딜락은 소형 차종을 줄줄이 시판하면서 기존 대형 차종 못지않다는 점을 선전했다. 그러나 캐딜락만의 고유 이미지마저 사라져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처럼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리포지셔닝 전략을 펼 때는 `인식의 재조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트라우트는 리포지셔닝에 성공하려면 현재의 포지셔닝 파악→리포지셔닝 전략 선택→리포지셔닝 전략 전파→리포지셔닝 홍보활동 비교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리포지셔닝의 성공은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기존의 고수익 사업이 공격을 받을 때, 과거의 의사결정과 충돌이 발생할 때, 기업 외부의 충고를 거절할 때 CEO가 전략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잭 트라우트는… 잭 트라우트는 세계적인 마케팅의 구루다. `포지셔닝`의 개념을 만들어냈고 마케팅의 바이블로 통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비롯해 `튀지말고 차별화하라` `빅 브랜드, 성공의 조건` `마케팅 요술램프` 등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 광고마케팅회사 트라우트앤드파트너를 설립해 운용하면서 IBM, AT&T, P&G 등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다. 그가 제시하는 다양한 이론은 웹사이트(www.troutandpartners.com)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은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T와 일반적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버스토리] SNS마케팅 잡아야 경쟁서 살아남는다 (0) | 2010.09.07 |
---|---|
IT &] SNS마케팅 성공하려면… (0) | 2010.09.07 |
가수 데프콘·배우 박중훈·앱개발자 유주완… 뜨는 신인류 `모빌리언` (0) | 2010.07.10 |
[Hello CEO] 낙타의 리더십 김기용 회장 (0) | 2010.03.30 |
[Biz Report] IPTV 후발주자 KT, 게임기 업체와 제휴 왜? (0) | 2010.03.30 |